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T(MPEG Media Transport)는 현재 디지털 방송 분야에서 압축된 오디오 및 비디오 데이터를 다중화하여 전송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MPEG-2 TS(Transport Stream) 대신 다기능 스마트TV, UHDTV(Ultra HDTV), 다시점TV(Multi-view TV) 등 미래의 방송 및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사용하기 위해 ISO/IEC JTC1/SC29/WG11(별칭 MPEG, Moving Picture Experts Group)에서 표준화 중인 미디어 전송 표준이다. 항상 새로운 표준에 대해 유사한 우려가 있듯이, MMT가 과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며, 본 고에서는 MMT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중심으로 그 표준화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MMT의 최종 목표

MMT의 기술적 목표는 IP 친화적인 AV(Audio Video) 전송, 이종망 결합형 AV 전송, 범 네트워크 계층적 AV 최적 전송(cross-layer optimized delivery), 대용량 AV에 대한 효율적 전송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인터넷을 통한 AV 전송이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IP 친화적인 AV 전송은 통신 분야뿐만 아니라 방송 분야에서도 인터넷으로 인해 보편화된 여러 가지 장비들이 방송에 응용될 수 있게 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유무선 인터넷 접속성으로 인해 방송과 통신 융합적인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여러 구성 요소를 방송망과 인터넷에 나누어 전송함으로써, 방송망을 통한 데이터 전송이 갖는 장단점과 인터넷을 통한 데이터 전송이 갖는 장단점 사이의 적절한 조율을 통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서비스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 네트워크 계층은 역할의 개념적 분리를 통해 설계를 단순화하는데 기여해 왔으나, 네트워크 서비스 품질(QoS)을 최대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상위 네트워크 계층에서 하위 네트워크 계층으로 서비스에 필요한 전송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게 될 것이다. 기존 HDTV에 비해 화소 수가 4배 또는 16배나 더 많은 UHDTV의 압축 데이터를 매우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MMT의 주된 응용 분야로는 스마트TV, UHDTV 등을 들 수 있다.

MMT와 관련된 표준들의 현황

MPEG-2 TS 표준은 1990년 대 초반 완성되었으며, 모든 지상파/위성/케이블 TV와 IPTV, 그리고 일부 모바일 방송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것이 추가되었으며, 현재도 진화 중이다. MPEG-2 TS 표준 제정 이후의 기술적 진보와 주변 기술의 변화 즉, 기술 적용 환경의 변화는 MMT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전송 표준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새로운 표준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아니며, MMT 표준 또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우선 2011년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된 제97차 MPEG 회의에서 그 기술적 내용이 거의 확정된 MPEG-DASH(Dynamic Adaptive Streaming over HTTP) 표준은 원래 MMT의 일부로서 기획되었던 내용이 별도의 표준으로 제정된 경우이다. MPEG-DASH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위한 표준이지만 기존의 RTP/UDP/IP 형태의 프로토콜 계위를 사용하지 않고, 웹서비스에서 사용하는 HTTP/TCP/IP 형태의 프로토콜 계위를 사용한다. 현재 애플,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은 자체 솔루션을 이용하여 이미 이러한 형태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표준인 MPEG-DASH가 사용될 수 있는 시장은 이미 존재한다. 표준화에 따른 상호운용성이나 비용 절감 효과로 인해 상기 서비스 제공자들에 의해 점차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키아, ZTE 등 가전업계에서도 MPEG-DASH 솔루션을 곧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MPEG-DASH 솔루션들은 유무선 인터넷 웹브라우저와 연동하여 동작하도록 PC,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의 기기에 장착될 것이다.

MPEG-DASH를 제외한 현재의 MMT 표준화 범위 내의 기술적 이슈들은 아직 제안 기술에 대한 평가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12년 2월 MMT CD(Committee Draft)가 나올 예정이고 2013년 1월 MMT 국제표준이 발간될 예정이다.

