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연합 통신부문 연구반 17(정보보호) 회의가 2010년 4월 7일부터 16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독일이 각 연구과제(Question)에서 새로운 표준화 워크 아이템을 시작하기 위한 절차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워크 아이템 설정 시작 절차는 지난 2월 표준화자문연구반(TSAG)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안한 권고 최종 승인(consent, determine) 시에 권고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해당 연구과제가 반드시 점검해야 할 체크리스트(check list)와 긴밀하게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본 고에서는 우리나라가 국제전기통신연합 국제표준화 활동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위의 두 가지 제안에 대해 회의에서 논의된 결과를 중심으로 기술하며, 향후 우리의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주요 이슈 및 논쟁사항

이번 연구반 17회의에서 독일이 제안한 절차는 새로운 워크 아이템 신설 시에 이의 승인을 위한 절차를 제시하고, 특히, 원래 제안에는 4개국 이상의 회원(회원국, 섹터회원 등 포함)이 권고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약속하는 경우에만 새로운 워크 아이템으로 시작할 수 있고, 새로운 워크 아이템은 연구반 또는 작업반 플래너리(Plenary) 회의에서 반드시 승인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국은 이 제안이 ITU-T 작업 방법(work method)과 연관되며, WTSA 결의 1의 4.2항에 의거 작업 방법과 연관된다면 이 결정이 다른 연구반의 표준화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표준화자문연구반에서 제안해 먼저 이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한 4개국의 동의가 있어야 새로운 워크 아이템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작업 방법의 변경을 의미하므로 연구반 17 결정사항의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중국 및 시리아가 적극 지지했다.

기나긴 토의 후에 원래 제안한 내용보다 강도가 많이 약화된 타협안이 마련되었고, 이 절차가 연구반 17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절차의 적용이 의무가 아니고 권고사항이고, 새로운 권고안의 설립을 막는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TSB가 새로운 워크 아이템을 공지를 위해 ITU-T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는데 도움을 주는 자료로 활용하며, 12월 연구반 17 회의에 시범적으로 적용해본 후 계속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한, 이를 위한 체크리스트 성격의 템플릿은 개별 연구과제가 새로운 워크 아이템의 생성을 작업반에 보고하기 위한 참고 자료로만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회원이 새로운 워크 아이템을 제안하기 위한 기고서를 제안할 때 이 항목의 내용을 사용할 것을 권유키로 했다. 템플릿의 세부 항목은 다음과 같다.

- 권고 제목/유형, 개발 일정

- 권고 범위/요약

- 기존 권고 또는 개발 중인 권고와의 중복성

- 에디터 명단

- 제안 시점에 이 작업을 진행하는데 동의한 회원(회원국, 센터회원, 참여회원)

- 기고서 없이 긴급하게 설립되는 새로운 워크 아이템의 시급성의 타당한 사유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새로운 워크 아이템이 제안될 때 그 워크 아이템에 참여를 동의하는 회원(member)의 이름을 나열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규 워크 아이템을 제안하고자 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또한 이와 연관해서, 지난 2월 표준화자문연구반 회의에서는 사우디텔레콤의 제안을 바탕으로 권고 품질 향상을 위한 13개 항목의 체크리스트가 개발되었고, 각 연구과제 라포처는 권고 승인 이전에 각 권고에 대해 동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도록 했다. 또한, 이 체크리스트는 에디터 가이드에 포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러한 TSAG의 결정은 연락문서를 통해 연구반 17회의에 전달되었다. ITU-T 권고안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다음과 같다.

- 기술적 정확성(accuracy)이 철저히 검토되었는가?

- 실현 가능한 최소의 옵션으로 기술적 온전성(soundness)을 만족하는가?

- 이미 제정되어 있는 ITU-T 권고의 내용과 중복되지 않는가?

- 권고 본문(normative part)에 사례연구를 포함하지 않고 있는가?

- 예시 목적의 짧은 예제(example) 만이 권고 본문에 포함되어 있는가?

- 에디터 가이드를 준수하고 있는가? (ITU-T 권고 양식 등)

- 가능한 오타가 없고,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는가?

- 새로 정의된 용어가 ITU-T 용어 DB와 충돌되지 않으며 ITU-T 용어위원회의 지침을 따르고 있는가?

- 모든 약어가 올바르게 풀어서 표기되어 있는가?

- 2절(참고문헌)에 언급되어 있는 모든 참고문헌이 권고 본문에 사용되었나?

- 2절에서 정의된 참고문헌이 ITU-T 또는 JTC 1 이외의 표준기구에서 개발된 참고문헌을 인용하고자 경우, 피인용 표준을 생성한 표준기구가 권고 A.5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갖고 이를 입증할 문서가 권고 A.5의 기준을 만족하는가?

- WTSA 결의 1에 따라 적절한 승인 절차를 따르고 있는가?

- 관련 연구반, ITU 타부문, 외부 표준화기구들과의 협력이 적절히 이루어졌는가?

연구반 17의 연구과제는 권고 승인(consent, determine)을 연구반 17 플래너리에 제안한 경우, 각 연구과제에서 위의 체크리스트 만족여부를 검토한 후에 이를 작업반(WP)에 제안했고, 연구과제 회의 보고서에 “권고안 승인을 연구반 17 플래너리에 제안하는 권고에 대해 위에서 언급한 모든 체크리스트(check lists)를 검토했고, 모든 체크리스트가 만족한다”라는 문구를 넣어 작업반 폐막 플래너리에 보고하였다.

향후 추진 전망

이번 연구반 17의 독일 제안은 권고 설정시에 적용되는 “입력 제어”로 볼 수 있고, 지난 2월 표준화자문연구반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은 권고안이 완성될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출력 제어”라고 볼 수 있다. ISO/IEC JTC 1 의 경우와 비교하면, 입력제어의 경우 JTC 1이 더 강하고, 출력제어는 하나 또는 두 회원국이 권고 승인을 막을 수 있으므로 ITU-T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두 방식마다 고유의 장단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일부 유럽 회원국을 중심으로 ITU-T 신규 표준화 추진시 입력 제어뿐만 아니고 권고안 채택시 출력 제어를 점점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예측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제표준전문가는 최근의 이러한 움직임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현재 합의된 입력 제어는 연구반 17에만 적용되지만,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제안을 표준화자문연구반 회의에 제안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입장을 고려한 적절한 대응 방안의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