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네트워크에는 전통적으로 가장 신뢰성이 높은 SDH/SONET 기술이 사용되었고, 최근에는 ITU-T의 광전달계층인 OTN기술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SDH/SONET과 OTN 기술은 회선기반의 기술로서 안정되고 신뢰도가 높은 망과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장비와 포설 비용이 높고, 유동적 인터넷 서비스 요구에 최적화된 망 대역폭을 제공하기 어렵고, 망 운영이 인터넷망과 분리되어 운용비용의 절감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특히 4년에 10배씩 증가하는 인터넷 트래픽을 고려할 때, SDH/SONET 또는 OTN 망을 10배, 100배 더 포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해결책이라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한편, 이더넷 망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당초 사무실이나 빌딩의 망을 구축하는 데 사용되어 왔던 LAN(Local Area Network) 기술이 대도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MAN(Metro Area Network)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진화는 사업자이더넷(Carrier Ethernet) 기술과 10G/40G/100G 이더넷 전송 기술 등의 새로운 핵심기술의 도입에 의해 가능해지고 있다. 사업자이더넷 기술은 이더넷 망의 운용 보수 관리(OAM - Operations, Administration, and Maintenance), 장애 보호 절체 기능으로 신뢰성을 제공하고, PBB(Provider Backbone Bridge)/PBB-TE(Provider Backbone Bridge-Traffic Engineering) 기술로 이더넷 확장성과 관리성을 제공하며, 메트로 이더넷 포럼(MEF)에서 정의하는 다양한 기능의 이더넷 서비스의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망 신뢰성를 확보하기 위하여 사업자 이더넷 망은 기존의 SDH/SONET 광전송 선로를 기반으로 포설되고 있어 이더넷의 장점인 패킷망의 효율성과 비동기이더넷 링크의 경제성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더넷 고유 기술로 망 신뢰성을 갖춘 새로운 솔루션은 없는가?

최근 ITU-T에서 제정 공표한 이더넷 링 보호 표준인 G.8032 권고는 순수 이더넷으로 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SDH/SONET 망 수준의 신뢰성을 가지는 망 운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망은 저가인 이더넷 물리계층으로 SDH/SONET 물리계층을 대체하고, 곧바로 이더넷 또는 IP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패킷서비스 중심의 사업자 망에서 큰 비용절감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기존에 가설된 전송망의 상당 부분이 링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저비용의 이더넷 기반의 스위치로 고신뢰성을 가지는 패킷 기반의 링 네트워크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이 공표된 G.8032 표준은 이러한 비용절감의 장점을 최대로 살리기 위해 현재 시장에서 사용되는 IEEE 802.1과 IEEE 802.3 표준 칩과 그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기술을 권고하고 있어 새로운 물리계층 칩세트를 사용해야 하는 IEEE 802.17 RPR(Resilient Packet Ring) 보다 훨씬 큰 시장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7월에 공표된 ITU-T의 G.8032 버전1은 이더넷 링 보호절체의 기본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그림은 이러한 이더넷 링 보호절체의 동작 원리를 시나리오로써 설명하고 있다. 그림의 상태 1번은 정상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더넷의 전달규칙 중의 하나인 루프 없는 망을 이루기 위해 논리적인 폐색이 노드 A에 지정되어 있다. 이때 이러한 정상상태를 알리는 보호절체 메시지가 링에 알려지게 된다. 상태 2번은 노드 C와 D 사이에 장애가 발생한 상황을 보이고 있고, 상태 3번은 장애를 발견한 노드 C와 D가 장애가 있는 포트를 폐색하고 이를 알리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이때 이 장애메시지를 받은 다른 노드는 정상상태에서 알려진 망전달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노드를 지나는 패킷의 발신주소와 이것이 유입된 포트를 기억함으로써 새로운 망전달정보를 학습하게 된다. 상태 4번은 장애메시지가 루프방지를 하고 있던 노드에 도달하게 되면, 폐색을 제거하고 가지고 있던 망전달정보를 모두 삭제하여 링보호절체 동작을 완료하게 된다. 이러한 동작이 50 ms 이내에 이루어지게 되어 SDH/SONET 수준의 보호절체가 이루어지게 된다.

장애가 복구되면 장애 복구 메시지가 노드 C와 D에서 전송되어 일정 시간 후 A 노드가 다시 루프방지 폐색을 이루어 정상 상태로 복원하게 되고, 정상상태 메시지가 노드 C와 D에 이르게 되면, 노드 C와 D가 폐색을 제거하여 링의 복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2009년 7월에 공표된 G.8032 버전1 추가개정버전은 복수의 이더넷 링이 상호연결 되었을 경우 링보호절체 방법을 규정하여 상업용 사업자망을 이더넷 링으로 구성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하였다. 

표준화 진행현황 및 결언

현재 2009년 10월 ITU-T SG15 총회에서 G.8032 제 2 버전을 승인하기 위한 표준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제 2 버전에서는 망운영자에게 필요한 스위치 명령체계를 정의하고, 다중링 기능을 확장하도록 보완 완성하게 된다.

이 분야에서 국내의 KAIST/ETRI/Actus Networks 팀이 Nortel, NSN, NTT, ZTE, Huawei, Alcatel-Lucent 등과 함께 연구반의 리더로서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고, 다수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기 시작하여, 해외 열강에 밀리던 BcN 관련 장비규격 국제표준화 분야에 있어서 고무적이고 이례적인 산학연 연구개발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BcN 분야 국내 장비사업자의 해외 진출과 리더십의 확보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BT, NTT 등의 주요 사업자가 이미 이더넷 링 보호절체 표준의 사업자망 응용을 위한 시험망 연구를 계획 또는 진행하고 있고, 메트로망, 엑세스망, 이동통신 백홀망의 SDH/SONET과 OTN의 대체가 기대되어, 빠른 시장 확산이 예상된다. 이에 최근 표준화가 진행되는 PBB/TE와 MPLS-TP 기술과 함께 수조 원 규모의 패킷전달망 시장을 형성하는 하나의 주요 핵심 기술로 발전하고 있어, 국내 표준화 전문가 팀의 전략적이고 성공적인 국제 표준 개발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