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OC 분리 관련 연구 배경

현재 IETF와 Future Internet 등에서 인터넷이 가진 근본적인 아키텍처의 문제점들에 대한 고찰을 통해, 1970년대 개발된 인터넷 구조 중 IP 주소가 가진 중복된 의미로 인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대두되었다. 즉 IP 주소가 네트워크 계층에서 라우팅에 사용되는 것과 동시에 전송 계층 이상에서 통신하는 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식별자로 사용되기 때문에, 인터넷 아키텍처 자체는 이동성 지원뿐만 아니라 멀티호밍 환경의 지원 등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IP 주소의 중복된 의미를 가진 인터넷 아키텍처는 집적화(aggregation)되지 않는 주소들의 할당과 멀티호밍 지원 등으로 인해, 백본 지역(Default route free zone)의 라우팅 테이블의 기하 급수적인 증가 추세를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미래의 인터넷은 이러한 아키텍처 상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IP 주소가 Identifier와 locator로 동시에 쓰이지 않도록 하는 Identifier and Locator Separation(ID/LOC separation)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아키텍처를 연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ID/LOC 분리는 크게 2가지 목적에 기인하여 연구되고 있는데, 그 하나인 IETF에서는 백본 지역의 라우팅 테이블의 증가 추세를 감소시키고 효율적으로 멀티호밍, 트래픽 엔지니어링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라우팅과 어드레싱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반면 Future Internet과 ITU-T 등에서는 단순히 백본 라우팅 테이블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써가 아닌 근본적인 인터넷의 아키텍처 설계, 즉 미래에 많은 단말들에게 이동성과 멀티호밍 등의 서비스를 지원할 때 필요한 아키텍처의 기본 구조로서 ID/LOC separation을 연구하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ID/LOC 분리 표준화 동향

IETF는 1990년대 초 백본 라우팅 테이블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RFC 1287 “Towards the Future Internet Architecture”를 발간하고 CIDR(Classless Inter-domain Routing protocol)을 개발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scalability, transparency, multihoming, renumbering, provider independence, traffic engineering, 그리고 IPv6 영향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표준 개발을 해왔으며, 2006년 IAB(Internet Architecture Board) 멤버를 중심으로 “Routing and Addressing Workshop”을 개최하는 등 인터넷의 라우팅과 주소체계와 관련한 문제점들에 대한 논의와 함께 RFC 4984 “Report from the IAB workshop on Routing and Addressing”을 발간하고, 드디어 2007년 3월 제 68차 IETF 회의에서는 현재 인터넷이 가진 라우팅과 어드레싱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Internet Area와 Routing Area가 함께 ROAP(ROuting and Addressing Problem) BoF(Birds of a Feather) 회의를 열게 되었다. 그 이후 ID/LOC 분리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인터넷 아키텍처 개발 작업은 IRTF(Internet Research Task Force)의 RRG(Routing Research Group)에서 다뤄지고 있으며, 많은 ID/LOC 분리 구조가 새롭게 제안되었다.

현재 제안된 많은 ID/LOC 분리 구조 중 주요한 기법은 시스코에서 개발된 LISP(Locator Identifier Separation Protocol)로, mapping and encapsulate를 통한 터널링 기법을 이용하여 ID/LOC 분리 구조를 구현하고 있다. 그 밖에 기존에 연구된 host 기반의 HIP(Host Identity Protocol)과 SHIM6(Site-Multihoming by IPv6 Intermediation) 등이 존재하며, 이는 실제 packet 헤더를 수정하는 방법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NGN 기반의 ID/LOC 분리 표준화 동향

ITU-T의 Study Group 13(SG13)은 Next Generation Network(NGN)에 대한 표준을 제정하고 있으며, 특히 NGN은 기존의 PSTN망과 이동통신망과 같은 circuit 기반의 네트워크에서 packet 기반의 네트워크로, 또한 IP 기반의 네트워크로의 컨버전스가 주요 키워드이다.

