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EG의 표준화 범위가 비디오와 오디오의 압축에서 다른 미디어의 압축, 표현이나 그 외의 분야까지 넓어지기 시작한 것은 MPEG-4 표준에서부터이며, 이와 같은 표준화 분야 확장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MPEG-4 Part 11, ISO/IEC 14496-11로 제정된 BIFS(BInary Format for Scene)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객체를 시공간적으로 배열하기 위한 정보를 표현하는 기술로서 표준이 제정 초기에는 적절한 응용 분야를 찾지 못하여 거의 사장되는 듯하였으나, 국내에서 DMB 대화형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위한 기술로 이를 채택하면서 새롭게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후 DMB가 프랑스의 새로운 디지털 라디오 방송 방식으로 채택되면서 프랑스 내에서 BIFS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데, 프랑스는 과거 MPEG-4 표준화 당시 BIFS 기술 개발에 가장 열심히 참여하였던 국가 중 하나로 France Telecom 연구소와 ENST (대학교) 등의 기관이 현재까지도 BIFS 또는 이와 유사한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BIFS가 DMB와 자국의 디지털 라디오 서비스에서의 대화형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기술로 활용되는 것을 계기로 이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관심의 결과로 프랑스 최대 라디오 방송국 중 하나인 RTL과 TELECOM ParisTech (ENST의 새로운 이름)은 모바일 방송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파일 제정을 제안하였다. 현재 DMB에서 채택하고 있는 프로파일인 Core 2D의 경우 기본적인 대화형 서비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나 이 프로파일은 이미 제정된 지가 10년이 가까운 것으로 최근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단말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휴대 단말이 아닌 고정형 단말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어 휴대 단말이 가지는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말 환경 개선에 따른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휴대 단말에서 대화형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새롭게 표준화하여 이를 포함하는 새로운 프로파일의 제정을 제안하였다. 이의 결과로 ExtendedCore2D라는 새로운 프로파일이 제정되었다. 이 글에서는 새롭게 제정된 프로파일의 특징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래픽 기능의 확장

ExtendedCore2D 프로파일은 기존의 Core2D 프로파일에 비해 그래픽 기능이 강화되었다. 기존에 BIFS가 지원하는 그래픽 기능 중 Core2D 프로파일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기능들이 새롭게 포함시켰다. 이 중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곡선과 관련된 기능들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Core2D는 직선과 점을 이용해서 도형을 표현하거나 원을 표현하는 것이 한계였는데, ExtendedCore2D는 곡선의 조합이나 타원을 이용하여 그래픽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곡선의 조합이나 타원은 상대적으로 그래픽 처리에 필요한 복잡도가 높은 것으로 과거 Core2D 프로파일에는 빠져 있었으나 그동안의 단말 기능의 강화에 따라 이번에 제정된 프로파일에 추가되었다. 이외에 선의 특성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기능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

ExtendedCore2D 프로파일에는 기존의 BIFS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새로운 기능들이 개발되어 추가되었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은 모바일 단말 환경에서 BIFS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들로, 모바일 단말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에 맞게 장면을 구성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과 대역폭이 제한적인 디지털 라디오나 모바일 방송에서 복잡한 BIFS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송하고 활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잇는 기능들이다. 우선 모바일 단말이 가지는 다양한 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EnvironmentTest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를 이용하면 단말의 화소 수 및 해상도, 터치 스크린이나 키패드의 존재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터치 스크린이나 별도의 입력 장치가 없이 4방향이나 5방향 키만이 존재하는 단말에서 사용자가 BIFS 장면과의 상호작용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KeyNavigator 노드도 추가되었다. 이 노드를 이용하면 마치 웹 브라우저에서 화살표 키를 이용하여 하이퍼링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장면 내에 포함된 센서들을 4방향 키나 5방향 키를 이용하여 네비게이션하고 선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디지털 라디오나 모바일 방송과 같은 전송 대역폭이 제한적인 환경에서 복잡한 BIFS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CacheTexture와 Storage 노드가 추가되었다. 전자는 BIFS 장면 구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정지영상을 별도의 OD/ESD 구성 없이 BIFS 노드의 일부로 직접 전송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노드이다. 또한, 이 노드를 이용하면 자주 사용되는 이미지의 경우 캐시 기능을 이용하여 단말에 저장하여 둔 후 지속적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 Storage 노드는 사용자의 상호 작용에 따라 선택된 정보들을 단말에 저장하여 둔 후 추후에 동일한 콘텐츠를 다시 이용할 경우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드이다.

결론

DMB 표준화 및 서비스 확산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얻는 이득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세계 방송 장비 시장 진출을 들 수 있다. 과거 방송 장비는 무조건 해외에서 수입하여 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DMB 기술이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되면서 이 기술 개발 과정에 참여하였던 기업들이 관련된 장비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상용서비스에 활용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방송 장비 시장 진출이 이뤄지게 되었다. 아울러 이러한 방송 장비 시장 진출은 해외 수출로도 이뤄져 DMB 방송을 시험하거나 상용화한 국가들이 모두 국내 중소기업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BIFS 표준의 개정은 이러한 방송 장비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기존 상용화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러한 표준 개정 과정에 참여하여 새로운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는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