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자료에 의하면 2014년 말 전세계 이동통신가입자는 70억에 도달할 것이라 예측되었다. 특히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이동통신 기기의 사용률이 매우 높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의 사용 또한 매해 증가 추세를 보인다. 각종 전자파 노출 환경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기준은 한국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에서 도입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인체보호기준은 주로 단시간 노출로 인한 생체의 즉각적 영향(휴대전화 주파수와 같은 무선주파수 대역에서는 전자파 노출로 인한 생체의 체온 상승이 주요 영향)을 근거로 설정되었다. 여러 가지의 측정 자료 등은 가정, 학교, 사무실, 공공장소 등 일반적인 생활 환경에서의 전자파 수준이 기준치 이하임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사용하는 연령층도 차츰 낮아지는 추세여서 교육심리학 측면의 휴대전화 중독,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문제 외에 휴대전화에서 복사되는 전자파 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에 대한 대중의 염려 또한 지속되는 것 같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가 무선주파수 전자파를 ‘Group 2B’로 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전자파 노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2012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반 대중의 과도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현재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로서는 휴대전화 전자파에 대한 건강 역효과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보 제공 차원에서 <전자파를 줄이는 휴대전화 이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그림 1> 참조). 그리고 그 이듬해인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는 전자파 등급제(미래창조과학부 고시 제2013 –29호, 전자파 등급기준, 표시대상 및 표시방법)를 도입하였다: 휴대전화의 경우 해당 제품의 전자파 측정값이 0.8 W/kg 이하인 경우 1등급, 0.8 ~ 1.6 W/kg인 경우 2등급으로 분류한다.

한편 발암물질은 그 독성의 정도에 따라 1∼4군(group)으로 분류된다. 무선주파수 전자파가 지정된 ‘Group 2B’는 2군 발암물질로 ‘인체발암가능물질(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의 의미를 가지며, 이는 ‘제한적 인체 대상 연구 자료와 불충분한 동물실험 결과가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 휴대전화 사용과 발암 위험성에 대한 연구 결과, 잘 계획된 질 높은 동물 실험결과들은 암과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2010년 발표된 Interphone Study 결과, 누적 통화시간이 매우 높은 집단(≥ 1640시간)에서 특정 뇌암(신경교종(glioma)과 청신경초종(acoustic neuroma))의 위험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ARC는 Interphone Study를 비롯한 많은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선주파수 전자파에 대한 발암군을 2B로 결정하였다.

휴대전화는 1980년대 도입되어 90년대 2세대 기술, 2000년대 3세대 기술을 거쳐 최근 LTE 기술의 도입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변화하였으며, 최근 무선랜(WLAN) 기술의 발전이 더해지면서 휴대전화기는 음성 통화라는 본래 기능뿐만 아니라 문자 송수신, 인터넷 접속, 음악 감상 등 매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게 되었다. 이렇게 급변하는 기술은 노출 평가에 있어 추정 과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휴대전화 출력은 대체로 줄어들고 귀에 대고 사용하는 시간 또한 축소되는 대신 휴대전화기를 손에 들고 화면을 보거나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무선랜 환경에서 사용하는 시간이 급격히 늘고 있다. 또한 일상적 생활 환경에서 이동통신기지국 복사 전자파와 무선랜 신호(주로 실내)에는 늘 노출되는 셈이다. 모든 소스들은 사용 형태, 떨어진 거리 등에 따라 개별적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림 1> 전자파를 줄이는 휴대전화 이용 가이드라인

(출처: 국립전파연구원 홈페이지, http://rra.go.kr/sar/phone_use.jsp)

국가 별, 시대 별로 휴대전화의 복사 주파수, 사용 기술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복사되는 전자기장의 특성도 다를 수 있다. 한국은 도심 지역이 많으므로 이동통신기지국의 밀도가 높은 대신 휴대전화 출력은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공공장소 등에서 무선랜을 대부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타 국가에 비해 특히 청소년의 높은 데이터 사용량을 보인다.

현재까지 수행한 대부분의 역학조사는 참여자의 설문에 의존하므로 정확한 노출량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방법 등이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므로 여전히 잘 계획된 연구들이 필요하다. 2009년 시작한 Mobi-Kids Study는 유럽, 일본, 한국, 호주 등 16개국이 참여하여 10세 ~ 24세 어린이, 청소년 대상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과의 관련성을 분석하는 대규모 역학조사이다. 한국은 단국대 의대와 ETRI가 참여하여 각각 환자-대조군 모집과 노출량 평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 별 통신 환경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반영하여 노출량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역학조사 참여자의 개인 별 노출량의 차이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사용과 건강 영향에 대한 WHO의 최근 발표와 이에 따른 정부의 제도 변화 그리고 관련 연구 현황 등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휴대전화, 기지국, 무선랜 등 생활 주변의 신호는 세기는 인체보호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나 매우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어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과도한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으나, 정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적절히 편리성을 누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