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T 표준화 현황

ISO/IEC JTC 1/SC 29/WG 11(별칭 MPEG, Moving Picture Experts Group)에서는 현재 디지털 방송에서 널리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는 MPEG-2 TS(Transport Stream) 표준을 대체하여 향후 차세대 방송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전송에서 트랜스포트 계층의 표준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MMT(MPEG Media Transport) 표준을 MPEG-H(ISO/IEC 23008)의 일부로서 개발 중에 있다. 수년 간의 표준화 노력 끝에 MMT Part 1 표준의 FDIS(Final Draft International Standard, 최종국제표준안)가 올해 3월 16일 마감된 회원국의 찬반 투표 결과, 반대 없이 승인되었으므로 조만간 국제 표준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MPEG-H의 여러 Part 중 MMT와 관련된 것은 Part 1 MMT, Part 10 MMT Forward Error Correction Codes, Part 11 MMT Composition Information, Part 13 Implementation Guidelines 등의 4개 Part이다. 또 Part 1에 대한 개정안1(AMD1)과 개정안2(AMD2)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원래 Part 10과 Part 11 그리고 AMD1과 AMD2이 내용은 모두 Part 1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Part 1이 CD 단계에서 DIS 밸럿(ballot) 단계로 진행할 때에 모두 분리되었다. 이는 해당 부분들의 내용이 아직 DIS 밸럿에 넘겨지기에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점과 MMT의 여러 기능들을 툴박스(tool box) 형태로 구성하여 응용 분야에 따라 일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의해 그렇게 나뉘게 되었다.

원래 MMT 표준화에는 MPEG-DASH(Dynamic Adaptive Streaming over HTTP) 표준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HTTP를 이용한 적응적인 비디오 스트리밍에 대한 표준화가 시급히 요구된다는 업계의 의견에 따라 MPEG-DASH의 내용을 별도로 분리하여 먼저 표준화하였고, 이후 MMT를 통해서도 MPEG-DASH 세그먼트(segment) 파일들을 전송할 수 있도록 2013년 10월 105차 MPEG 회의에서 MMT Part 1 FDIS가 완성되었다.

