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통신의 융합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 중에서 좀 오래된 것이 ITS라는 것으로 이는 Intelligent Transport System의 약어로서 전반적인 운송 전달 체제의 지능화를 의미하고 있다. 그 다음에 많이 쓰였던 용어로는 Telematics라는 것이 있다. 사실 이 용어는 전기통신과 정보가 만나던 1970년대 정보통신 서비스와 시스템을 지칭하기 위해 고안되었던 용어였으나, 어느 날 보니 자동차와 통신의 융합 모형에 사용되고 있었다. 아마도 이는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정보통신 서비스의 필요성을 예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최근 사용되고 있는 용어로 Networked Car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모바일 통신의 발전에 힘입어 자동차를 움직이는 통신 시스템의 하나로써 보려고 하는 시도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와 같이 동일한 목표에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이름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주제가 최근 중요한 주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러한 활동 중에 정보통신의 글로벌 표준을 담당하고 있는 ITU-T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있는 행사가 Fully Networked Car라고 하는 워크샵이다. 이는 매년 세계 5대 자동차 쇼 중에 하나인 스위스 제네바 자동차 쇼와 더불어 열리는 행사로, 금년에는 3월 3~4일까지 2일에 걸쳐서 제네바에서 개최되었다. 이에 본 고에서는 이번 FNC-2010 워크샵에서 논의된 내용 중 표준화 분야에 대한 결과를 정리하였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자동차 관련 표준화 현황

이번 FNC-2010 워크샵의 세션 중 세션4에서 자동차/통신 융합관련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서 표준화 현황 및 이슈 등에 대해서 발표하고 토론이 있었다. 이를 간략히 정리해 보면 ITU-T에서는 멀티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는 SG16에서 VGP(Vehicle Gateway Platform)에 관한 활동을 근간으로 멀티미디어 중심의 표준화 현황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SG13에서는 NGN에서 자동차 관련 통신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권고(안) Y.2281의 최근 작업 현황을 소개하였다. 이와 더불어 ETSI에서는 현재 EC의 ITS Action Plan의 하나로 ETSI에서 ITS관련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소개하고 또한 현재 벤츠, 아우디, BMW 등 유럽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로 구성되어 있는 “CAR 2 CAR Communication Consortium”과의 협력을 통한 표준 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ISO 쪽에서는 TC 204와 TC69에서 각각의 표준화 동향을 보고하였다. 특히 그동안 ITS관련 표준화 추진의 근간을 이루어 왔던 TC 204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고 또한 2010년 9개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행될 예정임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TC69에서는 전기 자동차를 근간으로 하여 전기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전기 에너지와 관련 스마트 그리드 관점에서의 표준화 활동에 관한 소개가 있었다.

표준화의 영향에 대한 평가

이번 워크샵의 표준화 세션 중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에 하나는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 표준화의 영향에 대한 일부 연구 사례가 소개된 것이었다. 이는 ISO의 표준화 영향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그룹에서 수행한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서 표준화의 영향을 실감할 수 있게 한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ISO에서는 표준화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평가 방법을 정리하여 이를 2007년 ISO Focus 지에 보고서 형태로 발간한 바 있다. 이번 워크샵에서는 본 내용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와 더불어 이를 자동차 산업에 적용하였을 때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였다. 본 연구를 위하여 5개의 관련 그룹들이(생산자, 공급자, 판매자, 서비스 제공자 그리고 연합 등) 참여하였으며 회사 유형에 따라서 표준화가 미치는 정도를 구분하여 정리하여 적용하였다. 이를 정리한 결과를 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그림 1> 자동차 산업 분야별 표준화 영향 정도

이상과 같은 유형 구분을 표준화의 경제 분석 방법에 적용한 결과 자동차 산업에 표준화가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1.24~1.77% 정도가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전체 자동차 산업에 적용시키는 경우 그 규모는 280~555억 US$ 정도가 되는 것으로 발표자는 보고하여 표준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하였다.

이번 FNC 2010 워크샵을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것 중에 하나는 이제는 융합과 관련된 표준화가 중요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의 특성도 있고 또한 개인적 관심도 많아서 자동차와 통신과의 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 적지 않은 곳을 찾아 다니면서 발표도 하고 주장도 하였었으나 작년까지만 하여도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 FNC 2010에서는 거의 모든 발표자들이 이의 필요성에 대해서 긍정적 의견을 제시하여 행사 끝 부분에는 ISO, IEC, ETSI 그리고 ITU-T가 함께하는 글로벌 표준화 그룹 구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정도였었다. 본 행사가 워크샵이라 구체적인 진행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이의 가능성은 관련 표준화 기구 관계자들을 통해서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