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IETF 제 78차 회의(2010.7.25~31,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는 소스가 IP 계층을 통해 망에게 혼잡(congestion) 상황을 알려줌으로써 전송 경로 상의 IP 장비들이 혼잡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과 관련된 표준화를 하는 CONEX(Congestion Exposure TCP) WG의 회의가 있었으며, 이와 관련해서 Technical Plenary에서는 ‘The Economic Perspectives on Congestion Exposure in Networks’란 주제로 Congestion Exposure를 이용한 과금의 필요성 및 그에 대한 찬반 논의가 있었다.

본 고에서는 먼저 Congestion Exposure 기법의 필요성 및 용도, 동작 방식에 대해서 살펴보고, CONEX WG의 표준화 현황 및 계획에 대해서 간략하게 다루고자 한다.

Congestion Exposure 기법의 필요성 및 용도

고속 연결이 항시 제공되는 환경에서조차도 실시간 스트리밍과 같은 서비스의 활발한 사용으로 인해 혼잡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 경우 ISP들은 혼잡을 야기한 근원지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적절하게 혼잡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망 용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혼잡을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지만 인터넷의 기본적인 망 용량 공유와 flat-rate 과금 체계로 인해 혼잡 야기 상황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실정이다.

LEDBAT과 같은 congestion avoidance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경우 혼잡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으나 이들도 혼잡이 유발된 후 트랜스포트 계층에서 혼잡이 검출되면 곧 바로 트래픽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ISP들 입장에서는 혼잡을 해결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트래픽 제어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트래픽 양이나 전송률이 아니고 혼잡이 발생했을 때 트래픽이 혼잡에 영향을 준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즉, 혼잡이 없을 때는 사용자의 전송률에 제한을 줄 필요가 없으며 혼잡이 있을 때 그 혼잡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 지에 따라 사용자의 전송률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CONEX WG에서는 혼잡 정보를 망 장비가 알 수 있게 함으로써 ISP들이 혼잡을 야기한 정도에 따라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표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ongestion Exposure 기법의 동작 과정

Congestion Exposure 방식은 ECN(Explicit Congestion Notification)을 기반으로 동작한다. ECN은 RED(Random Early Discard)와 같은 AQM(Active Queue Management) 기법을 기반으로 라우터가 혼잡을 검출해서 종단 호스트에게 알려준다. 혼잡이 검출되면 라우터는 패킷을 버리지 않고 그 패킷에 CE(Congestion Experienced) 코드포인트를 표시해서 보내며, 이렇게 함으로써 라우터의 큐가 길어지면 CE 코드포인트로 마킹된 패킷이 많아지게 해서 그 큐의 혼잡 수준을 알려줄 수 있게 한다. CE 코드포인트로 마킹된 패킷이 목적지에 도달하면 목적지 노드는 송신자에게 혼잡이 발생했음을 알려주고 이 정보를 받은 송신자는 마치 패킷 손실이 있었던 것처럼 동작한다. CE 코드포인트는 IP 계층에서 보이는 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패킷의 Upstream Congestion 수준을 알려줄 수 있다.

IP 패킷 헤더에는 2개의 ‘congestion’ 관련 필드가 있으며, CONEX WG에서는 이들 필드를 ‘congestion so far’와 ‘congestion still expected’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Upstream Congestion 필드는 ‘congestion so far’, 즉, 경로 상의 이미 경험한 혼잡, 이 기록되는 필드이며, 라우터는 자신의 현재 혼잡 수준을 이 필드에 기록하며 기존의 ECN 필드를 사용해서 이 기능이 구현될 수 있다. Whole-Path Congestion 필드는 ‘congestion still expected’를 표현하며 경로 상의 예측되는 전체 혼잡이 기록되고, 송신자가 전송되는 패킷마다 해당 경로의 현재 혼잡 수준을 기록함으로써 구현된다. 그러면 경로 상의 각 라우터는 전체 경로 혼잡(하나의 RTT 시간 전의 경로 혼잡 정보)으로부터 패킷이 겪은 혼잡(즉, Upstream Congestion)을 뺌으로써 앞으로 있을 혼잡(즉, Downstream Congestion)을 예측할 수 있다.

CONEX WG의 표준화 현황 및 계획

CONEX WG은 2010년 6월에 형성되었으며 이 워킹그룹이 표준화를 목표로 하는 표준화 대상은 다음과 같다.

• 트랜스포트 계층 프로토콜 및 혼잡 정보 인코딩 기법과는 무관한 Congestion Exposure 기법

• CONEX 정보를 포함하는 IPv6 패킷 구조

• 목적지에서 송신지로 혼잡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한 TCP 수정 방안

현재 CONEX 워킹그룹 문서는 없는 상황이나 이번 78차 IETF 회의에서는 3건의 개인 초안 및 1건의 실험 결과에 대한 발표가 있었으며 오는 11월에 있을 79차 회의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CONEX WG의 향후 표준화 계획은 2011년 3월 use case 문서, 7월 Congestion Exposure 기법 문서, 11월 Congestion Exposure를 위한 IPv6 패킷 구조 문서 및 TCP 수정 문서를 IESG에 제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결언

Congestion Exposure 기법은 기존의 TCP를 사용한 종단 호스트 위주의 혼잡 검출 방식의 한계를 해결하고 ISP들이 망 장비를 통해 혼잡 검출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망 관리 및 제어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고용량을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가 급증하는 현재 상황에서 CONEX WG의 표준화 동향을 파악하고 시기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