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앱스토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되면서, Open API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 앱스토어의 성공 기반에는 무엇보다도 “개방”이라는 핵심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기능들을 Open API로 개방하여, 내부의 상세한 로직을 몰라도 개방된 인터페이스만 알면 신규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Open API 개방을 통한 앱스토어의 개념은 예전부터 있었고, 통신서비스 분야 또한 “개방”을 지향하며 만들어진 국제 표준인 Parlay X(팔레이 엑스) 웹서비스 (SOAP 기반)가 있었다.

Parlay REST의 탄생 배경

Parlay X 웹서비스는 통신서비스의 각 기능들을 Open API 형태로 개방한 국제 표준이다. Parlay X API를 이용하면, 마치 앱스토어처럼 통신서비스의 기능을 쉽게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당시 융합형 신규 통신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차세대 통신서비스의 핵심 Open API로 많은 기대를 받았었다. 이러한 기대감으로 전세계 많은 통신사업자들이 Parlay X 게이트웨이를 활용한 시범망 플랫폼을 구축하였고, 일부 사업자는 실제로 개방을 통해 사업화까지 진행하였다.

그러나, Parlay X API를 이용한 플랫폼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지금의 앱스토어보다 먼저 등장하여 표준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시장에서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그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시장 성숙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먼저, 개방형 서비스 시장이 성숙되지 못하다 보니,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이 “개방”을 필수불가결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다. 따라서 자사의 통신망을 개방하여 기존 수익의 일부를 내주어야 하는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장을 열기 위한 획기적인 신규서비스가 필요하였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관계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신규 사업 모델이 부재하여, 시장이 활성화될 수 없었다. 신규 사업 모델이 있어야만 개방하기 보다는, 개방을 하고 신규 사업 모델을 찾는 방식이 필요했었다.

이 부분은 최근 앱스토어의 성공 모델에서 보듯이, 개방을 통해 신규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스마트폰 기반의 mVoIP 서비스가 본격 출시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개방이 필수불가결한 문제라는 인식이 통신사업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에 공감대로 형성되었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Parlay X 웹서비스는 기존의 웹서비스 표준인 SOAP(Simple Object Access Protocol) 방식의 인터페이스가 채택되었는데, Call 관련 분야에 실제로 적용해보니 기술적인 단점이 발생하였다. SOAP을 통해 개발자들이 통신망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쉽게 신규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려고 했으나, SOAP 메시지를 전송할 때, 송신측과 수신측에서 추가적인 메시지 처리 과정이 필요하였다. 따라서, 메시지 처리를 위한 시간으로 인한 성능상의 문제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특징으로 하는 통신서비스의 특성을 만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하였다. 또한,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한 신규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지만, 모바일 단말기에서 SOAP 메시지를 처리하기에는 불편한 측면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에 REST(REpresentational State Transfer)를 이용한 Parlay X 인터페이스가 논의되고 있다. 모바일 분야 국제 표준화기구 OMA(Open Mobile Alliance)의 아키텍처 그룹에서 ParlayREST라는 이름의 워크 아이템으로 표준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주)송도텔레콤이 Supporting Company로 참여하고 있다.

REST(REpresentational State Transfer)란 하이퍼텍스트 전송 프로토콜(HTTP)의 주요 저자인 로이 필딩(Roy Fielding)의 논문에서 처음 소개된 개념이다. 정보를 자원(Resource)으로 표현하며, 자원에 접근 가능한 URL을 제공하는 스타일이다. 또한, 간단한 문서형식(XML 또는 JSON)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며, CRUD(Create, Read, Update, Delete)의 단일(Unique) 인터페이스만을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4개의 CRUD 단일 인터페이스는 HTTP 인터페이스(POST, GET, PUT, DELETE)로 각각 매칭되어 구현된다. REST를 이용하면, 기존의 SOAP 방식에 비해 쉽고 간단하게(Simplicity)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으며, 가볍고 확장성(Scalability)이 좋아서, 신속한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다. 그리고, 모바일 단말기에서도 간단한 HTTP 접속만으로 쉽게 인터페이스를 할 수 있다.

Parlay REST 표준화 진행현황

OMA의 Parlay REST 진행 상황은, 4개의 API(SMS, MMS, Payment, Terminal Location)로 구성된 버전 1에 대해 Approval을 위한 보완작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7개의 API(Terminal Status, Third Party Call, Call Notification, Audio Call, Presence, Address List Management, Device Capabilities)로 구성된 버전 2의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버전 2의 경우, 워킹그룹 내부 마일스톤을 정하여, 마일스톤을 달성한 API만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로 합의가 되었다.

Parlay REST 표준화는 아키텍처 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워킹그룹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른 워킹그룹에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아키텍처 그룹의 Parlay REST 표준화 결과를 기반으로 다른 Open API에도 REST 인터페이스를 적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D 워킹그룹 등에서 REST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새로운 표준을 제안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다른 표준화 단체에서도 통신서비스의 REST 인터페이스로 구현된 Open API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일례로, Parlay REST Version 1 표준이 국제 표준화단체인 GSMA에 제공되어, One API라는 프로젝트로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GSMA는 Parlay REST 버전 1을 One API 프로젝트로 상용화하고 OMA 아키텍처 그룹에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 있다.

결언

위에서 살펴보듯, 스마트폰의 앱스토어 열풍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에, 전세계 통신사업자들이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Open API 형태로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차세대 통신서비스 Open API와 인터페이스 하기 위한 핵심에는 REST 아키텍처가 있다. 따라서, REST 아키텍처 인터페이스는 현재 웹서비스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 차세대 네트워크(NGN) 기반 서비스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REST 아키텍처 자체가 인터넷환경에 적합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미래 통신서비스의 지향점인 All-IP 환경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REST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Open API 인터페이스 표준이 Parlay X에서 시작되었지만, 앞으로 다른 Open API의 표준에도 도입되어 적용 및 확산될 것이 기대되기 때문에, 향후 차세대 네트워크(NGN) 표준화 관점에서 RESTful Open API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집중적인 연구와 기고를 통한 참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