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IEEE 802.1에서는 이른바 AVB(Audio Video Bridge)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이 표준은 LAN 위에서 오디오 및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스트림을 원활하게 전달하기 위한 전송 품질 보장형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의 LAN, 특히 그 대표적 기술인 이더넷에서는 기본적으로 프레임에 기반한 패킷스위칭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효과적인 품질 보장형 전송을 제공하기 어려웠다. AVB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처음에는 802.3 Committee(Ethernet)에서 이른바 Synchronous Ethernet, Residential Ethernet 등의 이름으로 시작하였으나 기존의 Asynchronous Packet Switching 패러다임의 훼손을 원치 않는 분위기로 인해 802.1 Committee로 옮겨져서 유사한 기술을 Bridge에서 구현하는 것으로 추진 방향이 수정되었다.

기본적으로 Packet Switching을 하는 기존의 Ethernet Bridge들을 이용해 Synchronous Traffic 전송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일정 지리적 범주 내의 브리지들의 클럭을 동기화 시킴으로써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브리지들의 클럭이 동기화되면 정확하게 원하는 시간에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일정한 크기의 이더넷 프레임을 브리지 사이에서 전달되게 할 수 있으므로, 이 기본 동작을 적절히 확장 적용하면 Bridge Mesh가 Synchronous Traffic을 안정되게 전달하는 인프라로서 사용될 수 있다는 착안이다.

AVB 탄생 배경

브리지들을 동기화 시키는 방법으로써는 한 국부 지역(AV Cloud) 중의 특정 브리지를 Master 브리지로 지정하여 다른 Slave 브리지들이 모두 이 Master Bridge의 클럭에 예속적으로 동기화되게 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그 예속성은 1차적일 수도 있고 2차적일 수도 있다.

이렇게 기본적으로는 동기화 되어 있지 않고 서로 Free Running하고 있는 브리지들의 클럭을 동기화하는 방법으로는 이미 잘 알려진 IEEE 1588 방법을 전용하고 있다. 사실 IEEE 1588 방법은 10Gbps 이더넷, 또는 40Gps 내지 100Gbps 이더넷 위에서 20Mbps~1Gbps의 스트리밍이 차질 없이 전해지는데 필요한 시간 오차 최대 허용 범위보다 훨씬 정확한 동기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IEEE 1588 기술이 nano-second 급의 동기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인데 비해 위와 같은 시나리오의 이더넷 기술에서는 사실 micro-second 급의 동기성만 제공 받아도 충분한 것이다. AVB에서 동기화 프로토콜인 802.1AS는 바로 이 IEEE 1588 방법을 적절히 준용해 개발할 프로토콜이다.

AVB 관련 표준화 진행현황

AVB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Master를 갖는 AVB Cloud로 동작하는데, 서로 다른 Cloud에 속하는 Master들끼리의 Meta Coordination 내지는 동기화를 다시 시도하는 방식으로 Federated Synchronous AVB Clouds로 확장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브리지들을 동기화시키고 나면 이제 브리지들 사이에서 A/V Stream을 예약하기 위한 시그널링 프로토콜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개발 중인 것이 바로 802.1Qat SRP(Stream Reservation Protocol)이다. 이 기술 또한 그 기본 골격은 다른 네트워크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교과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다음 개발하고 있는 것은 동기와 예약이 끝나고 나서 본격적으로 AV 스트림을 브리지 내에서 전달 처리하기 위한 Forwarding과 Scheduling에 관한 표준인 802.1Qav인데, 이 문서 작업은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초기 단계에 있다.

AVB 표준화는 반갑게도 바로 우리나라 삼성(삼성종합기술원)이 그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앞의 두 문서 편집권을 가졌으며 앞으로도 이 표준화 그룹의 분위기를 주도해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AVB가 갖는 의미

AVB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Ethernet Frame Switch나 IP Packet Switch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Statistical Switching 기술의 한계인 품질 보장의 어려움을 현명하게 풀어 나아가는 효과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잘 알다시피 IntServ나 DiffServ와 같이 패킷 스위치에 단순히 스케쥴링 기법만 가지고 품질 보장을 제공하는 방법은 심각한 회의에 직면해 있다. 결국 가장 정직한 방법은 회선 교환(Circuit Switching)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 두 기술을 합친 Hybrid Switching을 사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회선 교환을 다시 도입할 경우 그 전환 경비가 큰 장벽이 아닐 수 없다. 허나 AVB와 같이 패킷 교환기는 그대로 두되 그 동작 클럭을 동기화 함으로서 Synchronized Packet Switch Mesh를 만들면 기존의 이더넷 인프라를 크게 건드리지 않고도 회선 교환과 매우 유사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곧, 새로운 line driver나 전송 기술의 도입을 하지 않고 이더넷의 하드웨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회선교환에 버금가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더넷의 지배적 지위를 생각하면 이러한 방법이야말로 시장에서 큰 거부감 없이 가장 쉽게 수용할 수 있는 품질 보장 기술이 될 수 있다.

품질 보장을 위한 교묘하게 포장된 방법의 회선 교환 개념의 도입이라는 측면에서 AVB는 스위칭 패러다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AVB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