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미디어란?

실감미디어란 현실세계를 가장 근접하게 재현하고자 하는 차세대 디지털 미디어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실감 정보를 통해 동영상, 오디오, 텍스트로 이루어진 기존의 미디어보다 월등히 나은 표현력과 몰입감, 현장감을 제공하는 것을 장점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실감미디어는 기존의 동영상, 게임 등의 A/V 미디어에 모션, 바람, 진동, 안개, 향기 등의 실감효과 재현 정보가 추가된 다감각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추가된 실감효과 재현 정보를 기반으로 모션의자, 선풍기, 온도조절기, 진동기기, 조명기기, 발향기 등의 다양한 실감 디바이스를 A/V 미디어와 동기화하여 적절하게 제어함으로써 재현된다.

실감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핵심 요소 기술로는 정형화된 실감정보 표현 기술, 실감정보를 처리하고 재현하는 실감미디어 엔진 기술, 실감미디어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를 지원하는 미디어 플랫폼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본 고에서는 이러한 실감미디어 처리 기술과 관련된 국제표준의 현황을 살펴보고 실감미디어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 요구되는 표준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실감정보 표현 기술 표준 현황

ISO/IEC JTC1/SC29 산하 멀티미디어부호화 국제표준화위원회(WG11, MPEG)에서는 MPEG-V 프로젝트를 통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간 교류를 위한 인터페이스 규격을 정의하고 있으며,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된 ISO/IEC 23005(MPEG-V Media Context and Control) 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 중 MPEG-V Part3(Sensory Information)에서는 실감효과 서술을 위한 XML 스키마 기반의 실감효과 표현 기술 규격을 정의하고 있다. 이 규격을 따르는 실감효과 재현 정보인 실감효과메타데이터(SEM, Sensory Effect Metadata)가 가상세계 격인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추가되어 현실세계의 실감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입력 데이터로 활용됨으로써 가상세계로부터 현실세계로의 소통이 이루어지게 된다.

MPEG-V에서는 가상세계 정보를 현실세계 정보로 변환하는 변환엔진(adaption engine)에 대한 입력과 출력이 되는 데이터의 포맷만을 표준의 범위로 하고 있다. 초기 변환엔진을 표준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변환 엔진의 구현에 있어 다양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기술이 시장에서 경합할 수 있도록 하여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감미디어의 확산을 위해 산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 중 하나인 실감미디어 재현 엔진 기술의 규격을 표준화할 필요성도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개방형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기술 표준 현황

MPEG에서는 MPEG-M(Multimedia Service Platform Technologies)을 통해 멀티미디어를 처리하는 밸류 체인(value-chain)을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 개방형 플랫폼의 규격을 정의하고 있으며,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된 ISO/IEC 23006(MXM, MPEG Extensible Middleware) 표준을 제정하였다. MXM 표준은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생성, 처리, 분배, 유통, 저작권보호, 소비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MXM 미들웨어 API와 MXM 응용 간의 기본(elementary) 및 통합(aggregated) 서비스 프로토콜을 그 범위로 하고 있다.

MPEG-M 플랫폼의 핵심은 MPEG-M 엔진으로 명명되는 소프트웨어로 기술 엔진(Technology Engine), 프로토콜 엔진(Protocol Engine), 오케스트레이터 엔진(Orchestrator Engine)으로 구분된다. 이 중 기술 엔진은 오디오, 비디오, 3D 그래픽스, 센서 데이터, 스트리밍, 메타데이터 등의 파일 처리 및 검색, 변환, 렌더링, 저작권 관리 등 특정 MPEG 기술을 구현한 것으로, 현재 MPEG-21 파일 포맷 엔진을 비롯하여 총 11개의 기술 엔진과 이들의 표준 API가 정의되어 있다.

실감미디어 처리 엔진 기술 표준화 추진 현황 및 계획

MPEG-V와 MPEG-M에서는 각각 실감효과 재현 정보 표현 기술과 멀티미디어 개방형 플랫폼 기술에 대한 표준을 제정하고 있으나, 실감미디어 처리를 위한 엔진 기술은 여전히 이들 표준의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에 2013년 7월 비엔나에서 있었던 제105차 MPEG 회의에서 실감효과 처리 엔진(SEP Engine, Sensory Effect Processing Engine) 기술이 한국 기관에 의해 기고되고 프랑스 기관이 관심을 보임으로써 실감미디어 처리 엔진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위한 발판이 마련되었다.

이후 10월 제106차 MPEG 회의에서는 프랑스 및 영국 기관과 실감미디어 처리 엔진을 MPEG-M 플랫폼의 12번째 기술 엔진으로 추가하는 표준화 추진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었다(<그림 1> 참고). 협의된 일정에 따르면 107차 MPEG 회의에서는 MPEG-V와 MPEG-M과의 조인트 미팅을 개최하여 양 분과의 이해를 도모하고 108차 회의까지 실감효과 처리 엔진의 표준 API를 정의하여 MPEG-M 표준의 개정(Amendment)을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국내 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실감효과 처리 엔진과 이를 이용한 응용 서비스에 대한 레퍼런스 소프트웨어를 구현 중에 있으며, 이 결과물을 기반으로 표준 API 규격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림 1> 실감미디어 처리 엔진 표준화 추진 방안

(출처: ISO/IEC 23005-1 Media context and control – Part 1: Architecture, ISO/IEC 23006-1 Multimedia service platform technologies – Part 1: Architecture)

맺음말

실감미디어 서비스와 관련된 국제 표준으로 실감효과 재현 정보 표현 기술 표준을 포함한 ISO/IEC 23005(MPEG-V)와 개방형 미디어 플랫폼 기술 표준인 ISO/IEC 23006(MPEG-M)이 있다. 하지만 실감미디어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산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 중 하나인 실감미디어 처리 엔진 기술은 제외되어 있어, 이에 대한 표준 규격을 정의하고자 하는 시도가 한국 기관의 주도로 MPEG-V와 MPEG-M 간의 협력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실감미디어 처리 엔진은 가상세계 정보인 실감효과메타데이터를 현실세계의 실감 디바이스 제어 명령으로 변환하는 기능 위주로 정의되고 있으나, 추후 현실세계의 센서 정보를 가상세계의 정보로 변환하는 기능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감미디어 엔진의 표준화가 엔진 기술 구현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실감미디어 재현 및 처리를 위한 표준 API 규격을 정의함으로써 엔진 기술 구현에 있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 신속하고 상호운용성이 보장된 엔진 기술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필요한 표준화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실감미디어 기술의 상용화와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