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에너지 부족, 에너지 생산 비용 증가, 환경문제 등으로 인하여 친환경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를 위한 대책으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8월 말, 지그비 연합(ZigBee Alliance)에서는 홈플러그 전력선 연합(HomePlug Powerline Alliance)의 전력회사들과 함께 현존하는 지그비 스마트 에너지 응용 프로파일이 홈플러그 통신망 상에서 동작하도록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그비 스마트 에너지 장비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있도록 본질적인 IP 지원을 위한 표준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지그비 스마트 에너지는 유틸리티 회사와 정교한 자동온도 조절 장치, 가전제품 같은 일반 가정 기기간의 무선 통신을 실현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좀 더 정확하게 에너지 소비를 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에너지 효율을 개선시킨다.

현재 표준화 연구 중인 지그비 IP 기술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먼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ON World의 보고에 따르면 스마트 그리드 구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개방형 아키텍처를 위해서는 IP 적용으로 귀결되고 있으며, 이미 시스코, GE, 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스마트 그리드 사업을 추진하면서 IP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미국 국립표준기술원)는 스마트 그리드 연구를 위해 14가지의 작업 우선순위를 정했는데, 그 중에서도 최우선순위가 ‘스마트 그리드를 위한 IP 기술’이라는 것은 IP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지그비에 IP 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한 움직임

Arch Rock사는 2008년에 IP 통신망 위에 지그비 응용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CAP(Compact Application Protocol)를 출시했다. IP 센싱 통신망과 관련 툴을 판매하는 이 기업은 IP를 지원하는 최저 센서 통신망을 위해 웹 기술을 이용하고자 지그비를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했으며, 2008년 6월, 센서 엑스포(Sensor Expo)에서 초기 버전을 시연했다. 그 후 10월 초에 CAP의 상세 기술 초안을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에 제출했다. 이 기술은 IP 센서 노드의 스택이 50Kbytes 이하만 필요하며, 지그비 응용 프로토콜 정보를 사용자 데이터그램 프로토콜(UDP) 패킷에 포함시키고 지그비 통신망 주소가 아닌 IP 주소와 포트를 사용하여 통신하는 것을 주 골자로 한다.

Ember사는 2008년 11월 28일 CalAmp사와 지그비와 IP 기반 무선 네트워크가 다양한 스마트 그리드 응용에 활용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두 회사는 EM250 지그비 시스템온칩(SoC)과 EmberZNet 프로 지그비 네트워킹 소프트웨어를 새로운 WiMetry™ IP 기반 무선 통신 플랫폼에 통합시켰다. 이는 수요 반응 관리, 피크 수요 축소, 고도화된 미터 인프라 응용 등 스마트 그리드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지그비 IP 스택 국제 표준화 동향

현재 지그비는 스마트 그리드의 일부로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고, 국제전기위원회(IEC)에서 이미 승인을 받은 상태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마트 그리드 장비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IP 기술의 본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그비 연합에서 제시한 지그비 IP 스택 아키텍처는 다음 <그림 1>과 같다.

<그림 1> 지그비 IP 아키텍처

OSI 7계층과 제시된 지그비 IP 아키텍처는 일치하지 않으며, 애매모호한 경계선상을 이루고 있다.

- 링크 계층(Link Layer): 기존 지그비 기술과 같이 IEEE 802.15.4-2006 PHY와 MAC(Task Group 4e에서 제안한 확장 기능 포함)를 채택하고 있다.

- 적응 계층(Adaptation Layer): IP 버전 6(RFC 2460)와 UDP 헤더들을 위한 헤더 압축(Header Compression), 최대 MAC 페이로드 초과된 IPv6 패킷의 단편화(Fragmentation)와 재조립(Reassembly), 네트워크 인증(Authentication)과 접근 제어(Access Control) 기술들을 지원한다.

- 네트워크 계층(Network Layer): IP 버전 6, ICMP(Internet Control Message Protocol, 인터넷 제어 메시지 프로토콜) 버전 6, 이동 IP망에서 인근 링크의 데이터 연결 계층 주소를 탐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ND(Neighbor Discovery), 경로를 설정하는 라우팅, 브로드캐스트와 멀티캐스트 능력 등을 지원한다.

- 전송 계층(Transport Layer): 현재 UDP에 대해선 채택이 된 상태이지만, TCP는 채택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 기반 서비스 계층(Infrastructure Service Layer): 키 관리를 포함한 응용 레벨 보안, 장비와 서비스 검색, 기존 ZDO(지그비 디바이스 오브젝트)/ZCL(지그비 클러스터 라이브러리) 기반 응용을 위한 적응(Adaptation), 추가적인 신뢰성(Reliability) 메커니즘, 커미셔닝(Commissioning), 토큰 처리된(Tokenized) XML, 임베디드 웹 서비스 등과 같은 기술 기반 응용 프로토콜 서비스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그비 IP 스택 버전 1.0을 위해 앞으로의 지그비 연합 계획은 올해 12월에 규격서를 완성하고, 2010년 1월에서 6월까지 상호 테스트 작업을 수행한 후, 같은 해 12월까지 인증 테스트 작업을 완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존 지그비/지그비 프로, 지그비 IP 간 호환성 문제 및 전망

<그림 1>의 아키텍처에서 알 수 있듯이 지그비 IP는 기존 지그비/지그비 프로와 무선 통신으로 직접 통신이 불가능하며, 최초 버전은 이를 배제하고 있다. 비록, 지그비 IP 스택 최 상단에 ZCL과 ZDO를 둠으로써 기존 응용 서비스 지원으로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기존 지그비 기술과 통신이 불가능한 것은 지그비 기술 개발에 대한 중복 투자가 발생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지그비 연합은 스마트 에너지 버전 2.0을 위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를 제시했으며, 이를 중계기처럼 놓고 지그비/지그비 프로 네트워크와 지그비 IP 간 통신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게다가 생활 가전제품 간의 양방향 통신 및 원격 제어 기능에 대한 규격인 지그비 RF4CE(Radio Frequency For Consumer Electronics)도 있어, 지그비 버전 간 호환성이 잘 안 되는 문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지그비 연합은 특별한 시장 영역의 요구 조건에 따라 각 지그비 버전을 커스터마이즈하여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요구에 따라 지그비 기술은 점점 다양화 되고, 적용 분야의 범위는 커지고 있으나 버전 간 호환성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 규모에 맞게 지그비 버전 간 호환성이 개선된다면, 더 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