2015년 7월에 승인되어 9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IEEE802.11 LRLP(Long Range Low Power) TIG(Topic Interest Group)은 총 4번의 회의를 통하여 표준화 절차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기술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먼저 LRLP가 사용될 환경을 도출한 후 이에 따른 요구사항 등을 정리하고 있으며 다른 802 기술과의 공존 및 802.11과의 통합 문제 그리고 사용거리와 전력소모 측면에서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있는 기술적인 가능성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LRLP가 사용될 환경

2016년 1월에 미국 Atlanta에서 개최된 IEEE802 interim 회의까지 모두 3번에 걸쳐 열린 802.11 LRLP TIG에는 IoT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매번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였으며 비교적 많은 수의 기고서가 제출되었다. 지금까지 논의된 기고서에서 LRLP가 사용될 환경으로 제시된 분야는 smart grid와 가정 내에서 IoT를 활용한 Home Security, Audio/Video Network 및 다양한 가전 제품간의 접속을 위한 Smart Home Network 등이 있었다. 또한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BEMS)에 적용 예나 공장 자동화 등 산업 현장과 농업 및 수산 분야에서의 사용 예도 제안되었다. 이와 더불어 환자의 생체 신호에 대한 실시간 감시와 환자의 약 복용 관리 방안 등에 응용한 e-Health 분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사용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LRLP의 기술적인 요구사항

다음으로 LRLP의 성능이나 전력 소모에 관한 구체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먼저 전송속도는 최소한의 전력 소모로 최대한의 도달거리를 구현하기 위해 100kbps 정도의 저속 데이터 전송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초기 link setup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고, 802.11ax의 Uplink OFDMA allocation block을 고려하여 최소 대역폭을 2MHz로 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20MHz 이하의 대역에서도 운용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 대역으로는 2.4GHz 대역을 1차 목표로 하고 있으나 그 이외의 대역도 고려하고 있다. 기존 802.11과의 호환성과 관련된 부분으로는, LRLP 단말의 경우 기존의 20MHz 대역을 활용한 송수신을 지원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를 위한 preamble의 감지나 송신도 필요 없다. 반면에 LRLP AP는 기존의 802.11 시스템과 공존을 위하여 20MHz 송수신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CCA(Clear Channel Assessment)를 수행하고 기존의 preamble을 이용해서 LRLP Downlink 전송을 보호하도록 하였다. Long Range와 관련해서는 평균 500m까지 전송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평균 소비전력은 50uW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밖에도 기존의 802.11과의 호환성 유지나 통합 여부에 관한 문제, 그리고 동시 사용에 따르는 문제 등 다양한 사용 환경에 대한 여러 가지 기고문이 제출되어 논의 중에 있다.

LRLP 관련 정책적인 고려 사항

이러한 기술적인 면 외에도 표준화 활동의 범위나 정책과 관련하여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즉, 3GPP 등 이동 통신 표준 단체에서는 LTE의 진화와 5G 규격의 논의 과정에서 IoT 등 새로운 통신 환경을 위한 다양한 추가 요구사항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비하여 IEEE802에서는 IEEE802 계열의 WiFi 규격의 전송 속도 증대나 상호 간섭을 줄이는 등과 같이 기존의 통신 환경에서의 최적화 작업에만 주력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3GPP에서 License Assisted Access, Unlicensed LTE 등 이제까지 WiFi가 주로 사용하고 있던 ISM 대역에서의 LTE 사용논의가 본격화 됨에 따라 WLAN 분야에서의 WiFi의 독점적인 지위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IEEE가 IoT 등 새로운 통신 환경의 지원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뒤쳐지고 있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이 LRLP TIG가 시작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LRLP는 현재 IEEE802.11에서 개발되고 있는 802.11ax나 802.11ay 등 802.11의 주력 표준에 통합된 기능으로서가 아니라 별도의 규격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존의 WLAN기능과 IoT에 대한 지원 기능이 하나의 AP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별도의 AP를 사용하게 된다는 의미로, 통합된 네트워크 환경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3GPP의 LTE나 5G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GPP와 IEEE802 모두에서 활발하게 표준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이들 표준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IEEE802의 각 규격들이 기존의 WLAN환경뿐만 아니라 IoT 등 새로운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3GPPP의 표준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술 개발 노력과 표준화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