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벤쿠버에서 84차 IETF(Internet Engineer Task Force) 총회(2012.7.29~8.3)가 열렸으며 기존 총회와 같이 인터넷 관련 많은 분야에 대한 표준화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기존 회의 대비 눈에 띄는 점은 주소(Address), 서버(Server), 호스트(Host) 등과 같은 “어디(Where)”에 초점을 맞추는 현재의 통신 패러다임을 “무엇(What)”, 즉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의 구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네임 데이터(Named Data), 콘텐츠(Content), 정보(Information), 서비스(Service)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IETF에서 표준화를 진행하기 전에 중요한 기술 사항들에 대해 사전 연구하는 IRTF(Internet Research Task Force) 내에서 Information-Centric Networking Research Group(ICN RG)과 Software Defined Networking Research Group(SDN RG)은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내었다. 이 외에도, IPv6 기반의 홈 네트워크 기술을 주로 다루는 전형적인 호스트 기반 워킹 그룹인 Home Networking Working Group(HOMENET WG)에서 역시 네이밍(Naming)과 서비스 발견(Service Discovery) 기술에 대한 논의가 비중 있게 논의되었다. 본 고에서는 네임 데이터, 콘텐츠, 정보, 서비스 중심 네트워크 환경에서 중요한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인 네이밍에 대한 내용을 이번 84차 IETF 총회의 ICN RG 및 HOMENET WG 회의 결과를 기반으로 다루고자 한다. 그 전에 인터넷 환경에서의 네임 관련 기술을 다루어왔던 대표적인 IETF 워킹 그룹 Uniform Resource Names WG(URN WG) 및 Revised URN WG(URNBIS WG)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한다.

Uniform Resource Names(URN) WG 및 Revised URN(URNBIS) WG

URN은 특정 자원, 구체적으로 말해서 콘텐츠의 인터넷 식별자라고 할 수 있다. 즉, URN은 콘텐츠 위치, 프로토콜, 호스트 등에 의존하지 않고 각각의 콘텐츠를 식별하는 메커니즘이다. IETF 표준 규격[RFC 2141, RFC 3406]에 의하면 URN은 유일성/영속성/확장성/융통성/규모성 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존의 URL(Uniform Resource Locators)은 어떤 특정 서버에 있는 콘텐츠를 가리키는 반면 URN은 콘텐츠의 물리적인 위치와 상관없이 콘텐츠 자체를 지시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웹 사이트에 있는 어떤 콘텐츠가 다른 웹 서버로 이동하거나 주소가 바뀌더라도 URN은 여전히 그 문서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그 콘텐츠에 대한 URN을 갖고 있으면 그 콘텐츠가 어떤 웹 서버로 이동돼 있더라도 그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URN의 중요성 및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였고, 대략 40개 정도의 공식적인 URN 기반 네임스페이스가 정의되어 Internet Assigned Numbers Authority(IANA)에 등록이 되었다. 또한, 수억 개의 자원에 URN 식별자가 부여되어 왔다. 하지만, URN 표준 규격은 이미 10년 넘게 지난 1997~2001에 이루어졌으며 거의 실제 구현 경험 없이 만들어져 현재 다른 인터넷 표준 규격들과 용어 및 공식적인 표현 측면에서 일관성이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URNBIS WG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기존 URN 관련 핵심 표준 규격을 업데이트하기로 하였고 지난 2012년 4월 업데이트를 마무리하였다.

Information-Centric Networking Research Group(ICN RG)

ICN 관련 연구개발이 미국 및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다양한 과제를 통해 활발히 진행되어 왔고 현재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많은 연구자들이 표준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여 지난 2011년 3월 IETF 총회에서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2011년 80차~82차 IETF 총회에서 사전작업을 마무리하여 2012년 4월 12일 공식적으로 IRTF에 ICN RG란 이름으로 Charter가 만들어졌고 최근 84차 총회에서 1차 정규 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이번 첫 정규회의에서는 ICN의 근간이 되는 네이밍과 네임 해석 및 라우팅(Name resolution/routing)이 회의 전반부 주제로 다루어졌다. 네임 주제의 경우 네임 데이터(Named data)의 무결성(Integrity)을 보장하기 위한 보안(Security)을 갖는 네임 구조(Name architecture)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진행되었다. 네임 해석 및 라우팅 주제의 경우 네임 데이터, 즉 콘텐츠가 URN 혹은 URL과 유사한 네임 구조를 갖는다는 의미에서 “Content-URI”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네임 해석 및 라우팅 내용이 발표되었다. 이 외에도 콘텐츠 기반 라우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협 요소(Threats), 방대한 네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기 위한 확장성(Scalability) 등에 관한 내용이 발표되었다.

Home Networking Working Group(HOMENET WG)

홈 내에서 고려하는 디바이스의 숫자 증가는 물론 이와 관련된 네트워크 관련 기술의 증가 추세는 규모와 다양성 측면에서 홈 네트워크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인터넷 프로토콜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해왔던 IETF로 하여금 이미 규격화한 프로토콜에 대해서 몇 가지 고려 사항을 요구 받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된 HOMENET WG은 주소 프리픽스 설정(Prefix configuration for routers), 라우팅 관리(Managing routing), 네임 해석, 서비스 발견, 네트워크 보안(Network security), 다섯 가지 주요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IPv6 기반의 홈 네트워크 구조를 제안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다섯 가지 핵심 요구사항 중에서 최근 84차 총회에서는 네임 해석과 서비스 발견에 대한 주제가 비중 있게 논의되었다. 이 중에서 애플(Apple)사의 “Naming and Service Discovery: What’s the difference?”가 많은 관심 속에 발표되었는데, “Largely The Same Thing”이란 결과 요약에서 알 수 있듯이 홈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용될 서비스 발견 규격 개발 시 기존의 DNS와 같은 네임 시스템 규격의 특징을 고려함으로써 여러 가지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세부 기술 측면에서 네임 구조와 네임 위임 구조(Name delegation architecture)에 대한 사용자 및 ISP의 요구 사항에 대한 발표 및 논의가 진행되었다.

기존 네이밍 관련 표준화는 DNS, URN, URL 등에서 주로 다루어져 왔으며 이미 규격화가 완료되어 호스트 중심(Host-centric) 중심의 현재 인터넷 서비스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통신 패러다임이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의 구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네임 데이터, 콘텐츠, 정보,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될 미래인터넷 서비스 환경에서 네임 구조, 네임 해석, 네임 라우팅과 같은 네임 관련 기술은 새로운 표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벌써 시작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역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