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2RS 표준화 배경 및 기술 파급도

SDN(Software Defined Networking) 기술은 통신 네트워크의 유연한 운용과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통신 네트워크를 마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하듯 통신 시스템들간의 연결성(Connectivity) 혹은 관리 기능들에 대해 중앙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SDN의 핵심 기술은 통신 시스템들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제어기(Controller)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표준화된 개방형 인터페이스 기술로, ONF(Open Networking Foundation) 표준 기구에서 라우터 또는 스위치를 제어할 목적으로 오픈플로우(Openflow)라 불리는 기술이 최초로 표준화되었고, IETF 표준화 기구에서는 I2RS(Interface to Routing System)라 불리는 기술을 표준화하고 있다.

ONF의 오픈플로우와 IETF의 I2RS 기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I2RS는 통신 시스템 내 이웃노드 탐색, 경로 탐색 및 설정,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제어 평면을 기존과 동일한 형태로 허용하는 아키텍처를 추구하는 한편, 오픈플로우는 이러한 제어평면을 통신 시스템 내에서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하여 중앙의 제어기 내에 위치시킴으로써 분산된 통신 시스템들의 기능들을 최소화하는 아키텍처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오픈플로우 기술은 통신 시스템 측면에서 장비의 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아키텍처에 있어 큰 이점을 갖지만, 기존에 운용하던 시스템을 대체해야 함은 물론 기존 장비와의 연동이 어려운 이슈가 존재하고 현재 오픈플로우 및 제어기의 기술 성숙도가 통신사업의 요구사항을 전체적으로 만족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오픈플로우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구성 시 오히려 더 많은 비용과 운용의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 I2RS는 기존의 통신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SDN 기반의 중앙집중화된 제어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신규 투자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으며, 기존 망과의 연동도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이 존재한다. 또한, SDN기반의 제어 체계에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운용 체계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측면에서 볼 때 오픈플로우 기술에 비해 보다 안정적으로 망을 운용할 수 있다.

I2RS의 구조 및 구성요소

I2RS 기술의 구성은 <그림 1>에서 보듯이, 라우터 및 스위치 등의 통신 시스템 내 제어 평면(control plane) 상에 제어기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I2RS Agent 기능블록, 외부에 있는 제어기(controller) 내에 I2RS Client 기능 블록, 마지막으로 I2RS Client와 I2RS Agent간 개방형 인터페이스인 I2RS로 구성된다. I2RS Client는 I2RS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I2RS Agent와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면서 라우텅 및 스위치의 경로 설정 및 장비/경로 구성 정보, 모니터링, 알람 등의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으며, I2RS Agent는 I2RS Client로부터 전달된 제어 명령을 시스템 내 존재하는 다양한 제어 기능 블록들과 연계하여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림 1> I2RS 아키텍처

I2RS 표준화 동향

IETF I2RS WG은 2013년도 3월 IETF 86차 회의를 통해 정식으로 표준화 활동이 시작되었고, 당시 통신사업자의 요구사항 및 이를 위한 아키텍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2015년 8월 현재까지 <그림 1>의 내용을 담고 있는 I2RS Architecture working group document가 WG 및 IETF 상위 기관인 IESG에서 최종 승인을 받고 RFC출판을 위한 최종 단계에 있으며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위한 20여 개의 working group document 및 Internet draft(I-D)들이 WG 내에서 활발히 논의 중에 있다. IETF에서는 I2RS와 같이 새로운 프로토콜을 정의하기에 앞서 IETF 내에 기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Gap Analysis 단계를 거치게 되며, 이에 따라 2014년 11월 91차 IETF 회의에서 제어기와 통신 시스템 간의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로써 Netconf WG에서 정의된 NetConf/RestConf를 활용하는 것으로 확정 되었다. 한편, Netconf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제어하고자 하는 다양한 기능들에 대해 표준화된 XML 포맷을 정의하는 YANG 모델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으며, 제어기 입장에서 하위 통신 네트워크 구조에 대한 전체 토폴로지 수집이 필요하기 때문에L0/L1, L2, L3, Service topology에 대한 YANG 모델이 현재 표준화 쟁점사항으로 진행 중이고, 최근 TE(Traffic Engineering) topology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여기서 L0/L1, TE 등은 IETF내 CCAMP(Common Control and Measurement Plane) WG 및 TEAS(Traffic Engineering Architecture and Signaling) WG에서 정의되는 내용과 중복되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관련 WG과 협조 체제를 통해 YANG 모델의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Netconf 프로토콜은 2000년대 중반 이미 표준화된 프로토콜이지만 I2RS WG 표준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제어기가 제어하고자 하는 정보 중 통신 시스템 장애 등으로 시스템이 리부팅 뒤에도 이 제어 정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사항의 만족을 위해 ephemeral state라는 새로운 state의 정의가 Netconf에서도 지원되어야 하는 입장이 전달되었고 Netconf WG에서도 이를 수용하여 Netconf에 대한 extension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있다. 2015년 7월 93차 회의에서도 언급한 내용과 같이 Topology에 대한 YANG 모델과 NetConf Extension에 대한 부분이 표준화 쟁점으로 논의되었고 이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결언

I2RS 기술은 제조사 중심적으로 구현된 CLI(Command Line Interface)기반 라우팅 시스템의 오퍼레이션 한계를 넘어 중앙집중화된 제어를 위한 SDN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조사 시스템에 대한 일원화된 제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보다 비용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IP 망 운용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통신사업자의 IP망은 백본부터 가입자가 존재하는 액세스망까지 그 범위가 광대하기 때문에 End-to-End 제어 입장에서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들을 하나의 제어기를 통해 중앙에서 제어함으로써 운용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두에서도 언급된 ONF의 오픈플로우 예와 같이 IP SDN을 지원하는 I2RS 기술 및 제어기의 기술 성숙도가 고신뢰성, 고성능, 확장성 등의 통신사업자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상황이며, I2RS WG내 활발한 표준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YANG 모델 및 Netconf 등의 프로토콜은 타 WG과의 긴밀의 협의 체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표준화가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이 논의된 시점이 3년 가까이 지났지만 I2RS 기반의 IP SDN 기술을 아직까지 상용화된 레퍼런스가 없으며, 제조사들은 제조사 별로 자신들 제품에 맞는 YANG 모델을 정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표준화에 대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우려되는 점들을 조기 해소하고 초기 표준화 단계에 설정된 비전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통신사업자 등 앤드 유저 입장에서 지속적인 표준화 활동 참여를 통한 관심과 지원이 보다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