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장의 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IPTV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이와 관련된 다양한 표준화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IPTV Focus Group에 이어 현재는 IPTV Global Standards Initiative라는 이름으로 표준화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ITU를 비롯하여 그간의 디지털 방송 관련 표준화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내 관련 업계의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DVB, 그리고 관련 업계의 대표 주자들이 모여 결성한 OIF(Open IPTV Forum) 등이 각각 다양한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응용 서비스 표준을 개발하기 보다는 개별 요소 기술의 표준화를 담당하는 특성상 IPTV 표준에는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고 있던 MPEG 역시 IPTV 관련 표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MPEG은 IPTV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표준의 범위가 다양하고 복잡하여 MPEG이 독자적으로 표준을 개발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 아래 현재 MPEG과 유사한 부분의 표준을 개발하고 있는 ITU-T SG16과 공동으로 IPTV 단말 표준화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이를 위해 그간 수차례의 공동 회의 및 워크숍을 개최하였으며, 지난 2009년 2월 초 개최된 제87차 MPEG 회의 기간 중 ITU-T SG16과 두 차례의 공동 회의를 개최하여 표준의 범위와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표준화의 시동을 걸었다.

MPEG과 ITU가 공동으로 개발할 표준의 명칭은 'Advanced IPTV Terminal(AIT)'로 잠정 결정되었다. 이는 MPEG이 개발한 최신의 멀티미디어 기술들을 이용하여 진화된 IPTV 단말 표준을 개발해보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ITU-T SG16에서 개발 중인 표준들은 주로 현재 시장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기능들을 포함하는 형태로 표준화가 진행 중이므로, MPEG이 그간 표준화한 다양한 새로운 멀티미디어 기술을 이용하여 한 단계 진화된 차세대 단말을 표준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AIT는 개방성과 다자간 서비스 지원을 중요한 특징으로 한다. 개방성이란 인증된 제3자에 의해서 특정한 허가 절차 없이, 공포된 표준이나 공개 소프트웨어 구현 사례를 통해 알려진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는 단말이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정의되고 있다. 이는 필요에 따라서, 서비스 사업자 혹은 제3의 인증 기관을 통해서 구현 결과물이나 서비스가 인증되어야만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을지라도 구현이나 서비스 개발에는 공개된 표준이나 소프트웨어만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서비스 사업자나 이해 당사자의 직접적인 허가가 필요 없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존의 IPTV 단말이 주로 서비스 사업자와 제조사 간의 폐쇄적인 협력 관계에 의해 개발되었던 것과 달리 AIT는 공개된 표준을 근간으로 어느 누구나 단말을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나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본 표준이 지원하고자 하는 서비스 시나리오 중 또 하나의 특징적인 것으로는 다수가 참여하는 형태의 서비스들을 들 수 있다. AIT는 개인과 개인 간의 P2P 서비스를 뛰어 넘어 다수의 참여자가 공동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동시에 소비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주위 사람들과 공유하는 형태의 시나리오들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러한 단말의 표준화를 위해서는 주로 MPEG-21 표준들이 요소 기술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 MPEG에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MXM(MPEG eXtensible Middleware)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MPEG-21 표준은 P2P와 같이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의 구별이 없는 상황에서 콘텐츠를 생성하고 전달하며 소비하는 과정에 필요한 기술들을 표준화한 것으로 다수의 참여자가 공동으로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작하고 소비하는 환경 구성에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 MXM은 MPEG의 기술들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미들웨어 표준을 제정하는 것으로 공개 소프트웨어를 표준의 일부로 포함할 예정이어서 본 표준이 지향하는 바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MPEG과 ITU는 본 표준화에 대한 본격적인 표준 개발을 위해 향후 각 그룹의 회의 일정을 고려하여 추가적으로 공동 회의를 개최할 예정으로 있으며, 본 표준화의 일정은 2010년 중반 최종 표준을 완성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IPTV 서비스는 대표적인 방통융합 서비스로서 기존의 방송 서비스 시장의 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다양한 신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여 산업적인 파급 효과 역시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MPEG과 ITU는 전통적으로 방송 분야와 통신 분야를 대표하는 표준화 기관으로서 두 기관이 공동으로 표준화 작업을 전개하는 것은 이러한 방통융합 서비스로서의 IPTV 서비스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표준 제정이 완료될 경우 시장에 미치게 될 파급 효과 역시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많은 기관들이 이 표준화 활동에 참여하여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조기 상용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