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이나 해상구조물 등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물에 빠졌을 경우 신속하게 구조하지 않으면 생존이 위태롭게 된다.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 사실을 인지했을 경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위에서 이 사실을 인지 못했을 경우 제때 구조가 불가능하게 되어 해상종사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1년에 백수십 명의 해상종사자가 해상추락사고로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무선설비에 의하여 바로 경보신호가 전송되게 하여 신속한 구조가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성이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나름대로의 시스템을 개발하여 사용되어 왔다. 익수자 구조를 위한 설비를 MOB(Man Overboard)라고 ITU-R 권고에서 언급하고 있으나, 국제해사기구(IMO)의 표준해사통신영어에서는 POB(Person Overboard)라고 표현하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의 개발

세계해상조난 및 안전제도(GMDSS)가 1999년 도입되었고 이 시스템에는 디지털선택호출(DSC)이라는 기능에 의하여 조난통신이 자동으로 발신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또 그 후에 개발되어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 선박자동시스템(AIS)이 모든 선박의 위치를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이 있음을 이용하여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여 해상익수자 발생 시 경보신호를 발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이런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주파수와 기술을 이용한다면 지역적으로만 사용되는 비효율성을 탈피하여 국제적인 구조시스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음을 고려하여 국제전기통신연합의 관련 연구반(WP5B) 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기술과 시스템에 대한 보고서를 개발 중에 있다.

표준기술의 비교

MOB 설비는 현재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거나 개발 중인 것이 아래와 같이 4가지 정도로 이 보고서에서 보고하고 있다.

가. AIS를 이용한 MOB(AIS-MOB)

이 설비는 해상종사자가 소형 AIS 송신기를 소지하고 물에 빠졌을 때 작동시키면 본선이나 타 선박에 AIS 설비가 작동되어 경보를 울리게 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저가로 시스템의 구축이 용이한 반면 기존의 선박식별시스템에 줄지도 모르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나. 디지털선택호출장치(DSC)를 이용한 MOB

이 시스템은 GMDSS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난경보시스템인 DSC의 기능을 주파수 156.525MHz(채널 70번)를 이용하여 본선이나 타 선박에 익수자의 발생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도 GMDSS 선박에 설치되어 있는 기존의 설비를 이용하므로 시스템의 구축이 용이하다. 그러나 이 주파수가 조난주파수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조난주파수의 보호라는 차원에 안전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다. 항공조난주파수 121.5MHz를 사용하는 MOB

이 시스템은 사용주파수가 항공조난주파수 121.5MHz를 사용하는 설비로서 기존의 항공조난시스템을 이용하며 선박에서는 전용수신기가 필요하다.

라. 기타 주파수(27MHz)를 사용하는 MOB

이 시스템은 뉴질랜드에서 보고된 시스템으로서 27MHz대의 소형송신기로 신호가 발사되면 본선의 전용수신기에서 경보가 발생하고 이 설비와 연동되어있는 DSC 설비나 AIS 설비 기타 다른 통신시스템을 이용하여 본선 외의 타 기관으로 경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표준화 진행현황 및 향후 추진계획

MOB에 대해서는 국제해사기구와 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전문가들이 연합하여 공동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며 현재 국제전기통신연합의 관련 연구반(WP5B)에서 기술보고서 초안을 2012년 11월에 작성하였으며 올해 2차례 회의를 통하여 보고서를 완료할 예정이고 추후 관련된 권고를 개발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ITU-R 연구반에서 이에 대한 기술이 공개되고 각 국가의 의견이 반영된 권고안으로 채택되면 이 권고를 바탕으로 국제해사기구에서의 규정이 정해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이 설비가 법정설비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AIS를 이용한 AIS-MOB가 업체에서 개발되어 시판을 앞에 두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비에 대한 인증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상종사자의 안전을 위하여 이 설비의 사용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대되고 있으며 시장성은 크고 꽤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기술에 대한 소자가 수입에 의존되고 있는 실정이라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요구된다.

작년 하반기에 국내의 한 업체가 AIS를 이용한 MOB를 생산하여 방송통신위원회의 무선설비 적합성 인증을 기다리고 있으며, 또한 MOB에 대한 기술기준이 국립전파연구원의 담당부서를 중심으로 해상전문가가 참여하여 작성 중에 있으며 빠르면 올 상반기에 고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정부, 학계, 산업계 및 이용자에 대한 홍보가 먼저 이루어져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