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R(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은 국제 주파수 분배, 위성 궤도 및 전파통신분야의 표준화 국제기구로서 6개 Study Group 중에서 SG 6는 방송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SG 6는 방송 신호의 촬영, 편집, 전송, 녹화 및 품질평가 전반에 걸쳐서 표준화하고 있고, 각 분야별로 3개의 작업반(Working Party)을 두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09년도 하반기 회의는 11월 2일부터 11월 17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으며, 우리나라는 AT-DMB 관련 1건, 화질평가 관련 8건, 음질평가 관련 1건 및 칼라리메트리(colorimetry) 관련 1건, 콘텐츠 보호와 관련된 1건의 기고를 제출하였다.

논의 경과 및 주요 쟁점

WP 6A는 지상파 전송 작업반으로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이슈는 전력선통신으로부터 방송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값 마련이었다. 방송을 보호하고자 하는 유럽 입장과 전력선통신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일본 및 미국의 입장이 상충됨에 따라 지난 몇 년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던 사항으로, 이번 회의에서도 결국 합의점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 회의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다.

옥외방송에 필요한 ENG(Electronic News Gathering; 방송중계)용 장비에는 무선 마이크부터 무선 카메라, 프로그램 중계기가 포함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ENG용 주파수를 검토하자는 것이 WRC-12 의제 중의 하나로써, SG 6에서는 공통 주파수 검토를 위한 보고서와 신규 권고를 개발 중이다. 이번 회의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브라질, 러시아, 일본이 자국의 현황 및 선호 주파수대역에 대한 기고를 제출함에 따라 이를 반영하여 무선마이크와 후보대역에 관한 2개의 신규권고안을 SG 6에 상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시리아가 후보대역 결정 권한은 WP 5C 소관이므로 5C에 연락문서를 보내어 검토의견을 받은 후 권고로 개발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다음 회의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무선마이크용 권고안과 일본의 ENG 시스템 규격을 추가한 보고서 BT. 2069 개정안은 SG 6에 상정하기로 하였다.

지난 회의에 유럽 DTV 시스템의 2세대 방식인 DVB-T2의 표준화를 위한 작업문서가 개발됨에 따라 이번 회의에 우리나라는 AT-DMB의 전송규격을 2세대 DTV 시스템의 작업문서에 추가할 것을 기고하였다. 이에 대해 일본이 멀티미디어인 AT-DMB가 2세대 DTV 시스템으로서 표준화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T-DMB의 표준화 문서인 권고 BT.1833이나 T-DMB의 모체가 된 디지털 라디오 표준인 권고 BS.1114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권고 BT.1833에는 전송규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권고 BS.1114는 라디오 시스템에 관한 권고이므로 비디오가 타깃인 AT-DMB를 라디오 규격으로 국한하여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하였다. 소그룹 논의 결과, 브라질이 멀티미디어의 2세대 시스템을 위한 새로운 권고로 개발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우리 기고를 토대로 작업문서로 작성하고 다음 회의에 좀 더 논의하기로 하였다.

한편 이탈리아가 중파 및 FM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대비하여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 수신이 가능한 수신기를 개발하도록 제조사에 촉구하는 기고를 제출함에 따라 이러한 문구를 추가하여 권고 BS.1514를 개정하였다. DRM+가 2009년 8월에 ETSI 표준으로 승인됨에 따라 이 규격을 기존 ITU-R 권고에 추가하자고 제안한 이탈리아의 기고는 권고 BS.1114 개정안으로 작성하여 SG 6에 상정하였다. EBU가 DRM 시스템에서 기존의 10kHz 대역폭보다 광대역인 18kHz과 20 kHz까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보호비를 개발하여 이를 권고 BS.1615에 추가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개정초안을 작성하였다. 또한 NABA(North American Broadcasters Association)와 CBS(Columbia Broadcasting System)의 기고에 따라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자막방송을 위해 디지털 라디오와 아날로그 FM에 대한 요구사항을 명시한 신규 권고 초안을 작성하였고, 아날로그 FM 방송의 부가서비스인 RDS (Radio Digital System)의 2세대 표준이 IEC에서 2009년 8월 승인됨에 따라, 이탈리아 제안을 반영하여 권고 BS.643을 개정하도록 초안을 작성하여 다음 회의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다.

