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테스크

당신의 사무실 책상을 떠올려 보라. 노트북과 연결된 최소 한 대 이상의 모니터 그리고 프린터,키보드, 마우스와 같은 각종 USB 장치들이 그것들을 연결하는 HDMI 케이블, USB 케이블, LAN 케이블 그리고 전원케이블과 함께 엉켜 있지는 않은가? 어쩌다가 노트북을 들고 회의를 참석하려고 하면, 노트북과 연결된 그 모든 케이블들을 해제해야 하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서는 그것들을 다시 연결해야 하는 이런 불편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책상에 있는 모든 장치가 아무런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자동 연결되고 전원까지도 무선으로 공급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그림 1> 현재의 책상 모습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지금까지 많은 무선 기술들이 Wireless LAN, Wireless USB, Wireless HDMI를 표명하며 쏟아져 나왔고, 한결같이 기존 LAN케이블, USB케이블, HDMI 케이블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여전히 유선만 같지 못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무선 랜을 사용할 수는 환경에서도, 유선 랜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사용자들은 되도록이면 유선 랜을 사용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아무래도 전송 속도가 유선 랜을 따라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의 Wireless USB, Wireless HDMI 기술들도 그 무선 전송 속도가 유선을 사용한 경우에 비해 턱없이 낮아, 느린 데이터 전송 속도 또는 영상 압축으로 인한 나쁜 화질 때문에, 역시 유선 인터페이스를 대체하기에는 부족했다.

mmWave 무선 통신 기술의 등장으로, 전송 속도 면에서 유선을 사용할 때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6~7 Gbps 통신이 가능해졌고, 유선 랜 (100BaseT, Max 100Mbps), USB (2.0, Max 480Mbps), HDMI (Full HD, Max 4Gbps)의 모든 연결을, 전송 속도 면에서나 화질면에서 희생하지 않고도, 충분히 무선으로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즉 mmWave 무선 통신 모뎀 하나만 노트북에 장착하면 주변에 있는 모니터, USB 저장 장치, 유선 랜 등을 무선으로 연결해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의 언급에는 간과할 수 없는 오류가 있다. 예를 들어, USB의 경우, USB 케이블을 통해서 480Mbps 속도의 데이터를 전송할 뿐만 아니라 최대 5Watt까지 전력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어서 클라이언트 장치들에 별도의 전원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mmWave 무선 통신 기술만으로는, 데이터와 전력도 동시에 무선으로 전송할 수가 없다. 따라서 USB 케이블을 제거할 수 있는 있지만, 각각의 USB 클라이언트에는 별도의 전원 공급 장치가 연결되어야 해서, 완벽하게 USB 케이블을 대체했다고 말할 수 없다.

mmWave 무선 통신 기술과 무선 전력전송기술과 결합

만약, 100와트 정도의 전력을 1미터 정도의 거리까지 안전하게 무선으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책상이 책상 위에 있는 모든 장치들 예를 들면,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 폰, USB 저장 장치 등에 전력을 공급해 준다면, mmWave통신을 이용한 Wireless LAN, Wireless USB, Wireless HDMI 기술과 함께 완벽한 와이어리스 데스크를 구현할 수 있다. 즉 책상 위에서 모든 연결선이 아예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말한 100와트, 1미터 정도의 무선 전력 전송은 자기 공명 방식을 사용하는 미국의 한 업체에 의해 이미 달성된 수준이다. 책상에 무선 전력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전송 코일을 배선하고, 앞서 말한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에 무선 전력을 받을 수 있는 코일과 회로를 갖추면 지금이라도 구현이 가능하다.

이러한 무선 데스크는 미관 및 사용자의 편리성 증가라는 눈에 보이는 이점뿐만 아니라, 케이블 자체가 없어진다는 면에서, 또 책상 위에 있는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에서 배터리 자체를 없앨 수도 있다는 면에서 친환경적인 측면의 이점도 있다.

<그림 2> 무선 데스크

전력 제어 프로토콜

이때 필요한 것이, 전력 제어 프로토콜이다. 책상이 전송할 수 있는 전송할 수 있는 전력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책상 위에 있는 모든 장치에 동시에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력 니즈의 성격과 남은 전력 공급량에 따라, 개별 디바이스에 공급되는 전력량과 개별 디바이스의 동작 모드를 유기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적합한 기기인지를 확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전력이 필요한 기기, 예를 들면, 모니터, 사용중인 노트북, 스토리지, 키보드, 마우스 등에 공급하는 전력에 우선 순위를 높이고, 충전하는 기기에 공급하는 전력에 우선 순위를 낮추는 정책을 취하여, 충전 기기의 경우는 다른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충전할 수도 있다. 또, 동일한 충전이라도 그 우선 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충전할 수도 있다.

<그림 3> 두 개의 스마트 폰의 순차적인 충전

위의 그림은 한 mmWave 통신 표준 단체에서 논의 중인 무선 전력 제어 프로토콜의 예이다. 데스크가 가지고 있는 전력 예산(Power Budget)이 스마트폰 하나 밖에 충전을 못 시키는 경우에, 새로운 스마트폰이 책상 위에 놓이더라도 기존의 스마트폰의 충전이 마무리 되어야 다른 스마트폰이 충전되도록 서로 제어 신호를 주고 받고 있다. 이러한 제어 프로토콜의 기기간 교환은 전력 전송 기술이 아니, mmWave 통신 기술을 통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될 수 있다.

기술의 융합

요즘 시대를 컨버전스 시대라고 하는데 통신 기술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mmWave 무선 통신 기술은 기존의 Data 통신 (USB, IP)과 AV 전송 (HDMI)를 완전히 융합시켰고, 이제는 무선 데스크의 필요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의 일부인 전력 제어까지 다루고 있다. 과거에는 다양한 통신 기술들이 난립했지만, 이제는 그런 통신 기술들을 융합하는 새로운 통신 기술들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러한 융합 통신 기술로 인해, 무선 데스크 기술이 상용화 되면 어떤 세상이 될까? 캠코더를 TV 옆에 두는 것만으로 캠코더에 저장된 영상을 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캠코더를 충전도 될 수 있고, 노트북 옆에 스마트폰을 놓는 것만으로 데이터 싱크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스마트 폰의 충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내가 만약 USB 케이블, HDMI 케이블 업체의 CEO라면 이제라도 무선 모뎀 업체로의 전업을 심각히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