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복제되거나 도난된 단말기 등의 불법적 단말을 저개발 국가에 반입, 유통시켜 건전한 통신 시장을 저해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 저개발 국가에서는 불법 ICT 기기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불법 ICT 기기의 국제간 유통 및 이용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ITU PP-2010 전권위원회 결의 177(Conformance and Interoperability)은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불법 ICT 기기에 대한 제도 및 규제 프레임워크 등의 대응 방안을 연구할 것을 지시한 바 있으며, 동 결의안은 2014년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ITU 부산 전권위원회(PP-2014)에서 수정 결의안으로 채택되었다. 또한, ITU-T 부문 총회인 WTSA-2012 결의 76(개발도상국가 지원 및 미래 ITU 마크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적합성 및 상호운용성 시험에 대한 연구)에서는 ITU 전기통신표준부문(TSB) 국장에게 불법 ICT 기기 관련 이슈에 대한 연구를 지시하였다. ITU-D 부문 총회인 WTDC-2014에서는 적합성 및 상호호환성 시험에 대한 수정 결의 47과 불법 복제 ICT 제품의 국제간 유통 문제 대응을 위한 전기통신/정보통신 기술의 역할에 대한 신규 결의 79가 채택된 바 있다. 이 밖에 부산 PP-2014에서는 불법복제 단말에의 대응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별도의 신규 결의 COM5/4(불법복제 전기통신/정보통신기술 기기와의 전쟁)가 제정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불법 단말과의 전쟁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특별히, 본 이슈는 상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불법적 상품의 국제간 무역, 범죄 수사 등과 관련이 되므로 국제무역기구(WTO), 국제지적재산권기구(WIPO), 국제관세기구(WCO), 인터폴 등 여러 국제기구 및 단체와 관련이 깊은 이슈이다.

PP-2010 및 WTSA-2012의 관련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ITU TSB는 C&I(Conformance and Interoperability) 관점에서 불법복제 기기의 유통과 사용에 대한 전반적 이슈를 다루는 연구 과제를 추진하였으며, 불법복제 기기의 유통과 사용 이슈에 대한 기술보고서 초안을 만들어 2013년 2월, ITU-T SG11에 검토 및 후속 표준화 작업 추진을 요청한 바 있다. ITU-T Q8/11에서는 지난 2년 동안 불법복제 단말의 국제간 유통 문제에 대한 현황 및 대응 이슈에 대한 기술보고서(TR-Counterfeit) 개발 작업이 진행되어 왔으며, 지난 2014년 11월 21일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었던 ITU-T WP3/11 회의에서 “TR-counterfeit: Technical Report on Counterfeit ICT Equipment“ 문서가 최종 승인되었다. TR-Counterfeit 기술문서는 불법복제의 개념, 관련 국제간 유통 시장 규모, 관련 산업, 정책, 이용자, 정부 등에 미치는 문제점들, 지적재산권 침해 이슈와 주요 관련 기구의 현황, 산업체 주도 불법복제 문제 해결을 위한 포럼 현황, 표준화 관련 추진 현황, 그리고 주요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불법복제 단말 사용에 대한 대응 정책 등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또한, 부록에는 주요 국가들에서 불법복제 단말 차단을 위해 구축되어 서비스 되고 있는 각종 솔루션과 기술 방식들과 미주 지역, 동아프리카 지역, 그리고 포르투칼 언어 사용 국가 연합 등의 지역 기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관련 대응 활동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또한, 불법복제 ICT 기기와 표준에 미달하는 저품질 ICT 기기의 유통 및 사용을 막기 위한 표준화 추진과 타 국제기구와의 협력 필요성 등이 제기됨에 따라 본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ITU의 역할과 글로벌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ITU-T Q8/11 회의 개최 직전에 ITU-D, ITU-T 섹터 공동 주관으로 “Combating Counterfeit and Substandard ICT Devices”라는 주제의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본 워크숍은 2014년 11월 17일~18일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었으며, 불법 복제되거나 도난된 ICT 기기, 표준에 미흡한 저품질 ICT 기기 등을 근절시키기 위한 주요 국가의 정부 차원의 시각과 정책방향, 주요 사례와 현황, 산업체의 시각과 관련 기술 및 시스템 현황, 주요 관련 국제 기구 및 표준 개발 단체들의 대응 활동 추진 현황, 그리고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ITU의 역할과 국제표준 개발에 대한 토론 등이 진행되었다.

특히, 워크숍의 마지막 세션은 워크숍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상호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기 위한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테이블 별로 주제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벽에 포스팅한 후 제안된 의견들을 검토하여 전체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토론 주제로는 불법복제 및 형식승인 미흡 제품의 유통과 사용 등을 차단하기 위한 각종 대응 활동의 실효성과 개선이 필요한 이슈가 무엇인지 먼저 토론이 진행되었고, 또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ITU 및 ICT 기술의 역할에 대해 추가적인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을 통해 많은 논의가 있었으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각종 노력들이 규제 제도 및 규제 환경 등의 차이로 인해 국가별로 개별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솔루션들에도 한계가 있음이 지적되었고, 특별히 표준이 부재하여 국가간 정보 교류 및 상호 연동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국가간 경계를 뛰어 넘어 사용 가능하고, 각종 제품에 대한 불법복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참조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글로벌 등록 시스템(Global Registry System)”이 필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며 ITU가 국제 기구간 공조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기되었다.

이번 ITU-T WP3/11 총회에서 승인, 발간된 TR-counterfeit 기술보고서는 ITU가 불법복제 정보통신 기기의 국가간 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부 방안과 솔루션 등을 개발하기 위한 첫 단계 결과물로 향후 표준화 작업의 기본 참조 문서로 활용될 예정이므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부록에 기술되어 있는 주요 국가에서 구축, 이용되고 있는 각종 솔루션들을 기반으로 불법복제 대응 기술 방안 개발을 위한 신규 권고 개발 과제를 우선 도출하기로 하였으므로, 차기 SG11 회의에 관련 신규 권고 개발 과제 제안 현황과 주요 국가 및 표준개발 기구별 대응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 세계 이동전화 단말 시장을 크게 점유하고 있으며, 각종 정보통신 기기의 생산 및 수출 국가로써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ITU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이러한 불법복제 기기 대응을 위한 표준화 이슈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