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비디오 표준화의 가장 큰 이슈는 초고해상도를 지원하는 비디오 코덱인 HVC(High-performance Video Coding)이다. 기존의 비디오 표준의 경우, 고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고해상도에 특화된 요소 기술이 도입되지는 않았다. 이는 표준화 과정에서 사용된 테스트 영상의 해상도를 통해서 알 수가 있다. 국제 표준의 경우, 표준화 시작단계에서부터 사용될 분야나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정의를 사전에 합의하고 시행되기 때문에 명확한 표준의 사용처에 대한 사전조사가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존의 표준기술이 부적합함이 아니라 보다 초고해상도 영상을 위한 더 고성능, 고효율 기술의 채택을 위한 새로운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JVT? VCEG? MPEG?

현재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는 비디오 표준 기술은 MPEG-4 AVC/H.264이다. 복잡한 명칭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AVC/H.264는 두 기관의 공통 표준화 노력을 통해 개발되었다. 두 기관이란 ITU-T SG16 VCEG(Video Coding Expert Group)와 ISO/IEC JTC1 SC29WG11 MPEG(Moving Picture Expert Group)이다. 양 기관의 비디오 전문가들의 공동의 노력으로, 매우 우수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비디오 표준기술인 AVC/H.264가 개발되었다. 그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Amendment(개정안)으로는 전문가를 위한 professional profile, 다양한 단말기와 네트워크에 적합한 스케일러빌러티를 제공하는 SVC(Scalable Video Coding), 다수의 시점에 대한 영상을 부호화할 수 있는 기술인 MVC(Multi-view Video Coding) 등의 추가기술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기술들은 두 기관이 같이 개발한다는 취지에서 명명된 JVT(Joint Video Team)에서 표준화를 실시하였으며,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였다. 하지만 JVT는 2009년 1월에 스위스 제네바/로잔에서 열린 회의를 끝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하게 되었다.

여전히 HVC라는 굵직한 비디오 표준화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JVT의 활동 종료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해야 할 비디오 기술 표준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상당히 불운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분기에 1번씩 실시되는 약 1주일간의 시간 내에 많은 논의를 거쳐서 하나의 통일된 안건을 수립해야 하는 공통의 목표를 갖는 비디오 전문가들이 서로 모여서 시너지를 발휘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두 기관으로 양분이 되어서 각각 표준화를 실시해야만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타개책으로 MPEG Korea에서는 두 기관의 HVC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하여, 두 기관이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의견을 MPEG에 개진하였고, MPEG은 이를 반영하여 향후 ITU-T SG16와 MPEG 간의 공동작업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개최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협력(안)을 ITU-T에 제안하기로 하였다.

Test Material를 모으다.

HVC는 초고해상도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되는 비디오 표준기술로, 그에 적합한 테스트 영상을 모집요청을 하였다. 이 모집요청에 다수의 일본기관과 국내기관이 응답하여 최종적으로 <표 1>과 같은 4종류의 해상도를 갖는 테스트 영상이 선정되었다. 선정된 영상은 최고 2560x1600의 해상도를 가지며, 그 밑으로 HD, WVGA, WQVGA 해상도를 갖는 영상들로 이루어졌다. 선정된 영상은 2009년 1월에 스위스 미팅을 통해서 여러 비디오 전문가들에게 보여졌으며, 2009년 4월 미국 마우이 미팅에서 AVC/H.264로 부호화/복호화를 통한 영상을 보임으로써 해당 영상들의 특성에 대해서 검사를 마쳤다.

<표 1> HVC에 사용되는 테스트 영상

Call for Evidence(CfE)가 발표되다.

2009년 4월 미국 마우이 회의의 결과문서로 HVC에 대한 Call for Evidence가 작성되었다. 이는 HVC라는 새로운 표준이 시작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각 기관으로 하여금 정보나 근거가 될 자료를 요청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표준화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정보가 모였다고 판단이 된다면 HVC의 정식 표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미 몇몇 일본 기관들과 한국 기관들은 CfE가 발표되기 전부터 강한 흥미를 표하며, 새로운 표준에 적용할 수 있을만한 새로운 알고리즘들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진 KTA Software

그간의 VCEG은, AVC/H.264의 표준화가 종료가 된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다양한 비디오 기술들을 접목한 KTA(Key Technology Area)라는 AVC/H.264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비디오 코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부호화 효율을 향상시켜 왔다. 이를 근간으로 VCEG에서도 NGVC(Next Gerenation Video Coding)이라는 명칭으로 차세대 비디오 표준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참고: http://www.tta.or.kr/data/weekly_view.jsp?news_id=2598)

많은 이의 예상은, 양 기관의 HVC와 NGVC가 유사한 요구안을 갖는 만큼 서로 다른 국제 표준안이 제정되기 보다는 하나의 공통된 국제 표준안으로 제정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VCEG에서 그간 관리한 KTA software는 HVC/NGVC의 표준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 진행되어 나갈 HVC 표준화

HVC/NGVC를 위한 VCEG과 MPEG의 새로운 형태의 공동작업이라는 점도 매우 흥미로운 진행이 될 것 같으며, AVC/H.264의 계보를 이을 비디오 표준이 발생하게 되어 전 세계적인 새로운 IT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계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시작은 비록 일본 기관들의 주도적인 역할에 힘입어 시작하게 되었지만, 중요한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다양한 한국기관들의 적극적인 표준화 참석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