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함께 다양한 표준기구들이 탄생하였다. 대부분의 표준기구들은 특정 기업의 사업전략 논의나 담합과 같은 비도덕적인 활동을 표준화 활동 중 금지하기 위해 Antitrust Guideline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기술을 표준화 하는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 국제표준기구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Antitrust Guideline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본 기고문에서는 최근 IETF Working Group 의장단 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Antitrust Guideline에 대해 살펴본다.

Antitrust Guideline 이란 무엇인가

표준화는 다양한 기업들이 모여서 각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활동하는 이해집단이다. 즉 표준화 활동에 있어서 아무런 목적 없이 활동하는 기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기술 표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어서 기업간 대립 및 마찰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표준화 단체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이 표준에 반영되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반영된 기술은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해당 기업의 경쟁력과 연결되며 특히 현재와 같은 지식사업을 중요시 하는 환경에서는 로열티 수입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표준화의 가치로 인해 기업간 내부 협력, 더 나아가서는 담합의 가능성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각 표준화 단체들은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Antitrust Guideline이라는 기준을 두고 이를 표준화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준이 없으면 결국 특정 기업에 의해 주도되는 편향적인 표준화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Antitrust Guideline의 내용은 표준화 논의 시 가격, 사업전략 등을 논의해서는 안되고, 특히 특정 경쟁기술을 의도적으로 배제해서도 안되며, 모든 판단은 참여자의 기술적 논의 및 동의 정도에 따라 표준화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IETF에서의 Antitrust Guideline 관련내용 및 논의사항

인터넷 기술은 그 동안 자유로운 형태로 표준 및 기술이 발달되어 왔다. IETF에서도 수년 전까지만 해도 특허에 대한 별다른 입장도 정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IETF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의 특허관련 내용들을 IETF 자체적으로 마련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IETF Working Group 의장단 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다. 현재 IETF에서는 별도의 Antitrust Guideline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이와 같은 활동에 대한 주의 및 이해 차원에서 몇 가지의 RFC 표준문서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RFC2026, RFC2418, RFC3978, RFC3979). 이와 같은 문서들은 IETF 표준화 논의 중 특정 제품의 가격, 이익 및 수익률, 관련시장현황 등의 내용들이 포함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표준화기구들이 마련하고 있는 Antitrust Guideline에 비해서는 그 수준이 매우 미비한 상황이다. 따라서 IETF 의장은 IETF Antitrust Guideline 마련을 위한 논의 및 그 필요성에 대해 우선 IETF내 산하 기관인 EDU(Education) Team에게 지시하였고 이번 3월에 열린 68차 IETF 표준화 회의 중 열리게 되는 Working Group 의장단 회의에서 논의되었다. 참고로 IEEE 802 국제표준기구에서 마련되어 있는 Antitrust Guideline의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IEEE 802 표준기술 특히 무선기술들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특정 기업에 치우칠 수 있는 표준화에 대해 보다 공정한 표준화 진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표준화 논의 중에는 위에 설명된 유의 사항들(제품가격, 시장현황 등)을 준수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http://www.ieee802.org/16/antitrust/guidelines.html)

향후 계획

인터넷 사업이 점차 확대되는 시점에서 Antitrust Guideline은 IETF에서 마련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여겨지고 있다. 아직 어떠한 형태로 마련될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IETF Working Group 의장단 회의를 통해 초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또한 매 IETF 회의마다 EDU Team을 통해 IETF 참여자들에게 왜 IETF Antitrust Guideline이 필요한지 교육해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