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트래픽이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70%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스트리밍 받아서 보는 서비스가 향후 5년 내에 전체 트래픽의 7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DTV 비트율은 10Mbps정도 되고, 이에 비교하여 음성의 비트율은 10kbps정도 되므로, 비디오 서비스는 엄청나게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비디오 트래픽을 잘 제어하여야 전체 네트워크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종량제가 되면 비디오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개인 사용자에게는 통신요금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전세계에 수십억대의 컴퓨터가 있고, 전화기가 있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교환(switching)이라고 한다. 네트워크에서 교환 방식은 회선교환(circuit switching)과 패킷교환(packet switching) 두 방식이 있다. 회선교환은 전화 서비스와 같이 동일한 품질이 연속적으로 계속될 때 좋은 방식이며, 패킷교환은 다운로드 서비스와 같이 순간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때 좋은 방식이다.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다 포함된다. 멀티미디어의 이러한 요구조건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으로 QoS(Quality of Service) 도구들이 개발되었다.

비디오 서비스 품질 향상이 어려웠던 이유

QoS 향상을 위해 네트워크 중간에서 라우터가 동원되는 방식들은 1990년대에 표준화되었다. DiffServ와 RSVP/intServ가 대표적인 방식이다. RSVP/intServ은 비트율과 버퍼 등 자원을 미리 예약하고 보장받는 방식이다. Per-flow 방식이라고 한다. DiffServ는 예약은 하지 않고, 패킷별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혼잡(congestion) 발생시 우선순위가 낮은 패킷부터 버리는 방식이다. Per-class 방식이라고 한다. 아무런 노력이 없는 경우를 best-effort 방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네트워크 중간에서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best effort만이 사용되어 왔고, per-flow나 per-class 방식은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그 이유는 라우터 산업을 CISCO가 독점해왔고 트래픽관리가 잘 안될수록 라우터 매출은 커지며, 통신사들은 응용 서비스의 품질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디오 서비스에 대해서 QoS 제어하는 여러 방식들이 연구되고 개발되었지만, CISCO나 통신사들은 비디오 서비스는 많은 서비스 중에 하나일 뿐이므로 특별한 취급을 해줄 수 없다는 얘기를 되풀이 해왔다. 그리고, 이쪽에서 해주더라도 전체 경로에서 하나라도 안 해주는 망이 있으면 소용없으므로, 즉, 전체 경로에 속한 모든 라우터가 참여해야지만 되는 일이므로 할 수 없다고 얘기해왔다. 이러한 시장 구조에서 두 가지 문제가 발견된다. 첫째, 독점이고, 둘째는 QoS를 쥐고 있는 통신사가 QoS 향상으로 얻는 이득이 적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비디오 서비스 품질이 좋아진 이유

최근 유튜브로 비디오를 보면 품질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위에서 제시한 2가지 문제가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독점문제가 없어지고 있다. 최근 CISCO 회사의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많은 트래픽이 CISCO가 형성하고 있는 백본을 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미 전세계에 자사망을 깔아놓고 있으며, 유튜브나 검색과 같이 자사 서비스의 트래픽에 대해서는 거치는 라우터 개수를 크게 줄여 놓았다. 닷컴시대때 벤처기업들이 여기저기 깔아놓았던 광통신망(그게 최근 쓰이질 않아서 dark fiber라고 불리웠다.)를 사들였고, 국가간 광케이블 회선을 대량 임대하였다.

둘째로, 이렇게 새로운 망을 운용하는 회사들은 QoS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미국 최대의 인터넷 경매서비스인 eBay는 고객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한쪽은 일부러 모든 반응을 2초 지연시켰다고 한다. 그러자, 거래성사율이 엄청나게 다르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네트워크의 QoS를 향상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고 한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지금의 망 구조는 망과 서비스를 동시에 보유한 기업의 또 하나의 독점체제를 낳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앞으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역시 개방(open)의 철학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구글과 아마존, 또한 CDN(Content Delivery Network) 기업들 간에 서비스 호환성을 가지게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MPEG에서 표준화되고 있는 MMT(MPEG Media Transport) 표준화가 중요해진다. 현재 모든 멀티미디어 코덱 표준은 MPEG에서 제정된 것이다. 이를 시스템에서 활용하는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하고 있는 것이 MMT이다. MMT는 미디어 파일을 결합하고, 전송하고, 디스플레이하는 방식에 대한 표준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MMT 표준을 활용하여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MMT는 각 기업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de facto 표준을 서로 호환성 있게 다듬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아직 MMT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는 적다. 특히 유럽과 미주의 유력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한 MMT는 IETF, 3GPP, W3C 등 관련된 표준들과 호환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지만 그것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러한 표준들과 중복된 내용을 표준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이러한 점이 잘 보완되어 간결하면서도 있을 것은 있는 표준을 만든다면 그 시장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MMT가 쓰이는 서비스는 단순히 현재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다.

MPEG MMT에서 할 수 있는 일

앞으로 비디오 서비스의 품질이 더욱 향상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중간에서 서비스 품질(QoS) 향상시키는 기능이 필수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MPEG에서는 MANE(Media Aware Network Element)라는 것이 있어서 네트워크 중간에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가정하였다. MPEG-21과 SVC(Scalable Video Coding) 표준화는 그러한 가정하에서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가정은 그동안 힘을 받지 못하였는데, 그것은 네트워크 계층(network layer)이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서비스 사업이 주도하여 네트워크 사업까지 확장하는 사업자, 즉, 구글 또는 아마존의 트래픽이 전체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커짐에 따라 네트워크 계층뿐만 아니라 응용계층까지 포함하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최근 MPEG에서 표준화가 완성된 DASH(Dynamic Adaptive Streaming over HTTP) 표준에서는 네트워크 중간에 있는 CDN(Content Delivery Network)의 HTTP 프락시를 활용하는 표준이다.

MMT는 per-class 및 per-flow QoS 제어를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IETF, IEEE802 시리즈, 3GPP의 멀티미디어 QoS 제어관련 프로토콜과 호환성을 갖추어 가도록 표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Per-class QoS 제어를 위해서 멀티미디어 스트림을 저장할 때, QoS 관련 우선순위를 지정할 수 있으며, 패킷화할 때, 우선순위 정보를 패킷에 담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per-flow QoS 제어는 자원을 예약하여 서비스 중에 자원을 보장하는 방법이며 이를 위하여 MMT에서는 미디어 스트림을 저장할 때, 전송시 자원의 요구량을 명시하고 있으며, 패킷에는 이 스트림에 포함되는 패킷을 인식할 수 있는 인식자를 포함한다. 또한, 웹서비스와 연동하여 사용자 선호도에 따른 서비스 구성을 용이하게 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네트워크 중간에서 필터링 또는 믹싱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MMT는 DASH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네트워크 중간에서 서비스를 제어하는 기능을 강화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 이를 이용하여, 하이브리드망 서비스 또는 n:n 실시간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새로운 응용 서비스의 출현을 가능케 할 것이다. 이것이 IPv6,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와 같이 새롭게 일어나는 기술과 결합되면 그 파괴력은 훨씬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