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TH를 위한 PON 기술

FTTH(fiber-to-the-home)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PON(passive optical network) 기술은 전력 공급이 불필요한 수동형 분기장치를 원격 노드(RN, remote node)로 사용하는 점대다점(point-to-multipoint) 기반의 광가입자망 기술이다. PON은 RN의 종류와 이에 연계된 다중접속 방식에 따라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첫번째는 광 파워분기장치를 RN으로 이용하는 TDM(time division multiplexing)-PON이고 다른 하나는 파장분기장치를 RN으로 이용하는 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PON이 된다. 본 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10G급 FTTH 기술은 TDM-PON을 대상으로 한다.

TDM-PON 도입 현황

최근 세계의 선도적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전화선 기반의 DSL에서 광섬유 기반의 FTTH로 전환하는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FTTH 대량 구축은 일본, 한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시작되어, 동아시아 3국이 전세계 FTTH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지역의 선도 사업자인 KT, NTT, China Telecom은 IEEE에서 표준화한 1G-EPON(1G Ethernet passive optical network)을 주요 FTTH 기술로 채택하고 있다.

이와 달리, 북미나 유럽의 경우에는 ITU-T에서 표준화한 B-PON(broadband PON)에 이어 G-PON(Gigabit-capable passive optical network)을 FTTH 기술로 채택하고 있고, 북미의 Verizon과 AT&T에서는 각각 FiOS, U-Verse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활발히 구축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유럽에서는 FTTH 구축이 소규모의 시범사업 수준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형편이며, 여전히 ADSL2+를 비롯한 전화선 기반 기술에 주력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TDM-PON의 양대 기술인 1G-EPON과 G-PON은 기가급의 FTTH 구축이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으로서, 1G-EPON은 상, 하향 공히 1Gb/s의 대역폭을 제공하면서 통상 최대 32 가입자가 대역폭을 공유하는 반면, G-PON은 하향으로 2.5Gb/s, 상향으로는 1.25Gb/s를 제공하면서 통상 최대 64 가입자가 대역폭을 공유하는 기술이다.

표준의 완결성이라는 측면을 살펴보면, IEEE의 1G-EPON 표준(802.3ah)은 물리계층 및 멀티포인트 제어 부분에 집중하면서, 망의 상위 계층이나 운용 관리는 기존 표준을 재활용하도록 하는 데에 반해, ITU-T G-PON 표준 (G.984.1~6)은 물리 계층, 전송수렴 계층, 운용 관리 채널 등을 모두 포함하는 자기 완결적인 표준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표준 구성의 차이로 인하여, 1G-EPON은 2004년 표준화 직후 시스템 개발 및 망 구축이 신속하게 이어진 데에 반해, G-PON은 1G-EPON과 비슷한 시기에 표준화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복잡도로 인하여 2년 가까이 상용화가 지연되었다.

10G급 TDM-PON 표준화

1G-EPON의 성공에 힘입어, IEEE에서는 10G-EPON 표준 개발을 위한 802.3av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2006년에 출범시켰고, 3년여의 작업 끝에 2009년 9월, 10G-EPON을 규정하는 802.3av 표준이 승인되었다. 10G-EPON은 두 가지의 전송 대역폭을 지원하는데, 10GBase-PR은 상, 하향 대칭 10Gb/s를, 10GBase-PRX는 하향 10Gb/s, 상향 1Gb/s의 비대칭 대역폭을 제공한다. 비대칭 10G-EPON은 이더넷 계열 표준 중 최초로 양방향의 전송속도가 다른 표준으로서, 경제적인 FTTH 구축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하여 제안되었다.

IEEE의 10G-EPON 표준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하여 ITU-T는 현재의 G-PON을 업그레이드한 XG-PON 표준 작업에 착수하였다. 기존 B-PON, G-PON 표준을 만들어 온 FSAN(Full Service Access Network)을 중심으로 2007년 NG-PON 백서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2009년 백서 완성과 동시에 XG-PON1 표준 작성에 착수하여 2009년 9월 XG-PON1 물리 계층 표준이 완성되었고 (G.987.1, 2), 2010년 6월에는 전송수렴 계층과 운용 관리 표준이 완료되었다. FSAN에 참여한 글로벌 통신사업자의 요구 사항을 수렴하여, XG-PON1은 하향 10Gb/s, 상향 2.5Gb/s의 비대칭 대역폭을 제공하도록 만들어졌고, XG-PON2는 상하향 대칭 10Gb/s 대역폭을 제공할 예정이나 XG-PON2를 실제로 표준화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IEEE 10G-EPON과 ITU-T XG-PON1은 모두 기존 1G급 PON과의 공존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 방향성은 서로 다른데, IEEE 10G-EPON은 기존의 1G-EPON OLT(국사내 장치, optical line termination)를 10G-EPON OLT로 교체하고, 10G-EPON OLT가 기존 1G 단말 및 신규 10G 단말을 모두 수용하는 방향으로 표준이 설계된 반면, ITU-T XG-PON1은 기존의 G-PON OLT를 그대로 두고 XG-PON1 OLT를 결합하여 두 장비가 하나의 광인프라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이러한 공존을 통하여, 통신사업자는 기존 1G급 FTTH 망을 유지한 채로 점진적으로 10G급으로 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광인프라 투자를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10G급 TDM-PON 표준화 전망 – 상호 운용성을 위하여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IEEE EPON은 ITU-T G-PON, XG-PON1에 비교하여 시스템 수준에서의 표준이 미비하였고, 이로 인하여 같은 EPON 장비라고 할지라도, 개발사의 구현 방식이 다른 경우 서로 서비스 연동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KT나 중국의 China Telecom 등의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상호운용성 문제를 해결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IEEE는 2009년 P1904.1 프로젝트를 승인함으로써 1G 및 10G-EPON 시스템 규격 및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표준의 완결성을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하였다. P1904.1 프로젝트에는 그 동안 EPON 망을 구축해 온 동아시아의 주요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장치 제조사 및 핵심 칩셋 제조사 등이 참여하여 2012년 3월 표준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초안 2.0 버전이 완료되는 2011년 2월이면 전체적인 표준의 윤곽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이를 바탕으로 한 통신사업자의 10G-EPON 시범망 구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