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CT분야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주제들 중에 두 가지를 꼽는다면 ‘스마트’와 ‘만물(Things)’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이들 두 주제는 모두 다 이른바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개발과 이에 따른 다양한 응용의 확산이 힘이 되어 만들어진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배경이 어떻든지 간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중요 주제어로서 이들 둘을 뺄 수 없다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동향들이 반영된 결과라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ITU-T 역시 최근 이 두 단어가 중요 주제가 되어 바람을 타고 있다. ITU-T의 경우 그동안은 이를 다룰 수 있는 적절한 표준화 플랫폼이 없어 기술적인 관점에서 이를 직접 다룰 수 없었으나 지난 TSAG을 통해 IoT-GSI 가 신설되었고 또한 지난 1월 SG13 회의를 통해서 SUN이라는 주제가 새로운 비전으로 합의됨에 따라서 본 주제들을 기술적인 관점에서 다룰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지난 2011년 5월 9일부터 20일까지의 기간 중 처음 1주간은 NGN-GSI와 IoT-GSI가 같이 공동으로 회의가 진행되었으며 두 번째 주간은 NGN-GSI와 IPTV-GSI가 공동으로 회의를 진행하였다. 이에 본 고에서는 IoT-GSI를 통해서 협의된 이른바 국내에서의 ‘만물 통신’이라고도 불리워지고 있는 IoT의 표준화와 SUN에 대한 표준화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IoT-GSI 결과

이번 IoT-GSI는 첫 번째 회의였다. 본 회의에 대한 일정이 TSAG 이후 잡히게 됨에 따라서 공지가 상대적으로 늦어진 원인도 있겠으나 이번 회의의 주요 참가자는 주로 SG13 참가 그룹이 되었다. 여타 그룹의 경우는 SG16에서 3개 연구과제가 그리고 SG11에서 1개 연구과제가 참석하였다. 참가 그룹의 구성이 SG13이 중심이 되고 SG16이 부차적인 그룹이 되다 보니 본 논의가 통신망 중심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연유인지 IoT에 대한 논의 자체가 처음부터 2개의 극렬하게 다른 방향에서 충돌하게 되었다. 즉 하나는 IoT를 ICT 인프라로 보는 관점으로서 이를 통해서 전체 ICT 인프라를 새롭게 정의하자는 관점이다. 이는 주로 중국을 중심으로 제기된 관점으로써 IoT라는 주제가 최근 중국의 가장 큰 관심 사항이라는 관점을 고려해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라 하겠다. 또 다른 관점은 IoT를 사회 현상의 하나로 보고 이를 ICT의 비전화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요소를 개별적으로 도출하자는 주장이다. 이는 주로 한국을 중심으로 제기한 견해로서 이러한 방향을 통해서 기존 통신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에 부가적인 네트워킹 기능을 추가하고 이에 더하여 ‘만물(Things)’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응용을 도출하자는 주장이다.

이들 두 주장은 팽팽하게 맞서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며 결국 이들 두 가지 방향을 놓고 장단점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좀 더 내용을 정리하는 Overview 문서를 신속하게 작업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한 작업 진행을 SG13의 Q3에서 담당을 하게 됨에 따라서 전자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는 없으나 후자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그룹의 주장도 매우 강하고 적절한 논리를 가지고 있어 차기 회의에서의 진행에 관심이 기울여진다.

2. SUN 표준화

지난 1월 잠정적인 정의를 기반으로 시작된 SUN의 표준화가 이번 회의에 제안된 기고서를 중심으로 보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었다. 아직까지 SUN과 NGN 및 FN 그리고 IoT 등과의 구분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를 많이 남기고 있으나 제안된 기고서가 워낙 기술적인 요구사항을 제안하고 있어 쉽게 기술적인 요건에서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다. 본 제안서는 한국에서 제안된 것으로서 통신망에서 스마트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서비스적, 기술적 그리고 망 운영 및 관리 관점에서 필요한 특성과 기능들이 제안되었고 이에 대해 SUN에 대한 안정적인 정의는 차치하고라도 그 제안된 이슈에 있어서 공감대를 바로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공감대 형성에 힘입어 본 주제 역시 신속하게 SUN을 서비스적, 기술적 관점에서 명시할 수 있는 Overview 문서를 작업하기로 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5가지 이슈 분야를 포함하여 작업하기로 합의가 되었다.

• Content-awareness 특성에 대한 기능 프레임워크 정립

• Context-awareness 특성에 대한 기능 프레임워크 정립

• Programmability에 대한 특성 정립

• Smart Resource Management에 대한 특성 정립

• Autonomic Network Management에 대한 특성 정립

물론 이와 더불어 SUN이라는 용어 정의 역시 포함되어 있어 이들 내용들을 모두 담은 문서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서의 제안서를 참조해 보건데 KT와 같은 통신 사업자의 경우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 통신망의 필요성이 많이 대두된 것으로 이해가 되고 있다.

이번에 비록 시작이기는 하지만 두 가지 주제 모두 인용하기는 쉬워도 표준화 차원에서 접근하고 정의하기는 쉽지 않은 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 주제들이 앞으로 통신망이 나아가는 방향 중에 하나 또는 적어도 통신망을 통해서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나 사회 비전의 하나라고 한다면 이를 조속히 정의해야 하는 것은 표준화 기구의 중요한 숙제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 두 개의 주제 모두 현재 한국에서도 중요한 주제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주제로 알고 있어, 이에 대해 국내에서의 표준화 방향 수립과 전략적인 접근 방안들이 전문가들을 통해 협의되고 도출되어 국제 표준화에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국내 통신망 관련 사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