WP 6B는 방송신호 형식을 연구하는 작업반인데, 이번 회의에서는 이동 멀티미디어에 관해 주요논의가 이루어졌다. 일본이 디지털 라디오인 ISDB-TSB를 비디오규격까지 확대하도록 기고하였고 프랑스가 위성(DVB-S2)과 지상망(DVB-H)를 결합한 DVB-SH 규격을 제안함과 동시에 T-DMB에 대해서도 전송모드와 오디오 압축방식을 추가하고 아울러 AT-DMB까지 포함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프랑스에서 제안한 내용 중에 AT-DMB에 대한 비디오 규격이 누락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회의 중에 보완자료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나, 호주가 우리나라 제출 자료가 공식 기고문으로 제안된 것이 아니라고 추가하는 것에 반대를 표시하였다. 따라서 보고서는 일본과 프랑스의 기고를 반영하여 개정안을 SG 6에 상정하되, 권고는 다음 회의에 우리나라의 공식 기고문을 접수하여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방송신호를 재배포하는 것을 제어하는 신호 삽입 기술인 PPI (Program Protection Information)에 관하여 국내 표준화동향을 소개하고 국내 표준을 기존 보고서 BT.2070에 추가할 것을 기고하였고 이를 보고서 BT.2070의 새로운 참고자료(Appendix)로서 추가하여 SG 6에 상정하게 되었고 SG 6에서 승인되어 곧 개정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WP 6C는 방송제작 및 품질평가 작업반으로서 화질평가와 음질평가 표준화를 수행하고 있다. 객관적인 화질 평가기술에 대해 우리나라는 지난 회의에 일본의 반대로 표준안으로 진행되지 못한 우리가 제출한 권고안을 비롯하여 이번 회의에 8건의 기고문을 제출하였다. 지난 회의에 일본은 기술적인 내용을 기술하는 대신에 관련된 ITU-T 권고명만 언급하자는 주장이었고 우리나라는 ITU-T 권고와의 의존성을 제거하고 권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논의 결과, 일본이 우리나라 방식만 들어 있는 권고안은 우리 안대로 진행하고 다른 나라 방식까지 포함된 권고안은 일본 제안대로 ITU-T 권고명을 인용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SG 6에 상정하였다. 멀티채널 음질 평가 기술의 표준화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나라가 멀티채널 평가방법에 대해 2006년에 기고하여 현재 독일 및 미국 시스템과 표준화 경합 중인데, 이번 회의에는 우리나라의 기고에 따라 성능검증용 데이터 수집으로 인하여 지연된 표준화 일정을 조정하기로 하였다. UHDTV (Ultra High Definition TV)용 컬러리메트리 표준화와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지난 회의에 제출한 내용을 개선하여 부호화기술까지 포함된 초고화질 TV용 컬러 시스템을 기고하였고 일본 또한 초고화질 TV용 칼라시스템을 기고하였는데 두 제안의 삼원색에서 blue는 일치하나 red와 green에 약간 차이가 있다. 소그룹 의장인 일본이 임의대로 일본의 삼원색 위치로 통일하여 문서를 작성하였으나, 우리나라가 반대함에 따라 현 단계에서는 하나의 작업문서로 통합하되 양 측의 제안을 모두 기술하여 다음 회의에 계속 논의하기로 하였다. 기타사항으로서 방송에서 3DTV용 비디오를 위한 요구사항에 대한 신규 보고서와 실감 음질을 위해 22.2 채널이 가능한 멀티채널 기술에 대한 신규 보고서 BS.[MCST]를 개발하였고 이들은 SG 6에 상정되어 최종 승인되었다.

국제 표준화 회의 결정사항 및 추진계획

다수의 권고와 보고서의 제ㆍ개정이 결정되었으며, 주요 사항으로서는 DTV-T2 시스템 및 무선마이크에 대한 권고 개정이 결정되었다. 또한 이동멀티미디어방송에 관한 보고서와 PPI 관련 보고서가 개정되었으며 3DTV와 실감음질을 위한 신규 보고서가 승인되었다.

차기 회의에서는 AT-DMB 표준화를 위해 WP 6B에 기고문을 제출할 예정이고, UHDTV용 칼라리메트리 표준화를 위하여 일본 제안방식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초고화질용 칼라리메트리는 디스플레이 및 카메라 제조업체에 미치는 산업적 효과가 큰 만큼 면밀한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국내표준화 활동에의 제언

ITU-R 권고가 방송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좀 더 많은 전문가의 대응활동이 필요하며, 특히 방송사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번에 MBC에서 국내 PPI 표준을 기고하여 관련 보고서를 개정하는 성과를 이루었으므로 향후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