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공간통신(個人空間通信, PSC: personal space communication)은 현재 표준화가 완료되어 있는 개인영역통신망(個人領域通信網, PAN: personal area network)과는 약간 다른 개념의 통신 인프라이다. 개인공간통신은 개인 주변의 기기들 사이에 망을 구성하여 단거리의 통신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개인영역통신망과 비슷하지만,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과 기기, 또는 사람과 사람 간의 통신망을 구축하여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와 같은 사용자 중심의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동기와 망 구성이 요구되고, 또 다양한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동시(同時)적인 다채널 제공, 낮은 간섭, 그리고 휴대기기의 특성상 낮은 소비 전력 등의 요구사항을 만족해야 한다.

개인공간통신 관련 표준화 현황 및 시장 전망

미국 전기 전자 학회(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에서 제정된 표준안에는 무선랜, 지그비(ZigBee), 초광대역(超廣帶域)무선통신(UWB: ultra-wide band communication) 등과 같은 무선 개인영역통신망 기술들이 있지만, 이러한 기술들의 어느 한가지도 위에서 열거한 개인공간통신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피코캐스트포럼을 중심으로 개인공간통신에 대한 연구와,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그 기술의 표준화를 진행해 왔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 표준화 회의에서 개인공간통신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IEEE에서는 사용자 개인 중심의 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2010년 5월 개인공간통신 스터디 그룹을 결성하고,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응용 예에 대한 조사와 기술적 요구사항 등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2010년 7월과 9월 회의에서는 개인공간통신에 대한 표준 제정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표준 제정을 위한 태스크 그룹을 결성하기 위한 논의를 하였다. 이 논의에서는 타 표준 기술과의 차별성과 시장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태스크 그룹의 결성 여부는 11월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Dallas)에서 열리는 IEEE 802 근거리/대도시 통신망 표준 협회 (LAN/MAN Standards Committee) 정기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IEEE 회의에서 합의된 개인공간통신에 대한 표준화 작업 방향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개인 공간 주변(반경 30m 이내)에 있는 장치(디바이스)의 제어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물리계층(PHY)과 매체제어계층(MAC) 접속방식 규격을 개발하고, 주파수대역은 전세계 비면허 대역인 2.4GHz, 60GHz 대역을 이용하고 최대 55Mbps 전송속도와 저전력, 저비용, 위치 인식(30cm이하 해당도) 및 이동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공간통신 기술이 활성화될 경우,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스마트폰과 연계하여 무궁무진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스마트폰은 휴대전화망과 무선랜 등을 이용하므로 주변의 기기나 스마트폰 사용자와의 통신은 전화를 걸거나 무선랜에 연결하는 절차 등을 걸쳐야 하므로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블루투스를 이용하여 주변 기기와 연결할 수 있지만 기술의 특성상 송수신 간에 지연 시간이 있어 그 이용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개인공간통신 기술을 이용할 경우, 명함이나 멀티미디어 파일 등의 교환이 즉석에서 이루어질 수 있고, 주변 스마트폰 이용자들과 망을 형성하여 지연 시간 없이 게임 등의 즉석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주변 공조(空調) 장치, TV, 멀티미디어 기기 등과도 즉각적으로 연결되므로 이러한 주변 기기 및 장치와의 통신 및 제어도 같은 플랫폼 상에서 통일된 인터페이스로 가능하게 된다. 즉, 사용자가 어디를 가든지 그 주변의 기기와 장치를 동일한 방법으로 제어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이 앱(app) 시장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것처럼, 일단 이러한 개인공간통신 인프라가 구축되면 앱 시장을 중심으로 무한한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언

우리나라가 개인공간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시제품을 제작함으로써 기술의 가용성과 구현 가능성을 보여서 통신 사업자나 단말기 제조업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할 것이다.

개인공간통신의 표준화는 이제 시작 단계로 현재까지는 우리나라가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으나, 태스크 그룹이 결성되고 시장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다른 나라의 유수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기술의 우수성과는 상관없이 다른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되게 될 가능성도 있다. IEEE에서의 표준 채택 방식은 국가별로 한 표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의가 미국에서 진행되는 만큼 우리나라로서는 투표권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TTA를 중심으로 통일된 안을 마련하여 국제 무대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