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IEC SC29 WG11의 MPEG 표준화 그룹은 1990년대 초반의 세계적인 디지털TV 개발 수요를 전적으로 만족시킨 MPEG-2 표준을 1994년에 확정하면서 멀티미디어 기술분야의 넘볼 수 없는 핵심주체라는 확실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 후, 응용이 부진한 일련의 표준제정을 이어오면서 이 분야에서의 화려한 명성이 다소 희석되어 오던 차에, MPEG 기술의 앞선 응용과 국제시장 개척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에서 최근 제86차 MPEG(부산, 10/13~17)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번 회의는 Requirement 그룹과 비디오 그룹이 같이 주최한 14일의 “새로운 비디오 표준의 도전과제”라는 워크숍을 통해 세간의 주목을 받는 등, 관련 전문가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주는 회의였다.

이 워크숍은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에 맞는 디지털미디어와 콘텐츠의 발전방향, 이동 비디오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IPv6와 4G 네트워크 기술에 대응하는 MPEG-64 등 통신망 측면에서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표준화의 필요성을 조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패키지 미디어의 새로운 가능성으로서의 플래시메모리와 같은 응용과 기기에 대한 검토, RVC(Reconfigurable Video Coding) 소개와 실시간 분산 IPTV 환경에서의 차세대 비디오의 필요성을 살펴보았다. 또한,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기술의 구체적인 가능성으로서, 16x16보다 큰 매크로블록 사용을 통한 성능향상,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에 대한 새로운 기술적 도전과 가능성 예시, 그리고 새로운 텍스춰와 움직임 부호화와 같은 기술 소개까지 이어졌다. 이 워크숍과 더불어 가로x세로 화소수가 4096x2048(이하 4Kx2K)에 이르는 초고해상도(UD: Ultra Definition) 영상에 대한 실제 부호화 결과 데모도 있었다.

1994년 표준화한 MPEG-2 기술을 사용하는 HDTV가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야 본격적 대중화를 맞이하게 된 것을 보면, 2015년 또는 그 이후를 대비하여 지금부터 차세대 비디오에 대한 표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MPEG 회의에서의 수요제기는 아직은 산업계의 절대적 중론은 아닌 듯 보이지만, 이번 MPEG 기간 동안의 워크숍과 기술데모로 미루어 보면, 그렇게 ‘시기상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UD 화질 및 새로운 압축기술의 성능 데모는 이 분야의 기술자들에게도 아직은 다소 생소한 UD해상도의 ‘표현할 수 없는 생생한 화질’과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MPEG-4 AVC/H.264의 압축성능의 상당한 향상가능성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MPEG 그룹은 최근 부산 회의를 통하여 차세대비디오 부호화 표준화를 위한 준비 작업을 본격화하였다.

배경

86차 부산 MPEG 회의를 통하여 차세대 비디오부호화 표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열리면서, 이에 대한 장래비전과 기본적인 기술적 요구사항을 정리한 문서(N10175)가 발표되었고, 내년 2월 초 MPEG 회의를 통하여 확정될 Call for Evidence의 초안(N10177)이 작성되었다. Call for Evidence는 현재의 최고 압축 표준기술인 MPEG-4 AVC/H.264를 상당히 능가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그 응용과 함께 제시해 달라는 것이며, 제시된 ‘기술적 증거’들을 검토하여, 새로운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표준을 만들만한 기술들의 존재와 그들의 실제 응용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 작업을 통하여 그 필요성이 확인되면, 공식적인 기술 제안요청을 거쳐 본격적인 경쟁과 상호보완을 통한 기술표준화의 대장정에 들어갈 것이다.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표준 제정의 필요성 및 요구조건 관련 주요 결정사항

이번 회의를 통하여,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표준화에 대하여 적어도 다음과 같은 주요 수요가 있음과 이와 같은 수요에 대응하여 더욱 향상된 압축기술의 필요함이 확인되었다(N10175).

• 고해상도(HD: High Definition) 영상이 일반 사용자에게 보편화 됨에 따라, 통신망을 통한 HD 데이타의 교환이 빈번해지고 있으나, 현재 통신망에서의 경제적인 전송이 아직 불편하며, 향후 통신망의 전송률 증가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 전송요구가 많아질 것임.

• 4Kx2K와 같은 차세대 UD(Ultra Definition) 시장에 대응이 필요함.

• 휴대형기기의 경우 이제 더 이상 176x144 크기인 QCIF와 같은 작은 영상으로는 사용자의 높은 요구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휴대형기기에서도 HD급의 영상 해상도가 필요하게 되겠지만, 현재 3G/LTE 또는 4G의 통신기술의 고속 전송데이터율을 사용하더라도, 이를 여러 사람이 나누어 사용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휴대형 기기를 겨냥한 HD급 고화질 영상을 위한 더욱 향상된 압축기술이 필요함.

