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1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82차 IETF(Internet Engineer Task Force) 표준화 회의가 진행되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7월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81차 IETF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Home Networking(HOMENET) Working Group(WG)’ 회의가 진행되었다. HOMENET WG은 워킹 그룹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홈 네트워크’라는 다소 고전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 주소체계인 ‘IPv6’ 기반의 홈 네트워크 구조 및 관련 기술 표준화를 다루기 때문에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본 고에서는 HOMENET WG의 목적과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홈 네트워크의 주요 기술과 이에 대한 기술 표준화를 주로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표준화 기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한다.

홈 네트워크 기술 및 관련 국제 표준화 기구

일반적으로, 홈 네트워크는 지능형 정보가전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사람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으로 거주자 환경에서 편리하고 안전하며 즐겁고 경제적인 고품질의 생활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술로 정의된다. 이러한 홈 네트워크 서비스는 이미 20년 넘게 홈 자동화, 디지털 홈, u-Home, 스마트 홈 등의 키워드로 표준화 및 연구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홈 네트워크 서비스 기술을 분야별로 나누면, 홈 게이트웨이, 홈 서버, 네트워크, 통신 인프라, 보안 등을 포함하는 홈 플랫폼 분야, 정보가전기기, 지능형 UI, 홈 서비스, 홈 미디어 네트워킹 등을 포함하는 지능형 정보가전 분야, 디바이스 프로파일, 디바이스 미들웨어, 상호연동 미들웨어 등을 포함하는 홈 미들웨어 분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그린 IT 관점에서 전력관리 프레임워크, 스마트 그리드 연동, 그린 홈 ICT 융합 기술 등도 홈 네트워크 기술로 포함이 된다. 이러한 홈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기구로는 Broadband Forum, DLNA, UPnP, ZigBee, HGI, HAVi, HANA, LonWorks, PLC, IEEE1394, JTC SC25, Bluetooth, UWB 등이 있다. 이 중에서 IETF HOMENET WG과 협력관계가 예상되는 DLNA, UPnP, ZigBee 등에 대한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DLNA의 경우 홈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다양한 기기 간에 상호 호환성을 제공하기 위하여 미들웨어, 미디어 포맷 등에 대한 단일 표준을 정의하고 있으며, UPnP는 PC 주변기기의 플러그앤 플레이 개념을 IP기반의 홈 네트워크로 확장 적용하여 네트워크 상 어느 곳에서 디바이스가 플러그인 되더라도 스스로 구성, 관리하고, 디바이스 간에 상호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분산, 개방형 구조의 산업 표준을 다루고 있다. ZigBee Alliance의 경우 저속 전송속도를 갖는 홈오토메이션 및 데이터 네트워크를 위한 산업 표준을 다루고 있으며, 현재 에너지 관리 관련 프로파일 표준화를 진행 중이다.

IETF HOMENET WG 소개 및 현황

최근 홈 네트워크의 범위는 물론 홈 내에서 고려하는 디바이스의 숫자 증가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네트워크 관련 기술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규모와 다양성 측면에서 홈 네트워크의 변화는 인터넷 프로토콜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해왔던 IETF로 하여금 자신들이 규격화한 프로토콜에 대해서 몇 가지 고려 사항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된 HOMENET WG은 홈 네트워크 서비스 관련해서 인터넷 프로토콜 측면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그 중에서 특히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주요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IPv6 기반의 홈 네트워크 구조를 제안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할 수 있다.