이 SG13의 Question 3(Q.3)는 NGN 아키텍처의 주요한 기능 및 구조적인 표준을 개발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IETF의 ROAP와 같은 IP 주소의 Identifier와 locator 분리 기술(ID/LOC 분리 기술)을 NGN에 적용하기 위한 Y.ipsplit (Separation of IP into Identifier and locator in NGN)의 권고안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 권고안은 2006년 한국의 ETRI와 SNU에서 NGN 환경에서 IP 주소의 identifier와 locator로의 분리가 되도록 하는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개발한 문서로, identifier로는 새롭게 정의한 Node ID로, locator의 경우 기존의 IP 주소가 사용된다. 이 문서에서는 NGN을 위해 제정된 FRA(Functional Requirement and Architecture of NGN)에서 IP 주소가 상위의 service stratum에서 identifier로 사용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NGN identifier와 Node ID의 매핑 정보를 기존의 매핑 시스템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새로이 locator인 IP 주소와 Node ID 사이의 dynamic 매핑을 위한 매핑 시스템을 추가하는 아키텍처를 제안하였다. 이 권고안은 2008년 9월 Y.2015 (General Requirements for ID/locator separation in NGN)로 최종 콘센트(consent)되었다.

<그림 1> NGN에서의 ID/LOC 분리 구조

(출처: ITU-T Y.2015, 'General Requirements for ID/locator separation in NGN')

이 Y.2015은 실제 NGN에서 ID/LOC 분리 구조를 적용하기 위한 필요성과 전반적인 요구사항들만을 기술한 표준 문서이기 때문에, 이 표준을 기반으로 하는 NGN FRA 확장 작업이 꼭 필요하며, 이 FRA 확장 작업은 IETF의 LISP과 같이 NGN에서의 ID/LOC 분리 구조를 위한 실질적인 아키텍처 작업이 될 예정이다. 이 작업은 Q.3에서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프랑스의 4개국에서 협력하여 작업될 예정이며, Y.FAid-loc-split (Functional Architecture of id-loc-split in NGN) 이름을 가지고 2009년부터 새롭게 개발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IPv6 환경에서의 NGN을 표준화하는 Q.9에서 Y.2015를 기반으로 하여 NGN IPv6 환경에 ID/LOC 분리를 적용하기 위한 Y.ipv6split (Framework of ID/LOC separation in IPv6-based NGN) 권고안도 개발될 예정이다.

아래는 새롭게 시작할 Y.FAid-loc-split와 Y.ipv6split 권고초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Y.FAid-loc-split (Functional Architecture of id-loc-split in NGN) at Q.3/13

이 권고안은 2008년 9월 SG13의 Q.3에서 제정된 것으로, 한국의 SNU, ETRI, 중국의 Huawei, 일본의 NICT, 그리고 프랑스의 France Telecom 등 총 6명의 editor들이 협력하여 작업하기로 결정되었다. 이 권고안은 기본적으로 Y.2015를 기반으로 하여 NGN의 FRA에서 ID/LOC 분리 구조를 구현하기 위한 functional architecture와 functional entity들을 새롭게 정의하거나 수정하는 작업이 될 예정이며, 현재 진행 중인 FRA release 2 작업과 독립적으로 작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 Y.ipv6split (Framework of ID/LOC separation in IPv6-based NGN) at Q.9/13

이 권고안 역시 Y.2015를 기반으로 하여 IPv6 환경의 NGN에서 ID/LOC 분리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2008년 9월 SG13의 Q.9에서 새롭게 제정된 권고안이다. 이 권고안은 Q.3에서 작업 예정인 Y.FAid-loc-split 권고안과는 달리 IPv6 네트워크의 deployment 관점에서 ID/LOC 분리를 사용하려 하고 있다.

결론

1960년대 circuit 스위칭과 경쟁할 packet 스위칭이 개발된 이후 인터넷은 세계 제일의 인프라로 성장해 왔으며, 동시에 백본 지역의 라우팅 테이블의 확장성 문제점 및 아키텍처 상의 문제점들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시점은 인터넷의 미래를 위해 기존의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라우팅 및 어드레싱 구조의 변경을 진행하려는 순간이며, 새롭게 변경될 아키텍처는 미래의 더 많은 수요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확장성과 더불어 멀티호밍, traffic engineering, policy routing, mobility, 그리고 보안 등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IETF는 미국과 시스코를 중심으로 이와 같은 네트워크 구조 변경에 대한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나라 역시 이와 관련한 연구 동향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미래 인터넷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 등의 연구 활동에 단순 동향 파악이 아닌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국내 기술이 국제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 ITU-T의 SG13 NGN에서 NGN 아키텍처에서 IP 주소의 중복성을 제거하고, 확장성뿐만 아니라 멀티호밍, 이동성 등의 네트워크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표준 기술이 SG13의 Q.3와 Q.9에서 동시에 작업이 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국내 기관들 간의 협력을 통해 국제 표준 기술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