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T(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Telecommunication Standardization Sector)에서 IPTV 서비스 제공을 위한 멀티미디어 플랫폼에 관한 표준 연구는 기본적으로 SG16(Study Group 16)이 주가 되어 진행해 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통신망을 담당하고 있는 SG13을 중심으로 통신망관점에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서비스 통합 및 전달 환경”이라는 제목으로 유사한 표준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두 개의 표준 연구는 하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 관점에서 시작하고 다른 하나는 통신망에서 서비스를 통합하고 제어하기 위한 관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으나, 멀티미디어를 통신망 환경에서 제공 및 운영되는 서비스의 총체적 개념을 나타내는 용어로 이해한다면, 이들 두 개의 표준화 연구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상관 관계를 갖게 될 것임은 자명한 귀결이라 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ITU-T IPTV-GSI 회의(2010. 5. 17~5. 21,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서비스 플랫폼과 관련된 한가지 재미있는 제안이 제출되어 주목을 끌었다.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본 주제의 진행에 따라서 기존에 진행 중인 “미들웨어 플랫폼”이나 “서비스 통합 및 전달 환경”과 관련된 표준화 연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이번 IPTV-GSI 회의에 제출되어서 아주 기초적인 논의가 진행된 “가입자장비에서의 다수 응용 지원을 위한 압축 계층 개발 제안”에 대해서 요약하고 그 배경에 대해 살펴본다.

IPTV 플랫폼 관련 표준화 현황

SG16의 경우 현재까지 IPTV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은 “미들웨어 응용 플랫폼”이라는 제목 하에 다수의 권고가 이미 개발되었거나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이들 권고는 대부분이 H.IPTV-MAFR(Middleware Application Framework) 계열로 개발되어 승인된 권고는 H.760 계열로 발간되었으며 현재 개발 중인 권고들은 H.IPTV-MAFR.x의 계열로 구분되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권고들은 H.IPTV-MAFR.4/5/6/13/14의 5개 권고(안)이 개발 진행 중이다.

한편 SG13의 경우는 지난 2009년 1월 이후 표준화 연구가 시작되어 최근 상당한 내용이 갖추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SIDE(Service Integration and Delivery Environment)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어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최근(2010년 4월)에는 권고 Y.2019가 AAP 상정되어 최종 승인 절차에 회부되어 있는 상황이다. Y.2019는 “Content Delivery and Storage Architecture in NGN”이라는 제목의 권고(안)으로서 NGN 환경에서 콘텐츠를 전달하고 저장하기 위한 기능 구조적 요소를 정의하고 있다.

압축 계층 개발 제안

이번 회의에서 제안된 주제는 하나의 IPTV Client device에서 다수의 응용들이 동시에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압축 계층(Abstraction Layer)의 정의 및 표준 개발을 위한 제안으로 본 제안은 전형적인 반도체 칩 회사에서 제안이 되었다. 제안의 핵심 내용은 <그림 1> 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동일한 제품에 다양한 응용 및 비디오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프레임이 같이 공존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기반의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표준화하자는 제안이다.

<그림 1> 소프트웨어 기반의 제품 구조

상기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제안된 새로운 구조적 접근을 통해서 서로 상이하게 구현될 수 있는 미들웨어는 물론 다양한 응용 지원을 위한 응용 스택 그리고 특정 산업체 또는 사업자 중심의 기술 표준에 대한 수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들 간의 유연한 정합을 위하여 중간에 공유 프레임의 역할을 하는 통합 포인트를 정의하고 Shared Framework Infrastructure를 규정하자는 것이다.

제안의 필요성

이와 같은 제안의 기본적인 배경으로는 기술의 개발과 이용자 및 서비스 제공자들의 요구 증대에 따라서 셋톱 박스와 같은 클라이언트 장비들은 향후 어느 특정 미들웨어 플랫폼이나 서비스 제공자들의 단일한 요구 규격에만 맞추어서 제공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주된 배경이라고 하겠다. 또한 이와 더불어서 급속하게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응용들은 이용자들이 이들 응용과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고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장비에 유연성을 확보(예: 다운로드하여 운영 등)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연유로 이 구조는 단순히 서비스 및 응용을 위한 압축, 통합의 개념을 넘어서서 하부 인프라에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 자원과의 교류를 위한 역할도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제안을 중심으로 판단하여 보면 이제 표준화 측면에서도 보다 포괄적으로 개방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실 그간의 표준화 기구들은 대부분이 개방을 표명하기는 하였지만, 기구 참여의 주가 되고 있는 그룹들의 시각에서만 바라본 개방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본 제안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이 역시 이와 같은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이용자 장비의 독립성 확보라는 차원에서 한 발자국 전진한 개방적 접근으로 보이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와 같은 제안은 국제 표준화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IPTV를 위한 표준의 개발뿐만 아니라 통신망 측면에서 개발하고 있는 SIDE 그리고 콘텐츠의 통합 및 전달 등에도 보다 적극적인 개방의 관점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는 현재 국내에서 진행하고자 하고 있는 “개방형 IPTV”와 유사한 맥락의 접근이 아닌가 싶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 전문가들의 보다 세심한 관심이 요망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