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파규칙에 따라 인공위성을 운용하기 위한 궤도와 주파수 자원은 UN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관리하며 위성을 운용하기 앞서 모든 위성망은 ITU에 국제등록을 함으로써 국제적 인증 및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 이는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반 토지 및 건물이 등기를 통하여 법적으로 보호 및 권리를 주장할 수 있듯이 우주자원인 위성궤도 및 주파수의 경우도 ITU에 국제등록을 완료해야만 타 위성의 전파간섭으로부터 보호받고 사용권리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3월초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올해 10월 개최 예정인 세계전파통신회의(World Radiocommunication Conference-07, WRC-07)에서 논의될 이와 같은 국제등록과 관련된 우주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국제전파규칙의 제/개정문안 및 ITU 회원국간 결의를 최종 준비하기 위해 세계전파통신준비 2차 회의(Conference Preparatory Meeting07-2, CPM07-2)가 개최되었다. 금번회의는 국제전파규칙을 전면 제/개정을 하는 즉, 정기국회와 같은 세계전파통신회의(WRC-07)를 대비한 마지막 준비회의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매우 크며,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부외 전파연구소 및 산, 학계 32명 대표단을 구성, 동 회의에 참석하여 분야별로 국제전파규칙 제/개정을 위한 기초작업을 하게 되었다.

위성용 주파수는, “First come, first served” 원칙에 따라 국제전파규칙에 규정된 ITU 등록절차를 준수하여 간섭이 예상되는 주변국과의 조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적으로 통고서를 ITU에 제출하여 국제등록주파수원부(MIFR)에 등재 하에 위성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되는 점을 감안하고, 그에 따른 위성망 국제등록을 위한 절차가 너무 난해하고 복잡하여 기존에 선점하고 있는 위성과 혼신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궤도/주파수 자원을 찾기는 상당히 어렵게 되어 있는 불만을 해소하고 각 국에서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국제법적 환경 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국제전파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성용 궤도/주파수를 사용하기 위한 절차

위성용 궤도/주파수를 사용하기 위해서 국제전파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절차를 잠깐 살펴보면 크게 3가지 절차가 있다. 첫째, 궤도/주파수 등 기초적 자료만을 공표하는 사전공표단계, 실제 운용코자 하는 반송파 특성이나, 신호세기, 서비스 지역 등 상세 전송 제원이 포함된 조정공표, 마지막으로 조정공표 후 혼신 조정협상 절차를 거쳐 그 결과 및 운용개시를 표시하는 통고서 제출의 3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현행 국제전파규칙에서는 사전공표와 조정공표 서류의 ITU 접수에서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6개월의 유예기간에 대한 효용성과 국제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폐지, 유지에 대한 이견을 고려하여 폐지나 유지시 발생되는 국제등록 절차법상 장점 및 단점을 상세 List up하여 기고서를 제출하였으며, CPM 보고서의 주요 분석 부분에 우리나라가 주장한 주요 논지가 대부분 반영되었다. 이러한 논지를 토대로 각 국에서는 WRC-07 회의에서 자국의 입장을 정리하여 최종 법 개정작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각 국의 주요 표준화 이슈 및 입장

미국은 사전공표단계의 자료가 이의제기를 위한 간섭분석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므로 결국 6개월 기간은 해당 회원국이 조정을 진행함에 있어서 오히려 장애가 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주장하며 6개월 유예기간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를 CPM 보고서에 반영하여 올해 예정된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해당 법규를 개정할 것을 주장하였다.

미국이 주장하는 논지의 일부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어 보이나, 만일 6개월을 삭제하여 사전자료와 조정자료를 모두 동시에 ITU에 접수시킨다면, 나중에 야기될 수정된 조정자료 제출이나 수반된 비용 등 심도있게 검토하여야 할 부분이 많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조정자료(coordination information)가 ITU에 접수된 순서에 따라 위성보호의 우선권이 결정되기 때문에 6개월의 유예기간이 없어지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러한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다른 면에서 발생될 수 있는 약간의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사전자료와 조정자료를 동시에 제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등 위성 선진국에 의해 운용이 불확실한 궤도 및 주파수의 선점이 야기될 경우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 위성국에 미칠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특이사항으로서는 베트남은 개발도상국으로 동경 132도 위성궤도에서 위성을 운용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나 위성체 제작지연 등의 차질로 인하여 국제전파규칙에서 규정하는 사전공표자료 제출 후 7년 이내에 운용개시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되어 국제등록 추진중인 관련 위성망(궤도/주파수)이 삭제될 위기에 처해 있어 운용개시를 연장해 줄 것을 특별히 요청하였다.

베트남 측의 논리로서는 국제전파규칙에 명시된 위성망의 운용개시일자(7년)를 발사실패 등의 예외조항으로 연장할 수 있는 규정이 없음을 설명하고 방송위성인 경우는 위성발사 실패 시 최대 3년을 연장할 수 있는 규정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유사한 규정을 통신용 주파수 대역에서도 적용되도록 국제전파규칙에 추가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03년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는 국제등록 유효기한인 초기 5년에서 발사실패 등의 사유로 요청 시 2년 연장이었던 규정을 통합하여 무조건 7년 이내 운용개시라는 조항으로 개정된 바 있는 반면, ITU 헌장 제196호와 전파규칙서문(Preamble) 0.3에는 한정된 천연자원인 주파수 스펙트럼과 정지위성궤도를 공평하게 분배하도록 하는 데에 특별히 개발 도상국의 소요를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 있어 베트남의 경우를 특별히 취급할 사안으로 분류되었다.

대부분 국가들은 국제전파규칙의 규정을 개정하는 것, 즉 일반적인 사안으로 고려되는 것에 강한 반대의사를 표시하였으나, 베트남과 같이 특별한 상황인 경우, 올해 예정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07)에서 개별사안으로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으로 입장 정리하고 이번 회의에서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