- 주소 프리픽스 설정(Prefix configuration for routers)

- 라우팅 관리(Managing routing)

- 네임 해석(Name resolution)

- 서비스 발견(Service discovery)

- 네트워크 보안(Network security)

다시 말해서, 그동안 IPv4 기반으로 구성되었던 홈 네트워크 구조를 IPv6 관련 기술 기반으로 구성함으로써, IPv6의 실제적인 보급 확산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홈 네트워크 환경에 IPv6 기술을 반영하여 IPv6 기반의 홈 네트워크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단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따라서, 홈 네트워크와 같은 작은 규모의 네트워크 환경에 최적화된 IPv6 관련 기술을 새롭게 규격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HOMENET WG이 주도가 되어 향후 관련 기술에 대한 규격화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원래 예정은 2011년 9월에 IETF Internet Area 디렉터인 Ericsson의 Jari Arkko가 주도가 되어 작업중인 HOMENET WG의 기본 문서라 할 수 있는 IPv6 기반의 홈 네트워크 구조 문서 ‘Home Networking Architecture for IPv6’를 WG 표준안으로 채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지난 10월 Comcast 주관으로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Interim 회의를 개최하였고 이 문서에 포함할 내용들을 비중 있게 논의하였다. Interim에서 논의되어 개선된 문서를 이번 정규회의에서 발표하였고 조금 더 의견(Feedback)을 받기로 하였다. 이 문서는 HOMENET WG의 기본 문서이기 때문에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약간의 논의가 더 이루어진 후, 조만간 WG 표준안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서가 WG 표준안으로 채택되면 이후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주요 기술에 대해서도 WG 표준안 채택을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Prefix configuration 및 Routing에 관한 WG 표준안이 채택될 예정이며, 그 이후 Name resolution, Service discovery, Network security가 WG 표준안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HOMENET WG은 기본 구조 및 기본적인 다섯 가지 기술에 대한 최종 표준안을 2012년 안에 모두 마무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HOMENET WG은 위와 같은 표준화 진행 과정 중에서 IETF 내 다른 WG과의 협력 및 다른 SDO와의 협력 관계를 계획하고 있다. IETF 내부에서 기존에 IPv6 보급 확산을 위한 IPv6 운영 및 애플리케이션 관련 표준화를 주로 다뤄왔던 V6OPS(IPv6 Operations) WG과 밀접한 협력관계를 가질 계획이다. 또한, DHCP 사용 및 확장에 대한 검토를 위해 DHC WG과, 추가적인 DNS 요구사항을 작업하기 위해서 DNSEXT 및 DNSOP WG과 협력을 하게 된다. 아울러, 홈 네트워크 및 관련 기술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는 다른 표준화 기구인, Broadband Forum, DLNA, UPnP Forum, OASIS, ZigBee Alliance 등과도 협력 관계를 맺을 계획이다.

국내 연구기관 및 산업체 역할

지난 1995년 기존 주소체계 IPv4를 대체하기 위해서 IPv6라는 새로운 주소체계를 다루기 시작한 이래로 IETF는 IPv6 주소 체계 및 관련 기술들을 주요 이슈로 다루는 다양한 WG을 운영해 왔으며 6MAN(IPv6 Maintenance) WG, 6LOWPAN(IPv6 over Low power WPAN) WG, V6OPS WG이 현재 활동 중에 있으며 그 외 다양한 WG에서도 IPv6 관련 기술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IPv6 기본 프로토콜 및 관련 기술들의 표준화는 대부분 마무리 되었고, 현재는 관리 측면, 개선 측면, 그리고 응용 측면에서의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IPv6 관련 표준화는 이미 서비스 확산을 위해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2000년대 초ㆍ중반 산업체, 연구기관, 대학 중심으로 IPv6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 및 표준화는 물론 시제품 개발 역량까지 확보한 상태이다. 또한, 이미 언급했듯이, 홈 네트워크 기술에 대해서도 20년 넘게 홈 자동화, 디지털 홈, u-Home, 지능형 홈, 스마트 홈 등 여러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수많은 연구 개발 및 표준화를 진행하여 관련 역량을 확보한 상태이며, 최근 새롭게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가 진행되는 수준이다. 다시 말해서, 국내 입장에서 보면 IPv6 기반 홈 네트워크는 지금 당장이라도 보급 확산을 할 수 있는 정도로 관련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진행될 IETF의 IPv6 기반 홈 네트워크 구조 및 주요 기술의 표준화에 국내 산업체 및 연구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