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그러나 아직 서비스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고, 자주 끊어지고, 서비스 요금이 매우 높다. 이러한 이유는 모바일 멀티미디어의 고유한 특징 때문이다. 모바일 채널이 유선 채널과 가장 구별되는 특징은 전송속도가 떨어지고, 그 또한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점이다.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특징은 많은 자원을 요구하고, 요구되는 자원도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모바일 멀티서비스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국제표준화 동향

이러한 가변성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표준이 새로 제정되고 있다.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에서는 MMT(MPEG Media Transport)라는 이름으로, 3GPP에서는 IVS(Improved Video Support)라는 이름으로 2009년 같이 시작되었다. MMT는 2009년 2차례의 워크숍을 통하여 사용사례(Use Cases), 요구조건(Requirement) 문서가 작성되었고, 2010년 7월에 제안서 요청(Call For Proposal) 문서가 나오고, 2011년 말쯤 표준화를 완성할 계획으로 되어 있다. 3GPP의 IVS는 2009년에 연구 대상(Study Item)으로 지정되어, 2009년에 1차 TR(Technical Report)가 나왔고, 2010년에 또다시 TR을 작성하고 있다. TR단계가 끝나면, 진짜 표준인 TS(Technical Specification)단계로 넘어갈 것이다.

두 표준 활동의 공통점으로 상황 인지(context aware), 혼재적(heterogeneous), 적응적(adaptive), 계층교차적(cross layer) 등의 키워드가 부각된다. 상황인지란 네트워크(또는 채널)의 상황, 사용자의 단말기 상황,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필요하다. 혼재성은 이러한 상황이 여러 가지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함을 뜻한다. 적응성은 다르게 나타나는 상황에 대해 맞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 이러한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계층교차적 접근이 필요하며 두 표준화 모두 계층교차적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하는 데는 여러 계층의 모듈이 동시에 작용한다. 응용계층에서는 멀티미디어 데이터가 취득되고, 압축되고, 신장되어 디스플레이 된다. 네트워크 계층에서는 이러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인터넷망으로 전송하고, 무선채널계층에서는 기지국과 단말기 사이에 디지털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러한 계층에 대한 정의는 OSI(Open Systems Interconnection)의 7계층 모델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 모델에서는 계층간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 원리이다. 독립성을 가짐으로써 따로 개발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독립성으로 인해 오버헤드가 발생하며, 중복적인 동작이 일어나며, 최적의 상태로 동작하지 않는 단점이 생겼다. 유선 네트워크 서비스할 때에는 이러한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모바일 채널을 이용할 때에는 이것이 매우 큰 문제로 부각된다. 왜냐하면, 모바일 네트워크는 3low 1high의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즉, 대역폭, 배터리, CPU는 low하고, 비용(cost)는 high한 것이다. 따라서, 모바일에서는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쥐어짜서 활용해야 한다.

계층교차적 설계의 필요성

계층교차적 설계는 계층간 협력을 통하여 오버헤드를 줄이고, 중복동작을 없애면서, 최적의 운용점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하여, 채널상황을 인지하는 멀티미디어 코덱이 필요하며, 서비스의 상황에 맞추어 전송하는 채널이 필요하다. 무선채널의 상황은 가변적이므로 만약 채널상황이 좋으면 비트율을 올려서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하고, 손실이 많으면 손실에 대처하는 인코딩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채널은 서비스마다 다른 요구조건(지연조건, 대역폭 조건, 손실 조건)에 맞추어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실시간적으로 양쪽 상황이 인지되어야 하며 이에 적응적으로 동작해야 한다.

계층교차적 설계를 이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대한 연구는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많은 학술논문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표준화는 진행되지 않았는데 그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아직 그러한 정도의 설계를 요구할 만큼 모바일 멀티미디어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 겨우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곧 그 서비스의 효율성을 따지게 될 것이다.

둘째, 계층 교차적 표준을 위해서는 멀티미디어와 모바일을 동시에 이해하는 표준화 기구 또는 표준화 전문가가 필요한데 그것이 어렵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이 커짐에 따라 이러한 전문가나 표준화 기구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계층교차적 설계의 결과로 만일 30%정도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사용자는 30% 싸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며, 서비스 제공자는 자원이 30% 남으므로 좀더 많은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이런 선전문구를 보게 될 것이다. “우리 VOD서버는 30% 싼 통신비로 같은 품질의 비디오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합니다.”

결언

앞서 말한 대로 계층 교차적 표준은 MPEG MMT와 3GPP SA4 IVS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Ericsson, Apple, Fraunhofer, Nokia, Huawei 등 많은 회사들이 같은 전문가 또는 같은 팀 사람들을 두 군데에 동시에 보내고 있다. 이것은 매우 좋은 전략이다. 왜냐하면, 비슷한 목적으로 진행되므로 같은 전문가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이 두 표준화 그룹간 연락편지(liaison) 등 협력관계를 이용하여 표준화 기구내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고, 다른 회사의 전문가와의 교류도 더욱 원활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사정은 이것이 매우 어렵다. 대기업이나, 국책연구소나 모두 업무가 지나치게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MPEG에 참여하는 팀이 3GPP에 참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계층교차적 표준처럼 양쪽에 모두 관련이 있는 표준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가능성을 매우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국가적으로 과제 목표를 정하거나, 인력을 배치하는 구조를 정할 때, 융합이 가능한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 즉, 융합을 위해서는 하나의 융합과제를 위해 인적 구성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나라가 ‘세부 모듈’ 연구/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 조속히 이러한 분리적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 모바일 멀티미디어는 ‘모바일’과 ‘멀티미디어’가 결합된 것이다. ‘모바일’ 따로, ‘멀티미디어’ 따로 연구 개발하는 구조로는 절대로 ‘모바일 멀티미디어’를 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