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Body Area Network: 인체통신망)은 주로 사람의 몸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통신망을 말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몸 속(in-body), 몸 위(on-body), 몸 주위(off-body)에 있는 기기들 사이의 통신 및 통신망을 가리킨다. 주로 의료 분야 응용을 생각할 수 있겠으나 게임 등 보다 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BAN을 Body Area Sensor Network으로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사실 여기에서 개발된 기술이 사람 몸에 그치지 않고 동물이라든지 사람과 유사한 전파 환경을 갖는 유기체 등에 응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어떠한 새로운 흥미로운 응용이 나올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BAN과 PAN과의 차이점 및 특징

사람의 몸은 그동안 많은 관심을 일으킨 PAN(Personal Area Network)과는 완연히 다른 전파 통신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PAN은 몸 위(on-body)에 있는 기기와 10여 미터 떨어져 있는 다른 기기와의 통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작 몸을 통한 전송은 주요 목표 전송 환경이 아닐뿐더러, 몸으로 인한 전파 전송 환경 방해 요인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BAN은 몸 자체를 전파 전송 주요 환경으로 삶는 것이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으며, 사실 이 분야에 대한 세계적 통신 경험은 매우 일천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BAN의 통신은 여러 가지 모드가 있을 수 있다. 곧, 몸 속에 있는 기기들 사이, 몸 속의 기기와 몸 위의 기기 사이, 몸 위에 있는 기기들 사이, 몸 위에 있는 기기와 몸 근처에 있는 기기들 사이 등 여러 형태의 통신 모드가 존재한다.

이러한 특수한 전파 환경과 다양한 통신 모드를 생각할 때에 기존에 PAN으로 개발된 블루투스(Bluetooth)나 지그비(ZigBee)의 기술이 BAN으로 그대로 활용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아, 보완되거나 전혀 새로운 전송 기술이 개발되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IEEE 802.15에서는 지난해 IEEE 802.15 산하에 TG6가 신설되어 새로운 BAN 표준화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표준화 쟁점 사항과 표준화 진행현황

표준화 쟁점은 전파 환경의 정의, 물리계층의 설계, MAC 계층의 설계, 응용시나리오 등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전파 환경에 관해서는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정의되어 있는 인체 전파 환경 기준, 예를 들어 SAR(Specific Absorption Rate) 등을 맞추는 작업 및 인체 내부 통신에 사용할 주파수 대역 확정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주파수 대역에 대해서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략 400MHz 대역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리계층(PHY)에 대해서도 고민할 일이 많다. 위에서 열거한 여러 통신모드가 서로 다른 물리계층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은 처음부터 자명하다. 여러 경쟁적이면서 보완적인 방법들, 예를 들어 CDMA, Binary-CDMA, OFDM 등 중에서 어느 것을 표준으로 삼느냐가 흥미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MAC(미디어 제어 계층)에 대한 고민은 더 크다. 하부의 물리계층이 다양할 것임을 가정할 때에 MAC도 그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통일된 MAC은 가능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복수의 MAC을 주장하는 그룹과 단일 MAC을 주장하는 그룹의 팽팽한 논쟁이 예상된다.

종국적 응용에 대한 것은 IEEE 802의 임무는 아니지만, BAN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나 지그비에서 보았던 것과 같이 다양한 응용에 맞는 통신 프로파일(profile) 개발이 불가피할 것이다. 또한 의료 분야가 주요 응용인 만큼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 보안 문제에 대한 표준 규정이 필요할 것이다.

IEEE 802.15.6은 2007년 11월에 결성되어 2008년 7월에 미국 덴버에서 4번째 회의를 가졌다. 3월에는 CFI(Call for Intent)가 있었고, 이번 7월 덴버 회의에서 정식 CFP(Call for Proposals)가 공표되었다. 제안서는 2008년 11월 회의까지 접수를 할 예정이고, 소위 Sponsor Ballot(IEEE 802에서의 최종 표준 채택 서면 투표 절차)를 위한 문서를 2009년 말까지 개발할 예정으로 있다.

각국의 동향

본 표준화 활동에서는 특히 일본 정보통신연구소(NICT, http://nict.go.jp)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의장은 Arthur Astrin이라는 개인 컨설턴트에 맡기고 NIC가 부의장(중국인 과학자 Huan-Bang Li)과 간사(역시 중국인 과학자 Bin Zhen)를 맡아 주도하는 형국이다. 3월 회의에서는 삼성 인디아 현지 법인(Samsung India)의 Ranjeet Kumar Patro가 부의장으로 추가되었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의 참여는 물론이고, 특히 한국에서는 위 삼성 이외에 ETRI, 한국전파진흥원 등 연구소, 카서(http://casuh.com) 등 중소기업의 참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망 및 국내 표준화 활동에의 제언

BAN은 새로운 통신 기술 개척 분야로서의 매력뿐만 아니라 의료, 게임 등 다양한 응용 분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서 가히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구나 바이오, 나노 기술들과의 기술 융합이 절실한 분야로서 최근 정부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융합기술의 전망 있는 분야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표준화 초기에 진입하고 있고 제조기술에서 앞서 있는 만큼 이 새로운 분야에 매진한다면 커다란 국가의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국내 표준화보다 우선 당장 국제 표준화에 있어서 삼성, 카서 등 기업, 그리고 산학연간 건설적인 공조체계 구성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사실 단순한 생각으로서야 국내 각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공조 체계가 있으면 좋겠지만, 다급한 표준화 일정에 비추어 단 시일 내에 그런 구성이 가능할 것인지, 또한 그런 인위적 공조가 꼭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어 보인다. 국내 기관들 간 상대방의 이익과 이해를 존중할 수 있는 가정이 성립되어야 하는데, 각자 나름대로의 성과 목표가 있어 단순한 모양의 공조체계 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준화 과정에 있어서 되도록이면 자국 기관의 활동에 대해서 정면으로 상치되는 활동은 자제하며 서로의 이해 충돌이 예상될 때에는 최대한 빨리 사전 협의를 통해 슬기롭게 대처해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

또한, TTA에서는 이러한 현황을 반영하여 TTA의 PG317 WBAN PG에서 논의의 장을 마련하여 IEEE 대응에 있어 공조할 부분에 대해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활동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