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극저주파(ELF) 전자파 및 휴대전화 전자파(RF)가 발암물질 2B 등급이라는 발표 이후, 일반인들의 전자파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기구 및 주요국들은 전자파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전자파 인체유해성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을 마련하여 기준치 이하의 값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이러한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치에 대한 개념과 국제기구의 기준치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국가의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의 기본한계값(basic restriction)과 기준레벨값(reference level)의 의미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의 용어 중에 기본한계(basic restriction)와 기준레벨(reference level)이라는 용어가 있다. 기본한계값(치) - basic restriction은 인체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시변, 전계, 자계 및 전자장에 대한 노출제한치로 이미 확인된 전자파의 인체 영향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물리량을 바탕으로 산출된 노출제한값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머리의 CNS(Central Nerve Stimulation, 중추신경자극), PNS(Peripheral Nerve Stimulation, 말초신경자극) 그리고 머리와 신체의 모든 조직 등을 고려하여 각 주파수 범위별로 산정한 값이다. 국제비전리방사보호위원회(ICNIRP)에서는 Basic Restriction으로 인체 내부의 전계강도(Ei: internal electric field strength)값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체 내부의 전계강도는 평가, 즉 측정하기가 힘이 든다. 따라서 실질적인 노출 평가를 목적으로 기준레벨값(치) - reference level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레벨값은 측정, 계산기법 및 간접적인 EMF의 영향을 고려하여 도출되며, 이렇게 도출된 물리량은 전기장강도(E), 자기장강도(H), 자속밀도(B) 및 팔다리에 흐르는 전류(IL)와 간접적 영향을 고려한 접촉전류(IC)로 표현된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은 직업인, 일반인으로 구분하여 전기장강도, 자기장강도, 자속밀도 값을 주파수 대역별로 구분하여 정하고 있으며, 세계 주요국 및 우리나라도 이러한 기준을 준용하고 있다.

강화된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적용하는 국가와 그 기준

국제비전리방사보호위원회(ICNIRP)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는 권고 및 지침을 통하여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각 국에서는 이러한 기준을 준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기준보다 엄격한 기준을 특정지역(보통 전자파취약민감지역이라 칭하고 어린이 거주시설물인 유치원 및 학교지역 등이 해당)에 적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자파로부터의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정부가 보임으로써 일반인들의 안심을 확보코자 하는 사전주의원칙의 적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음은 이러한 국가의 사례 중심으로 어느 정도의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 스위스는 2000년 비이온화방사조례(Ordinance on Non-Ionising Radiation)에서 보다 엄격한 사전주의 대상의 경우 이동통신 기지국에 권고 기준레벨의 10%의 전기장강도가 적용하고 있다.

- 벨기에의 플랑드르 지역의 경우 10MHz – 10GHz 사이의 주파수대역에서 가정, 학교, 요양원 및 보육원과 같은 장소에서 전기장강도를 권고 기준레벨의 7%로 제한하고 있다. 브뤼셀 지역의 경우 100kHz – 300GHz 주파수 대역에서 거주지역 총 노출량 제한치는 6V/m로 규제하고 있다.

- 그리스는 전기통신법에서 기본한계를 국제기준 권고치의 70%로 설정하고 있으며 안테나 기지국이 학교, 유치원, 병원 또는 노인 의료시설 경계 300m 이내에 위치한 경우 60%로 설정하고 있다. 휴대전화 안테나 기지국 설치는 위의 시설 범위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 이탈리아는 900MHz에서 자기장강도 노출 제한치는 권고 기준레벨의 45%이고(전력밀도의 경우는 22%), 900MHz의 경우 가정, 학교, 운동장 및 사람들이 4시간 이상 머무는 장소에서 자기장강도의 ‘주의값(attention value)’은 권고 기준레벨의 14%를 적용하고 있다.

- 리투아니아는 900MHz 대역에서 노출 제한치는 권고 기준레벨의 2%이며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2%보다 작다.

- 룩셈부르크는 지역적 구분과 기술표준 관련법에 따라 이동통신의 경우 사전주의 원칙이 적용되어 900MHz 대역에서는 권고 기준레벨의 7%인 안테나 당 전기장강도는 3V/m이다.

- 폴란드의 경우 일반인이 접근 가능한 지역에서는 주파수별로 권고의 기준레벨보다 더 낮은 전기장강도 및 전력밀도가 적용되며, 900MHz에서 전기장강도는 권고 기준레벨의 17%이다(전력밀도의 경우 2 %).

- 슬로베니아는 10kHz보다 높은 주파수대역의 경우 민감지역(가정, 학교, 병원 등)에서 전기장 및 자기장강도는 권고 기준레벨의 31%가 적용되며,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할 수 없는 권고 기준레벨이 사실상(de factor) 노출 제한치로 적용된다.

- 스페인의 카탈로니아 지역의 경우 전기장 및 자기장강도는 안테나로부터 최소거리에서 권고 노출 제한치의 65%가 적용된다.

- 프랑스의 경우 2012년 12월 파리시와 이동통신사 간의 협약을 체결하여 파리헌장을 발표하여, 휴대전화 기지국의 전자파 노출량을 2G(2세대)와 3G(3세대) 기술방식의 경우 5V/m, 2G, 3G, 4G(4세대) 기술방식의 경우 7V/m로 규제하고 있다.

- 호주는 3kHz – 300GHz 주파수 대역의 휴대전화 기지국이 주거지역, 보육센터, 학교, 요양원, 병원 등에 위치할 경우 ICNIRP 기준을 준용하고 있는 방사보호핵안전청(ARPANSA)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ARPANSA EME(Electomagnetic Energy) 리포트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결언

전자파에 대한 기준의 적용에 있어서 국제기준과 각국에서의 도입은 상이하다. 국제적 기준은 권고기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각국에서는 이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국제기구에서도 기준에 대한 재검토를 준비하고 연구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전자파에 대한 측정, 기준 등에 대한 표준화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국제적인 추세에 따라 보다 다양한 방면에서의 과학적 연구와 법제도 연구 및 보다 적극적인 국내외 표준화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