MMT 상용화 가능성

MMT는 방송, 인터넷 멀티미디어 응용 분야 등에서 사용되도록 표준화되었다. 디지털 방송의 경우, 차세대 방송은 UHDTV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일본 등은 UHDTV 분야에서 시장 선점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의 NHK는 MMT 표준화에 적극 참여하였으며, MMT를 차세대 방송을 위해 시스템 표준으로서 일본 국내 표준화에 제안해 놓은 상태에 있다. 미국 ATSC, 유럽 DVB, 일본 ARIB 중 일본 ARIB에서 MMT 표준의 일부로서 채택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MPEG에 의해 과거에 제정되어 현재 방송 분야의 표준들에서 가장 널리 채택되어 사용 중인 MPEG-2 시스템 표준이 방송 분야에서의 MMT 상용화에 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듯하다. 즉, MMT가 MPEG-2 시스템 표준에 비해 훨씬 개선된 기능과 성능을 갖고 있고 또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방송통신융합형 서비스를 잘 지원할 수 있는 표준이라 하더라도, MPEG-2 시스템 표준이 이미 20여 년 이상 사용되면서 매우 안정적인 상태에 있고, 관련 기기들도 안정된 가격에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표준인 MMT를 채택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만만치 않게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NHK의 경우, 작년 5월 “NHK 오픈 하우스”에서 이미 MMT 표준 초안에 근거한 시스템을 구현하여 시연하였기 때문에 NHK가 일본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거부감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ARIB가 MMT를 차세대 방송 표준의 일부로서 채택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은 올해 상반기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케이블, IPTV, 지상파 등의 매체를 통해 UHDTV를 전송하기 위해 표준을 제정 중에 있으며,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의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상파 UHDTV의 경우 실험 방송을 할 수 있는 주파수를 배정 받기로 하였기 때문에, 일단 현재 가능한 기술들을 총 망라하여 단기적인 표준화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이 표준화에서는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MPEG-2 시스템 표준이 채택될 것이 확실하며, MMT는 제안될 여지 조차 없는 듯 보인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의 UHDTV 표준화에서는 MMT가 제안되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넷 스트리밍 분야에서는 MPEG-DASH와 유사한 기술들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에 의해 널리 보급되고 있다. HTTP를 인터넷 스트리밍에 사용함으로써 기관의 파이어월을 쉽게 통과하고 콘텐츠 서버를 사용자에 비례하는 만큼 많이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MPEG-DASH와 유사한 기술들이 인터넷 스트리밍 분야의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MMT는 MPEG-DASH와 달리 푸시(push) 기반 서비스를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디지털 방송이 아닌 인터넷 응용 분야에서도 그러한 분야에 국한되어 적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현재 MPEG-DASH 또는 이와 유사한 기술들이 차지하고 있는 분야로 진입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MPEG-DASH(Dynamic Adaptive Streaming over HTTP)는 비록 표준 명칭 내에 HTTP를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 내용은 크게 보아, 오디오, 비디오 등의 멀티미디어 데이터 조각 즉 세그먼트 파일의 형식과 이러한 세그먼트 파일들의 URL과 관련 정보를 포함하는 메타데이터 파일인 MPD(Multimedia Presentation Description) 형식 규정의 두 파트로 되어 있기 때문에 HTTP가 아닌 다른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MPD와 MPEG-DASH 세그먼트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MMT Part 1 FDIS는 MPEG-DASH 세그먼트들을 방송 환경에서 푸시 형태로 전송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MMT에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전송 모드가 있는데, MPU(Media Processing Unit) 모드, GFD(Generic File Delivery) 모드, 그리고 시그널링 메시지 모드이다. MPU 모드에서는 비디오 조각인 MPU나 이미지 파일을 전송할 수 있고, GFD 모드에서는 일련의 일반적인 파일이나 MPEG-DASH 세그먼트들을 전송할 수 있으며, 시그널링 메시지 모드로는 MMT에 필요한 시그널링 메시지들을 전송할 수 있다. MPU는 ISO 기본 파일 포맷 형태를 갖고 있고, MPEG-DASH 세그먼트는 MPEG-2 TS 또는 ISO 기본 파일 포맷 형태를 갖고 있다. 따라서 MMT에서 MPEG-DASH 세그먼트를 GFD 모드로 전송한다는 것은 ISO 기본 파일 포맷 기반의 세그먼트라고 하기 보다는 MPEG-2 TS 기반의 세그먼트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MMT를 사용하는 방송 시스템은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편리한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MPD와 MPEG-DASH 세그먼트 파일들을 방송 채널과 인터넷으로 모두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방송 채널로 어떤 실황 중계 서비스를 하다가 편성 시간의 종료로 인해 더 이상 서비스할 수 없는 경우 수신 측에서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해당 실황 중계 내용을 이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쉽게 가능하다. 이러한 연결 서비스는 MPD를 수정하지 않고도 방송의 푸시 서비스로부터 MPEG-DASH를 이용한 풀(pull)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해당 MPD를 방송 서비스를 통해서 전달하므로, 모든 컨트롤이 일단 방송사에 있으며 이 점은 방송사 관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형태이다.

MMT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결론

MMT 표준화에는 우리나라의 여러 기관이 크게 기여하였기 때문에, 이를 상용화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MMT가 차세대 방송에 활용될지 여부는 단기적으로는 일본 ARIB 표준에 채택될지 여부에 달린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ATSC, 유럽 DVB 등에서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독자적인 표준 보다는 미국 ATSC 표준과 같이 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ATSC 표준 내에서 MMT가 고려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인터넷 스트리밍의 경우 MPEG-DASH 또는 이와 유사한 기술들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MMT가 활용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단, 인터넷이 아닌 인트라넷이나 파이어월과 무관한 서비스 환경에서는 MMT가 사용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 MMT 표준은 인터넷 시대에 방송통신 융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최적화된 표준이므로,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TV, IPTV 등의 방송통신 융합형 서비스에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