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된 지 이미 거의 반세기가 흘러가고 있는 현재의 네트워크 환경은 보안 취약성, 개인 정보보호의 어려움, 사용자 이동성 지원 부족, 효율적 콘텐츠 전달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온라인에서의 연결 자체가 목적이었던 만큼 부수적으로 따르는 많은 서비스나 기술의 부재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가 점점 발달해가며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의 공유, 기술의 공유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현재의 인터넷은 이에 따르는 많은 제약을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인터넷 환경에 대해서 걱정하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미래 인터넷의 태동이다.

국외 연구동향

미래 인터넷에 대한 논의의 출발은 2005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현재는 대부분 초기 단계의 요구사항 정립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미국, EU,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한 연구 움직임과 기술 개발 움직임이 있으므로 머지않아 우리 손에 잡을 수 있는 기술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미래 인터넷에 대한 연구는 미래 사회에서의 새로운 인터넷 구조와 여러 가지 사회 기조를 반영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미국의 국가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는 FIA(Future Internet Architecture)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2010년 8월경에 시작하였는데 이 FIA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4개의 세부 연구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프로젝트는 NDN(Named Data Networking)으로, 호스트 또는 서버의 주소가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즉,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요청할 때, 해당 콘텐츠 서버에서 특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에서 해당 콘텐츠를 캐싱하고 있는 네트워크 노드가 사용자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있다.

둘째, MobilityFirst 프로젝트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말의 이동성을 고려한 네트워크 구조 설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의 인터넷은 가용성과 유연성 측면에서 우리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정도로 큰 변혁을 이루어왔지만 고정된 위치의 호스트 간의 통신을 고려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에,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말이 이동성을 끊김없이(Seamless)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Mobility First 프로젝트 그룹에서는 통신 채널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사용자 단말이 이동되는 것을 예외적인 사항으로 규정하지 않고, 근본적으로 단말이 이동되는 것을 고려하여 네트워크 구조를 설계한다. 사용자의 이동으로 인하여 통신 채널의 연결이 단절되었을 때도 데이터의 전송을 보장하는 DTN(Delay-Tolerant Network)을 기초로 하여 네트워크를 설계한다.

셋째, NEBULA 프로젝트는 클라우드 중심의 미래 인터넷 구조 연구를 수행하는 프로젝트이다. NEBULA 프로젝트에서는 신뢰 가능하며, 고속의 연결성을 지원하는 데이터 센터의 구축, 데이터 센터와 코어 라우터 간의 병렬 경로 구축, 인증 메커니즘에 기초한 통신 채널 구축 등의 설계 목표를 가지고 네트워크 구조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XIA(eXpressive Internet Architecture)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통신 개체를 지정하고, 이들 간의 신뢰 통신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구조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보안성은 다양한 미래네트워크 연구의 필수적인 요구사항이지만, XIA 프로젝트는 네트워크 계층 내부에서 본질적으로 제공하는 보안성(Built-In Security)을 목표로 하여 네트워크 구조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EU에서도 대규모 연구 프로그램인 FP7(Framework Program)의 ICT Challenge 1에서 미래 인터넷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래 인터넷 관련 프로젝트 협력기구인 FIA(Future Internet Assembly)는 FP7의 150 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에 있는데 여기에서는 미래의 네트워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신뢰 정보 통신, 네트워크형 미디어 및 검색 시스템, 미래 인터넷 연구 및 실험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신뢰 정보 통신 기술 분야에서는 통신, 컴퓨팅, 스토리지 등 다양한 인프라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보안성, 신뢰성,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며, 다양한 네트워크 및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한 인터페이스 및 위기 상황을 자율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플랫폼 및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 연구동향

국내에서도 미래 인터넷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2006년에 만들어진 미래 인터넷포럼 등을 중심으로 미래 인터넷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래 인터넷포럼은 학계, 연구소, 산업체의 자발적인 연구 그룹으로서, 포럼 산하에는 미래 인터넷 관련 세부 연구 주제에 따라 Architecture, Wireless, Service, Testbed, Security 워킹 그룹이 결성되어 있다. 또한, 서울대, ETRI, KAIST 등의 기관에서 네트워크 가상화 지원 및 프로그래머블 플랫폼 개발, 미래 인터넷에서 이동환경 및 네트워크 다양성 지원 구조 연구, 이름 주소 기반 네트워킹 기술 연구, 이동통신 네트워크 응용을 위한 DTN 기술 개발 등이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FN2020 포럼이 설립되어 미래 한국의 IT 인프라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며 스마트 네트워크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 인터넷에서의 정보보호 기술

이러한 미래 인터넷 상황에서도 정보보호는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 중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현재의 인터넷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미래 인터넷 정보보호 항목은 크게 아래의 세 가지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첫째, 미래 인터넷에서는 유해 차단 네트워크가 구성되어야 한다. 즉, 악성코드들이 본질적으로 네트워크 내에서 이동될 수 없는 인터넷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보호 기능이 현재와 같이 추가적인 기능이 아니라 네트워크 내부에서 원천적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미래 인터넷에서는 네트워크 침입자에 대한 근원지를 쉽게 추적 가능하여야 한다. 즉, 네트워크 침해사고 발생 시 공격자의 위치를 즉각적으로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위의 첫째, 둘째 항목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개인 정보보호 및 프라이버시 보장이 어느 정도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혁신적인 네트워크를 설계하고자 하는 미래 인터넷 연구는 현재 인터넷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화된 목적을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콘텐츠 전달 중심망을 설계하여 트래픽 폭증에 대처하기 위한 연구, 사용자의 이동성을 네트워크 계층에서 원천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연구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양한 미래 인터넷 연구들이 모두 해결하고자 하는 각기 다른 첫 번째 목표 외에 공통적으로 보안성을 설계 요구 사항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미래 인터넷 연구에서 있어 보안성이라는 문제는 어떠한 네트워크 구조가 되더라도 해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이라는 점이다.

국제 표준화 현황

이러한 미래 인터넷의 표준화 상황을 알아보면 작년에 개최된 ITU-T NGN-GSI 회의에서 IOT(Internet Of Things)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이슈로 떠올라 기존의 기술과 미래 기술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논의는 지난 10월에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태지역 표준화 회의인 제19차 ASTAP 포럼에서도 저자에 의한 미래 인터넷에서의 보안 고려사항이 발표되었고 아태 지역의 많은 정보보호 전문가들이 IOT와의 연계성이나 미래 인터넷에서 정보보호 기능을 어떻게 네트워크 자체에 구현할 수 있는 지의 문제, 유해 탐지 기술이 어떻게 시스템에 구현될 수 있는가의 문제 등이 논의되었다. 또한 이 포럼에서는 미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될 기술인 미래 인터넷에 대한 연구가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중요한 연구 주제라는 사실에 동의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표준화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표준화 활동에의 제언 및 결언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중요한 기술인 미래 인터넷에 대한 연구나 표준화는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우리나라도 발 빠르게 참여하여 선도적인 입장에서 기술 개발을 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초기 단계에서의 요구사항 반영이나 특히 보안 요구사항에 대한 의견 반영은 추후의 네트워크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이에 대비해 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더 쉽고 안전하고 유용한 미래 사회의 인터넷을 꿈꾸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