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2단계 IPTV 표준화 움직임

개인용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촉발된 정보 서비스의 폭발적인 진화와 확산에 버금가는 변혁을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장에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IPTV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기 시작하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다양한 표준화 활동이 여러 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IPTV 표준화를 시작하면서 수 백 여 항에 이르는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요구 사항들을 도출하여 세계적인 표준화 흐름을 주도하였던, 미국 통신사 및 통신 장비 업체 주도의 ATIS IIF(Alliance for Telecommunications Industry Solutions IPTV Interoperability Forum)를 비롯하여, 그간의 디지털 방송 관련 표준화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내 관련 업계의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DVB, 그리고 유럽과의 통신 장비 업체들과 통신사들이 주도가 되어 가전 업계와 함께 결성한 OIF(Open IPTV Forum) 등이 각각 다양한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2008년부터 본격화되어 현재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이들 단체의 표준화 활동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2009년 초를 전후까지의 1단계에서 이들 단체의 표준화 활동은 주로 통신사 주도의 수직적 결합에 의해 제공되는 전용망(Managed Network) 가입자 기반의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표준화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표준에서는 주로 기존의 디지털 방송에서 제공되는 MPEG-2 TS(Transport Stream) 기반의 서비스를 IP 전송망을 이용하여 전달하고 관리하기 위한 기본적인 end-to-end 시스템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었다. 반면, 2009년 중반부터 시작된 2단계 표준화 활동은 IPTV 서비스를 전용망이 아닌 일반 인터넷 망(Unmanged Network)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방형 IPTV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개방형 IPTV 서비스에 대한 표준화에는 앞서 언급한 단체들 외에 Focus Group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광범위한 IPTV 표준화의 기반을 마련했던 ITU-T가 본격적인 표준 개발을 위해 구성한 일종의 Task Force 조직인 IPTV GSI(Global Standards Initiative)와 최근 유럽의 지상파 방송사들과 셋톱 박스 공급 업체들로 구성되어 표준화를 시작한 HbbTV(Hybrid Broadcast Broadband Television) 포럼 등도 가세하고 있으며, MPEG 역시 이 분야의 표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응용 서비스 표준을 개발하기 보다는 개별 요소 기술의 표준화를 담당하는 특성상 IPTV 표준에는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고 있던 MPEG은 2008년 중반부터 개방형 IPTV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포맷과 프로토콜을 표준화의 범위로 하고 이 분야의 표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MPEG은 이 분야의 광범위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는 ITU-T SG 16과 공동 표준을 제정하기로 하고, 2009년 중반까지 다수의 공동 회의 및 워크샵을 개최하였으며, 2009년 10월말에 개최된 MPEG 회의에서 기본적인 표준의 방향과 요구 사항 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표준 제정 작업을 시작하였다.

자유로운 서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표준 제정이 목표

MPEG과 ITU-T SG 16이 공동으로 개발할 표준의 명칭은 'Advanced IPTV Terminal'로 결정되었다. 이는 MPEG이 개발한 최신의 멀티미디어 기술들을 이용하여 현재까지 표준화된 IPTV에 비해 훨씬 진화된 IPTV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단말 표준을 개발해보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술적으로는 콘텐츠 제공자와 최종 소비자 사이의 서비스 구성이 정형화된 틀에 의해 제한된 참여자들에 의해 구성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다양한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결합에 의해 손쉽게 새로운 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한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즉, '인증된 제3자에 의해서 특정한 허가 절차 없이, 공포된 표준이나 공개 소프트웨어 구현 사례를 통해 알려진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는 단말이나 서비스로 타 단말이나 서비스와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필요에 따라서, 서비스 사업자 혹은 제3의 인증 기관을 통해서 구현 결과물이나 서비스가 인증되어야만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을지라도 구현이나 서비스 개발에는 공개된 표준이나 소프트웨어만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서비스 사업자나 이해 당사자의 직접적인 허가가 필요 없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오늘날 인터넷 서비스가 공개된 표준에 의해 구현됨으로써 관련된 표준에 대한 지식과 구현 능력만 있다면 어느 누구든 기존 서비스 사업자나 이해 당사자의 직접적인 허가가 필요 없이 자신이 가진 새로운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는 것처럼 자유롭게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IPTV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표준의 주 목표인 것이다.

자유로운 서비스 구성이 가능한 표준 플랫폼을 표준화하기 위해서 MPEG에서는 향후 IPTV 서비스를 구성하는 핵심이 될 서비스 구성 요소를 나열하고 신규 서비스 구성을 위해 이들 구성 요소 간의 자유로운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토콜을 표준화하고자 할 계획이다. 즉, 기존의 IPTV 서비스 표준들이 콘텐츠 제공자, 서비스 제공자, 네트워크 제공자, 그리고 서비스 사용자로 이어지는 단순한 가치 사슬에 기반한 표준화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MPEG에서는 <그림 1>과 같이 콘텐츠 제공자와 최종 소비자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참여자들이 존재하는 에코시스템을 기반으로 표준을 개발하기로 하였다.

<그림 1> AIT 에코 시스템

여기에 나열된 각각의 서비스 구성 요소는 서비스를 구성하는 가장 최소 단위의 기능으로 실제 서비스 구현 시에는 그림 2에 나타난 것처럼 여러 요소를 묶어서 한 사업자가 제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림 2> AIT 에코 시스템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 사업자 구성의 예

2011년 중반 표준 완성 예정

중국 시안에서 개최된 2009년 10월 MPEG 회의에서 표준의 제정 방향과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음과 같은 향후 표준화 일정도 가시화되었다. 이 일정은 2010년 1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되는 차기 MPEG 회의 직전에 개최될 MPEG과 ITU-T SG 16 간의 임시 공동 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IPTV 서비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의 방송 서비스 시장의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산업적인 파급 효과 역시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PTV 관련 표준화 단체들이 모두 개방형 IPTV 서비스라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이들 표준화 단체들이 자체적으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여 표준화할 수 있는 여력은 없는 만큼 이 분야의 두 표준화 기관이 공동으로 표준을 제정하는 이 활동은 향후 타 표준화 단체들의 표준화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많은 기관들이 참여하여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조기 상용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