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도, 심지어는 길을 걸어갈 때에도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에 골똘하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요새는 정말 자주 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왜 생긴 것일까? 아마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작고 가벼운 모바일 기기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모바일 기기의 등장으로 우리는 길을 가면서 혼잣말을 지껄이는 사람을 보기도 하고 무언가를 보면서 혼자서 낄낄거리는 사람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과학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과 재미를 더해 주었지만 그에 반해 나타나는 부작용도 심각한 실정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일부 방송국과 은행권에 인터넷을 통한 공격으로 인터넷이 마비되어 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PC를 포맷해야 할 정도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러한 사태가 단순히 인터넷을 몇 시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모든 정보가 전자적으로 저장되고 모든 거래와 운영이 전자적으로 이루어지는 요즘 세상에는 이러한 불통이 커다란 재앙이 아닐 수 없다.

2012년 12월에 발표된 각종 통계 자료를 보면,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11억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휴대폰이 음성통화의 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면, 현재의 스마트폰은 다양한 사회ㆍ문화적 편익을 주는 하나의 ‘생활 플랫폼’이 되어 있는 실정이다. 즉, 스마트폰 하나를 통하여 필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습득하고 개인적인 여가 활동에도 활용하며 개인 및 공적인 업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프로슈머(파워 블로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등)가 새로운 대중 권력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SNS 등을 사용한 일대다의 정보공유를 함으로써 정치 사회적인 영향력 확대에도 스마트폰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스마트폰은 세계 각 국가 경제에도 매우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통신 서비스의 중심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으며, 데이터 트래픽은 폭증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서비스 중심의 정보통신 시장에서 플랫폼, 단말기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등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은 산업체의 제조공정에서부터 안전관리, 시설물 관리, 국가 사회적인 방범ㆍ방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급격한 스마트폰 활용 증가는 또 다른 역기능을 가져오고 있다. 예를 들어, SNS 이용 확산으로 인해 개인 정보 유출과 명예훼손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개인 사생활 노출은 물론이고 금전적인 손해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여러 기관 혹은 산업체에서 발표한 2012~2013년도 10대 보안 위협 트렌드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를 노린 악성코드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예를 들어 모바일 기기를 노린 랜섬웨어(Ransomware)의 등장과 안드로이드 기기의 악성코드 확산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과거 PC를 대상으로 하여 몸값을 지불할 때까지 해당 기기를 감염시켜 인질로 잡아두는 랜섬웨어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서 동작 가능한 모바일 악성코드로 진화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빠르게 확산되는 웜(worm) 바이러스 같은 악성코드들이 안드로이드 기기용으로 급격히 전파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모두가 스마트폰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급격한 확산은 여러 가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한 반면에, 앞서 살펴본 정보보호 문제로 인한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활용성은 매우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를 악성코드 등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사용자 개개인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아래와 같은 침해사고 예방법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유용할 것이며, 이러한 내용들은 뒤에 언급할 국제 표준화 회의에서도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 의심스러운 스마트폰앱 다운로드하지 않기

- 신뢰할 수 없는 사이트는 방문하지 않기

- 발신인이 불명확하거나 의심스러운 메시지 및 메일은 곧바로 삭제하기

- 비밀번호 설정 기능을 이용하고 정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기

- 블루투스 기능 등 무선 인터페이스는 사용시에만 켜놓기

-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악성코드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 다운로드한 파일은 바이러스 유무를 검사한 후 사용하기

- PC에도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바이러스 검사하기

- 스마트폰 플랫폼의 구조를 임의로 변경하지 않기

- 운영체제 및 백신 프로그램을 항상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기

2012년 8월에 개최된 제20차 ASTAP Forum 회의에서 정보보호 전문가 그룹(EG IS)은 정보보호관련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보호 핸드북(Security handbook)을 작성하기로 동의하였다. 그 후속 작업으로 한국에서는 2013년 3월에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제21차 ASTAP Forum 회의에 정보보호 핸드북 작성을 위한 목차를 제안하였으며 회의에서는 이를 반영하여 차기 회의부터 정보보호 핸드북 작성의 세부 주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작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제21차 회의에는 한국에서 스마트폰 보안 고려사항에 대한 기고문도 제안되어 채택되었는데 이러한 고려사항은 일반 사용자들을 위해 작성된 것이었으며 보강 작업을 통해 정보보호 핸드북의 첫 번째 주제로 선정되었다. 정보보호 핸드북 작성은 지난 3~4년간 아태 지역 정보보호 전문가들의 관심사였으며 이에 대한 준비 작업으로 아시아태평양전기통신협의체(APT) 회원국들 전문가들의 설문 조사를 통해 이러한 문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ASTAP Forum에서 이에 대한 준비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으로는 현재 발간되어 있는 ITU-T 등의 정보보호 핸드북 내용과는 차별성 있게 아태 지역의 특성에 맞고, 아직 개발이 덜된 나라에게는 튜토리얼 형식의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문서로 작성하기로 하였다. 정보보호 분야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단시일에 모든 핸드북을 완성할 수는 없을 것을 고려하여 주제를 정해 하나씩 문서를 작성해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그 첫 번째 주제로 이번에 기고된 ‘스마트폰에 대한 사용자들의 보안 고려 사항’이 선정되었으며 차기 회의에서 좀 더 완성된 목차와 함께 자세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고려해야 할 보안 유의점이 작성될 예정이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활용성과 함께 편리한 여러 가지 기능으로 단시간에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러나 점점 통신을 통한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시점에 우리가 다시 뒤를 돌아보아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안전이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운영되고 있더라도 사용자 개개인이 이에 대해 느끼지 못하고 알고 있지 못하면 그 편리함이 재앙으로 변해 다가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제 표준화 회의에서 다루어지는 주제의 하나로 완성도 있는 문서가 작성되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