MMT 표준화에 하는데 있어 점검해야 할 부분들

현 단계에서 MMT의 성공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들을 분석해 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MMT 표준화 현장에서 볼 때 가장 우려할만한 현상은 우리나라, 일본, 중국만이 현재까지의 MMT 표준화를 주도해 왔기 때문에, 범세계적으로 지지를 받는 표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미국과 유럽의 기관들이 MMT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먼저 표준화되고 있는 MPEG-DASH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긴 하다. 그래서 사실 MMT의 표준화 일정을 다른 표준화 경우에 비해 다소 길게 설정했었고, 이는 미국, 유럽 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MPEG-DASH 표준화가 거의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2011년 10월 중국 난징에서 개최될 MMT 애드혹그룹(Ad-hoc Group, AhG) 회의와 그에 이어 11월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될 제98차 MPEG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의 MMT 참여 정도가 대단히 중요하다. 대체적인 예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기관들도 참여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의 보다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현재 MPEG-2 TS가 너무 널리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보수적 성향의 방송업계에서는 MMT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기존에 HDTV를 위해 이미 너무 많이 투자하였다고 생각하는 방송업계가 또 다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현실을 뒤로 미루고 싶은 것은 이해할 만하다. 결국 MMT 표준의 상용화 성패는 이러한 투자 의지를 일으킬 만큼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점에 달려 있다. 스마트TV에서는 비디오뿐만 아니라 이미 웹에서 보편화된 위젯이나 앱 등 여러 가지 보조적인 콘텐츠를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게 될 것인데, MPEG-2 TS 기반의 현재의 기술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시장이 분할되어 있어 제조업 측면에서 규모의 효과를 얻기 어렵다. 이는 MPEG-2 TS 표준만으로는 스마트TV 기능을 제공할 수 없고, 각 지역별로 추가적인 표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미국의 ATSC나 유럽의 DVB는 서로 다른 자체 표준을 제정하여 스마트TV 기능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 심지어 지상파나 케이블과 같이 매체별로 서로 다른 표준이 존재하게 될 상황에 처해 있다. 향후 제정될 MMT 표준에서는 스마트TV를 위한 지역별 표준 요소들을 하나의 국제표준으로 묶어낼 필요가 있다.

UHDTV가 언제쯤 상용화될 것인지에 대한 예상은 분분하지만,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술 발전 속도로 보아 예상 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4K급뿐만 아니라 8K급 UHDTV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양산 체제는 1~2년이면 갖춰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일본은 UHDTV용 카메라를 이미 개발하고 소형화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은 미디어 압축 및 미디어 전송 부분의 표준만 제외하고 UHDTV 전 분야의 기술을 확보한 상태이다. 일본은 하이비전 시대의 교훈 때문인지는 몰라도, 미디어 압축 및 미디어 전송 부분의 표준으로는 향후 제정될 MPEG HEVC(High-Efficiency Video Coding)와 MMT 같은 국제표준(단, 이러한 표준들이 글로벌하게 채택될 가능성이 높을 경우에 한해)을 채택하려는 것 같다. 특히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UHDTV 상용화를 학수고대할 것이므로, 이에 수동적인 방송사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MMT 표준은 UHDTV 시대에 MPEG-2 TS에 비해 확실히 더 효율적이고 비용 절감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MPEG은 자신이 제정한 표준을 판촉하는데 매우 부지런한 국제표준화 기구이다. MPEG-1, MPEG-2, MPEG-4 등 이미 시장에서 대성공한 MPEG 표준들이 1부 시스템, 2부 비디오, 3부 오디오 등의 체계를 갖추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MPEG-H라는 새로운 타이틀 내에 1부 MMT, 2부 HEVC, 3부 오디오(내용은 아직 미정) 등을 배치하여, MPEG-H가 시장에서 하나의 패키지로서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지난 MPEG 회의들에서도 조금씩 있었으나, 제97차 MPEG 회의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결언

MMT 표준이 방송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 다소 우려할만한 포인트들을 짚어 보았다. 이러한 우려들이 기우가 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매우 보수적인 방송 분야 이외에서는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과 매우 친화적이며 방송망과 함께 인터넷을 사용하기에 매우 편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MMT 표준은 최소한 주류 방송을 보조하는 역할과 주류 방송 분야 이외의 미디어 전송 분야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도 MMT 표준화의 주도적인 국가이므로 우리의 기술을 MMT 표준에 반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스마트TV와 UHDTV의 상용화에도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MMT 표준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