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27개 기관의 기술기고의 상호 비교 평가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표준화 장정에 돌입한 JCT-VC(Joint Collaboration Team of Video Coding) 그룹은, 표준화를 위해 제안되는 기술들을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하기 위한 테스트 모델 HM(HEVC Test Model) 1.0 버전을 2010년 10월 중국 광저우 회의에서 확정한 이래, 최근 2011년 7월 14~22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6차 JCT-VC 회의를 통하여 HEVC 표준안의 상당 부분을 결정한 HM 4.0 모델을 확정하였다. HEVC의 표준화는 2012년 2월 위원회안(Committee Draft, CD), 2012년 7월 국제표준초안(Draft International Standard, DIS), 최종안인 FDIS(Final DIS)를 2013년 1월 확정을 목표로, 많은 기술들이 안정화되면서 이제 그 표준화 장정의 중반을 넘고 있다.

이 과정 중에 HEVC는 기고서 면에서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즉, JCT-VC 1차 회의(드레스덴)에서는 188명의 참석자에 40개의 초기 기술제안서로 출발하였지만, 점차로 기고서 수가 늘어나, 3차 광저우 회의(2010.10)에서는 244명 참석에 300개 기고서, 4차 대구 회의(2011.1)에서 248명 참석에 400개 기고서로 증가하더니, 이번 토리노 회의에서는 253명 참석에 700개 기고서가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곧 기고서 수가 1,000개 이상 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다. 이 중에는 비교실증실험(Core Experiment, CE) 보고서 문서가 상당수 있기는 하지만, 이 분야 표준화 사상 이처럼 많은 기고서가 제출된 것은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이 때문에, 7월 토리노 회의에서는 CE에 속한 기술 기고서들은 별도로 발표하는 대신 CE 보고서의 일환으로 결과 비교 위주로 검토만 하고, 새로운 기술 기고는 발표 시간을 제한 하는 등 종전과 다른 기고서 검토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였다.

주요 기술적 결정사항

최근 토리노 HEVC 회의의 핵심 논의사항은 성능 및 복잡도 관점에서 최적의 효과를 나타내는 기술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회의에서의 가장 중요한 기술 선정의 결정 요소는 지난 2011년 4월 제네바 회의에서 결정된 HM에 포함되어 있는 기술들에 대하여, 압축 성능 관점에서 고도화된 기술들의 성능 저하를 최소로 하면서 동시에 HW 및 SW 구현상의 병렬화를 지원하고 복잡도가 감소하는 기술 또는 기술들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 결과, HM에 있는 기술들을 HW 및 SW로 구현할 때, 전체적인 골격을 유지하면서 각각의 요소 기술들이 차지하는 연산 복잡도를 간략화하는 기술들이 상당수 채택이 되었다. 예를 들어, HM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던 Intra smoothing 과정, MV predictor 유도 과정, CABAC의 context modeling 과정, CAVLC의 업데이트 과정, 그리고 ALF adaptation 과정의 단순화에 대한 기술들은 성능을 크게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복잡도를 충분히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채택될 수 있었다. 또한, 과거 JCT-VC 회의 당시 충분한 효과를 입증하여 HM에 채택이 된, 특정 블록 파티션에 대한 Partial Merge 기술이 있었지만, 현 시점에서는 다른 요소기술들의 변화로 인해 그 효과가 충분치 않아 상기 기술을 제외하자는 기고서도 채택되었다. 그리고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MV predictor의 인덱스 파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이 회의에서 또한 채택되었다. 한편, HW 관점에서 새롭게 제안된 병렬화 압축 기술인 Tiles 기술과 Wavefront 기술, 그리고 Encoder에서 고속 Mode 결정 방법에 대한 기술들도 채택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HEVC 기술의 향후 주요 응용들을 고려하여 HM의 기술을 고효율화(High Efficiency: HE)와 저복잡도(Low Complexity: LC)의 두 종류로 나누어 평가하고 선정하였다. 다음 표에 정리되어 있는 이번에 채택된 주요 기술들과 해당 기고서는, HM에 대한 4차 작업안(Working Draft, WD)에 포함되었다(JCTVC-F803).

<표1> 주요 기술 채택현황

이번 4차 WD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이슈가 된 기술은 엔트로피 부-복호화 기술의 통합에 대한 것이다. 즉, 현재 HEVC에 포함되어 있는 2개의 엔트로피 기술인 저복잡도를 위한 CAVLC와 고효율을 위한 CABAC 간의 성능 및 복잡도의 차이가 JCT-VC 회의가 진행될수록 점점 감소함으로써 굳이 2개의 엔트로피 기술이 있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CAVLC 기술도 이제 압축 성능이 매우 향상된 반면 복잡도 역시 증가하여 CABAC과 뚜렷한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에 제기된 핵심 쟁점 사항으로써, 아마도 다음 회의에서 가장 첨예하게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EVC의 확장기술(Extension)에 대한 논의사항

또한 7월 토리노 회의를 기점으로 HEVC의 확장기술(Extension)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었다. HEVC를 위한 계위성 확장(Scalable Extension, SE) 표준의 필요성이 독일의 HHI 등 일부 기관에 의해 제기되었고, HEVC SE 표준의 요구사항 및 실험조건 등에 관한 논의를 거쳐 이에 관한 초안 문서가 작성되었다. 따라서 1~2 회기 이내에 CfP(Call for Proposal)의 공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HEVC SE 표준화가 시작될 것이다. 종래 H.264/MPEG-4 AVC SE 표준의 전례를 살펴볼 때, SE 표준뿐만 아니라 다시점 확장(Multiview Extension) 등의 다양한 확장 표준의 필요성도 또한 향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HEVC 표준화 초기부터 제기되었던 스크린 콘텐츠 부호화 기술 의 성능평가를 위한 4종의 실험영상 (PC 화면 캡처 영상)이 전문가 그룹의 주관적 화질 평가를 거쳐 Class F 실험영상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스크린 콘텐츠 부호화는 종래의 전통적인 자연영상 위주의 비디오 부호화가 아니라, PC 화면에 보여지는 문서내용, 웹페이지, 자연영상이 단독 또는 섞여 있는 화면을 부호화하는 것이다. 영상이 더 이상 전통적 방송 또는 통신 형태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PC 등 여러 형태의 응용과 결합되면서 파생된 새로운 응용에 대한 것으로써 여태까지 다루어 보지 않았던 이 분야에 대한 관심 또한 요청된다.

맺음말

토리노 회의를 통하여 HEVC 기술의 주요 뼈대는 이제 거의 다 확정되었으므로, 지금부터는 각 기술들 간의 상호동작에서 오는 문제들, 또는 기술들 간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Harmonization), 유사한 기술들을 통폐합하여 HEVC 기술 이해와 설계 그리고 시험과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증대시키는 통합화(Unification), 그리고 HW 또는 SW 구현을 간단히 하기 위한 단순화(Simplification)에 역점을 두어 앞으로의 기술개발 노력을 전개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HEVC 기술의 특성상, 여러 번의 재귀적 탐색(Recursive Search)이 필요한데, 이를 간단히 하거나, 병렬화 처리에 알맞도록 부분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들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표준화 장점의 중간점을 통과하고 있는 HEVC 기술 개발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하여 남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