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바이오인식(Telebiometrics)이란 유무선 통신 환경에서 원거리에 있는 사용자의 신분을지문이나 얼굴과 같은 바이오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식별하는 기술이다. 지난 4월 7일부터 2주 동안 스위스 제네바에서 ITU-T/SG 17 회의의 2005-2008 회기의 공식적인 마지막 회의가 개최되었다.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WP2/Q.8 텔레바이오인식(라포쳐: 김학일, 인하대)에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프랑스, 스위스, 영국, 독일, 인도 등 많은 나라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바이오인식 기술의 활용 및 관련 데이터의 보호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표명하였다. Q.8은 ISO/IEC JTC1/SC37 (바이오인식), SC17 (IC카드), SC27(정보보호) 뿐만 아니라 ISO/TC215 (Health informatics), ISO/TC12 (Quantities, units, symbols, conversion factors), IEC/TC25 (Quantities and units, and their letter symbols)와 공동의 표준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ITU-T 차기 연구회기(2009-2012) 동안의 구조조정 이슈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졌으며, 그 결과 Q.8은 동일한 과제 명칭(Question)으로 진행하기로 결정되었으며, 표준화 연구범위에 원격 의료서비스를 추가하기로 결정하였다. 본 보고서는 이번 Q.8 회의의 주요 결과 및 차기 연구회기의 진행 방향을 보고하고, 그 결과와 의미, 중요성을 파악하여 향후 우리나라의 텔레바이오인식 기술 표준화 활동과 확산을 위한 방법을 논의한다.

기 제정 표준 (Recommendation)

<표 1>은 지난 2007년 12월까지 표준으로 승인된 텔레바이오인식 표준들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X.1081과 X.1082는 스위스에서 제안한 것으로 ISO/TC12 및 IEC/TC25와 협력하여 완성되었으며, X.1083은 ISO/IEC JTC1/SC37의 IS 24708 Information Technology – Biometrics – BioAPI Interworking Protocol과 동일한 표준으로 제정되어 그 의미가 크고, 현재 진행중인 여러 표준안들과 차기 연구회기를 위해 제안된 신규 표준안들의 근간이 되고 있다.

<표 1> ITU-T Q.8/17 기제정 표준 규격

금번 회의 승인 표준

<표 2>는 이번 회의에 승인된 표준들을 간략히 설명한다. X.1084와 X.1089는 일본의 히다찌와 중국의 Huawei가 각각 제안하여 이번에 승인을 받게 되었으며, ASN.1 규격의 정의가 제공되고 있다. 즉, X.1084는 IETF RFC 4346 (2006), The Transport Layer Security (TLS) Protocol Version 1.1 과 IETF RFC 4366 (2006), Transport Layer Security (TLS) Extensions 을 이용하고 있으며, X.1089는 IETF RFC 3986 (2005), Uniform Resource Identifier:  Generic Syntax 로 정의되었다.

또한, X.1088은 한국 (이형우 교수, 한신대)이 제안한 표준으로서, X.1084와 X.1089가 정의하는 “텔레바이오인식 시스템 메커니즘”과 “텔레바이오인식 인증 기반구조”를 기반으로 하여 이들과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개발하였고, 바이오정보 템플릿으로부터 디지털 키를 생성하고 보호하는 프레임워크와 보안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있으며, 텔레바이오인식 서비스에서 바이오 데이터의 암호화 및 디지털 서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 2> ITU-T Q.8/17 금번 회의에 승인된 표준 규격 

2008년 9월 승인 예정 표준

<표 3>은 2008년 9월에 있을 ITU-T/SG17 WP2 회의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 준비되고 있는표준안들로서, 이번 회의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반영하여 9월 회의 이전에 수정문서 (Contribution)가 제출되어야 한다. X.tpp-1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이 제안하였으며, 지난 3년간 바이오인식포럼(의장 김재희, 연세대 교수)에서 준비한 “생체인식 데이터 보호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제안한 표준안이고, X.tpp-2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제안한 표준안으로서 X.tpp-1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특별히 다중 바이오인식 데이터의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X.tsm-2는 일본(히다찌)과 한국(KISA)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표준안이다. 이 표준안들은 이번 9월 회의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면 다음 회기로 연기될 예정이다.

<표 3> ITU-T Q.8/17 차기 회의 (2008넌 9월)에 승인 예정 표준안

차기 회기를 위해 제안된 표준안

<표 4>는 차기 연구회기에 제정되기 위하여 지난 12월 회의와 이번 회의에 제안되어 새로운 표준안으로 개발하기로 합의된 표준안들이다. 비록 이 표준안들은 앞으로 진행되면서 표준 범위가 바뀌겠지만, X.th는 스위스가 X.1081과 X.1082를 기반으로 제안하여 텔레바이오인식을 원격의료에 적용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정의하고자 하며, X.ott와 X.tif는 한국이 제안한 표준안이며, ETRI와 KISA가 각각 제안하였다. X.ott는 X.tpp-1과 연계되어 바이오 템플릿 보호를 위한 표준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X.tif는 Q.8에서 이미 제정한 여러 프레임워크를 통합하고, X.1081 및 X.1082에서 정의된 텔레바이오인식 입력장치들과 X.th에서 정의할 의료진단용 센서들로 구성된 원격의료 서비스에 텔레바이오인식을 활용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려고 한다.

<표 4> ITU-T Q.8/17 차기 회기 (2009~2012)에 진행될 표준안

향후 진행 방향

앞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ITU-T의 Q.8은 ISO/IEC JTC1/SC37과 다르게, 바이오인식 자체에 대한 기술표준 보다는 바이오인식 기술을 유무선 통신 환경에서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위협에 대한 보안 기술을 표준으로 제정하고 있으며, 어느 회원국보다 한국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차기 연구회기(2009-2012)의 주요 임무는 금번 회기까지 승인되는 아홉 개 표준 규격을 보완하면서 다양한 응용서비스에 텔레바이오인식을 확산시키는데 필요한 표준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응용서비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로 원격의료(Telehealth, Telemedicine, 또는 e-Health)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2008년부터 국내에도 전자여권이 도입되고, 법무부의 지문인식을 이용한 출입국 간소화 서비스, 전자운전면허증, 의료카드 등이 조만간 도입되면, 텔레바이오인식 응용 서비스 또한 크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바이오인식 기술 자체에 대한 표준도 중요하지만, 관련 데이터 및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텔레바이오인식 기술의 표준화는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정부 관련 부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KISA와 ETRI만이 텔레바이오인식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관련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므로 전문인력의 양성과 더불어 연구 투자가 매우 시급하며, 특히 이러한 서비스들을 구현하게 될 대형 시스템 통합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