이런 장래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이 차세대비디오 부호화 표준에 대한 잠점적 기술적 요구사항 등을 정하였다.

• 향상된 압축효율: MPEG-4 AVC High Profile 대비 상당한 압축률 향상이 있을 것. 이때, 테스트 비트율 중 어디에서라도 현재 AVC 기술보다 떨어지는 압축률이 있으면 안됨.

• 공간 해상도: 적어도 MPEG-4 AVC의 해상도를 포함하여 VGA에서 4Kx2K를 수용하여야 하며, QVGA에서 가로x세로 화소수 8192x4096(8Kx4K)까지의 확장도 가능.

• 컬러 해상도: YCbCr 4:2:0영상(8비트)을 지원하며 YCbCr 또는 RGB에서의 4:4:4, 14비트 화소 해상도까지 수용 필요.

• 시간 해상도: MPEG-4 AVC의 문법이 지원하는 전 프레임률을 지원할 것.

• 주사방식: 모든 프로파일/레벨에서 순차주사를 수용할 것.

• 복잡도: 본 표준이 사용될 시점 기준으로 현실적인 정도의 구현 복잡도를 가질 것. 또한 병렬처리가 가능한 구조일 것.

• 임의접근성과 사용자 조작성: 채널변경에 불편이 없도록 임의 접근(random access) 기능과, 저장형 응용을 위한 정지/빨리감기/되감기 등 사용자 조작 (Trick 모드) 기능을 지원할 수 있을 것.

• 에러내성: 응용 네트워크 성질에 맞출 수 있도록 비트스트림 구분 및 패킷화가 가능할 것.

• 계위성: 계위성(scalability) 기능을 향후 효율적으로 부가할 수 있을 것.

Call for Evidence 관련 주요 결정사항

위와 같은 장래 비전과 기술적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차세대 부호화 기술이 이미 실존하는지, 또는 근시일 내에 표준화 할 수 있을 만큼 기술적 성숙도가 상당한지를 알기 위한 Call for Evidence가 2009년 2월 MPEG 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의 MPEG 회의, 워크숍, 또는 ITU-T VCEG 회의 등을 통하여 기존 AVC를 능가하는 기술들에 대한 언급이 직/간접적으로 있어 왔기 때문에, MPEG 그룹 차원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려는 절차이다. 이를 위해 MPEG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Call for Evidence에 대한 초안(N10177)을 만들고, 테스트에 사용할 비디오 시험 시퀀스에 대한 수집요구인 Call for Test Material 문서(N10176)를 확정하였다. Call for Evidence에 응답하여 제시될 기술들에 대한 비교조건은 다음과 같다.

• 테스트 시퀀스: 순차주사 영상(길이 각 10초)으로 해상도는 다음과 같음.

- 4Kx2K@ 24/50/60 Hz; 1920x1080순차주사@ 24/50/60 Hz; VGA@30Hz

• 테스트 비트율: AVC High Profile 기준으로 잠정적으로 QP= 20, 24, 28, 32

• 테스트 부호화조건: Hierarchical B-picture 사용 (GOP=16), RD 최적화 사용, 참조픽춰는 5장 사용.

• 비교 평가방법: 각 비트율에서 주관적 화질 평가를 수행. 각 제안자는 PSNR 값과 비트스트림과 디코더를 이진파일로 제출함.

향후 이 건에 대한 잠정적 진행계획은 다음과 같다.

• 2009년 2월 MPEG 회의: Call for Evidence 공표

• 2009년 2월 25일: 시험 시퀀스 및 비교 대상(AVC High profile) 성능제시

• 2009년 4월 13일: Call for Evidence 에 대한 참가 제안서 제출시한

• 2009년 4월 MPEG 회의: 비교테스트 결과 평가

향후 전망

MPEG 표준화가 시작된지 20년이 되는 시점에 그리고 이 분야의 산업화에 가장 공이 큰 한국에서 열린 MPEG 표준화 회의는, 그간 표준화 무대 밖에서만 거론되었던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표준화의 주제를 이 분야 최고 권위의 표준화 단체의 작업계획에 올렸다는 의미만으로도 매우 뜻이 깊다. 이 표준화가 구체화되면, 특히 1990년 중반을 거치며 세계적 경쟁과 상호협력의 반열에 오른 국내 기술이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직은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표준화 필요성에 대한 산업계의 완벽한 의견 통일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지난 DTV의 기술표준화가 시장에서의 보편화로 이루어지기까지의 기간이 상당했던 것과, 차세대 비디오 부호화 기술이 가져올 더욱 고품질의 영상 콘텐츠, 그리고 값싼 통신료를 이용하여 자유자재로 통신할 수 있게 하는 향후 저변성을 고려할 때, 이제 부산에서 지핀 핵심 비디오 표준화의 불씨가 미래의 새로운 산업을 창조할 뜨거운 동력원이 되도록 희망찬 기대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