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비디오 코덱은 참으로 종류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쓰이는 비디오 코덱을 손꼽으라면 당연히 DVD와 HDTV에서 쓰이는 MPEG-2 Video와 Mobile기기와 DMB에서 쓰이는 MPEG-4 AVC/H.264일 것이다. MPEG-2의 경우는 이제 최고의 정점에 올라선 비디오 코덱이라 느껴진다. 높은 로열티를 지불함에서 불구하고, 업계 전반에서 이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방송에서까지 사용되고 있으니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디오 코덱의 위치를 굳건하게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널리 사용되는 비디오 코덱 기술인 MPEG-4 AVC/H.264의 경우는, 이제 떠오르는 누구도 막을 자가 없을 것처럼 승승장구를 하는 코덱처럼 여겨진다.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보다 널리 사용되어야 할 코덱이므로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로열티를 책정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보급된다고 하면 곧 MPEG-2 못지 않은 높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비디오 코덱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코덱은, 서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지만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VCEG과 MPEG이라는 두 막강한 국제 표준화 단체에서 상호 협력하여 공동으로 표준화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비단 이유가 공동으로 했다는 이유 하나만은 아니겠지만, 현재 두 코덱의 모습은 상당히 업계 전반에서 사용되는 성공적인 결실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 만하다. 이와 같은 공동의 노력, 즉 여러 전문가들이 능력을 하나로 집중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결실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이는 우리 주변에 흘러 넘쳐나는 다양한 미디어의 종류나 품질을 보면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새로운 시작은 런던에서부터

지난 6월, 제 89차 MPEG 회의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었다. MPEG 내의 많은 분야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차세대 비디오 코덱인 HVC(High-performance Vidoe Coding)/NGVC(Next Generation Video Coding)에 대한 논의였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제 88차 Maui 회의에서도 논의되었던 것처럼, 서로 다른 Project Name을 할당하여 독자적으로 표준 개발을 해왔던 것을 같을 같은 Project Name을 할당하며 서로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논의에 많은 전문가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이유는, 물론, HVC/NGVC라는 주제가 갖는 관심도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더욱 흥미를 유발시켰던 것은 과거 두 번의 공동 표준화 방법과는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과 소문을 확인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참고적으로 과거 MPEG-2 시절의 공동 표준화는, 공동협력팀이 MPEG  Video Group의 Subgroup 형태였으며, MPEG-4 AVC/H.264 시절에는 JVT라는 이름을 갖고 독립된 Group 형태였었다.

공동 표준화 제3막 1장

MPEG과 VCEG의 공동 표준화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두 기관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비디오 코덱의 표준이 상당히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으며, 두 기관의 회원국/회원기관들의 요청을 통해서이다. 사실 어떠한 Group이고 어떠한 형태인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실질적인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을 비디오 코덱의 모습이 더 중요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 표준은 엄격한 룰에 의해서 제정이 되기 때문에 어떠한 룰을 따를 것인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일례로 MPEG의 경우는 표준을 삼기 위한 전단계로 Core Experiment(이하 CE)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CE는 MPEG에서는 아무나 참여를 할 수 없는 Closed로 진행되는 반면, VCEG에서는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Open된 형태를 갖는 것과 동시에 채택의 전단계가 아닌 기술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한 실험이라 여긴다. 이런 문화적 차이를 없애기 위한 방법론으로 두 기관의 협력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했으나, 역시나 회의기간 내에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현재까지 얻어진 결론으로는,

 1. MPEG-4 AVC/H.264보다 고성능의 비디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함인 표준화 목표

 2. HVC 또는 EVC라는 Project Name의 후보 명칭과 Project Name 뒤에 CT(Collaboration Team)를 붙이게 되는 협력팀의 명칭

 3. 두 기관에서 각각 1명씩 총 2명을 선출하게 되는 협력팀장

 4. 양 기관에서 공동으로 적용되는 지적재산권 정책을 사용

 5. 기타 제안서에 관련된 사항들과 회의에 관련된 사항은 기존과 유사

위의 결론들은 별달리 큰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사실은 다른 민감한 사항들은 너무나 많은 논쟁으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론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HVC/NGVC는 언제까지 표준화를 끝마칠 것인가의 Timeline의 문제인데, 지금 추측되는 결론으로는 2012년~2013년이 될 것이라는 예상치만 존재한다. 또한 목표로 삼고 있는 압축율에 대한 부분은 MPEG-4 AVC/H.264의 High Profile과 대비해서

 1. 25% 압축효율 향상 - 이 경우 50%의 복잡도 개선

 2. 50% 압축효율 향상 - 이 경우 최고 3배의 복잡도 향상까지 허용

이라는 상당히 거대하고도 비약적인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위의 말은 수치적으로만 놓고 보면, 현재 저장되어 있는 동영상 파일의 용량을 3/4크기로 줄여주는 동시에 현재의 프로세서로 동시시청 가능 동영상 수를 2배로 늘릴 수 있도록 복잡도를 대폭 낮추겠다는 의미이다. 물론 목표치인 동시에 순수한 비디오 코덱에만 국한된 이야기이긴 하나, 얼마나 비약적인 기술의 발달을 도모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아쉽게도 HVC/NGVC는 초고해상도를 목표로 삼고 있으므로 PC나 TV와 같은 제품이나 PMP나 핸드폰에서 사용되려면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작은 반이다.

앞에서 간단하게 새로운 협력팀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살펴보았으나, 여전히 보완되고 논의되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에서와 같이 아직 채워지지 못한 부분은 기술적인 논의가 아닌 정책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두 기관이 한발씩 물러나는 형태로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제 시작되어야 할 것은 과거의 두 번의 협력 경험을 비춰볼 때, 이번 협력을 통한 결과물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비디오 표준 기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세계적으로도 IT강국으로 통하는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정책적인 지원과 많은 전문가들의 참여가 무엇보다도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