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WLL(Wireless Local Loop) 등 단거리 무선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무선망에서의 전파특성 예측 모델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ITU-R의 WP 3J 및 3K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단거리 이동 및 고정 무선통신 시스템에 대한 무선 채널의 모델링과 관련하여 그간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으나, ITU-R 권고서가 채택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현재 300 MHz ~ 100 GHz 대역의 단거리(1 km 이하) 옥외 무선 통신 시스템에 대한 전파 예측모델로서 ITU-R P.1411의 권고서가 제안되어 있으나, 도심의 비가시경로(NLOS: Non-Line-Of-Sight)에 대한 모델의 적용 범위가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각국에서 측정을 통한 모델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본 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단거리 무선 채널에서의 건물 주변이나 가로의 나무에 의한 전파특성 예측 모델이 ITU-R P.833에 제안되어 있으나, 아직 보완, 개선되어야 할 점들이 많이 있다.

수풀손실 예측 모델에 대한 표준화 현황

무선통신 시스템에 있어서 전파경로 근처에 놓인 수풀은 수신되는 전파의 특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전파경로 상에 놓인 나무 또는 수풀은 손실과 페이딩(fading: 무선 채널에서 다중파의 간섭에 의해 수신되는 전기장의 세기가 시간적으로 변동하는 현상)을 야기시킨다. 수신 안테나가 수풀의 폭이 넓고, 깊은 수풀 내부에 위치한 경우에 대한 전파의 경로손실에 대해서는 측정을 통한 경험모델이 대체로 잘 정립되어 있다. 그러나, 통상의 단거리 이동 및 고정 무선통신 시스템과 관련된 나무(single vegetation)에 대한 경로손실 모델은 아직 잘 정립되어 있지 않으며, 전파의 페이딩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바람이나 나뭇잎의 다중 산란에 의한 수풀손실의 다이나믹 특성, 그리고 광대역 신호에 대한 지연분산 특성 등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나무에 의한 경로손실에 대해서는 최근 영국에서 제안한 이론모델이 2004년 ITU-R 회의에서 권고서로 채택되었으나, 여러 가지 제약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이나믹 특성에 대해서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단순한 측정을 통해 얻어진 극히 일부분의 정보만 가진 데이터가 그대로 권고서에 반영되었다. 이것은 수풀에 의한 경로손실 및 다이나믹 특성에 대한 측정과 분석 자료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풀손실과 관련된 주요 issue

영국에서 제안한 현 권고서의 이론모델은 나무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투과손실(나뭇잎과 줄기에 의한 산란 및 흡수 손실), 나무의 윗 부분과 측면에 의한 회절손실, 그리고 지면에 의한 반사손실로 구성된다. 투과손실을 제외한 예측모델은 ITU-R의 기존의 다른 권고서에 있는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으며, 중요한 부분은 투과손실에 대한 예측모델이다. 현 권고서의 투과손실에 대한 예측모델은 복사에너지이동(RET: Radiative Energy Transfer) 이론에 근거한 이론모델이다. RET 모델을 이용하여 투과손실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총 6개의 변수 값을 알아야 한다.

이 중에서 수신안테나의 빔 폭과 수풀의 깊이는 수신 시스템과 전파경로상의 수풀 특성이 주어지면 구할 수 있으나 나머지 4개의 변수 값은 다양한 수종에 대한 측정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구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투과손실 예측을 위한 RET 모델은 근본적으로 관련 변수가 많아 적용이 어렵고 기본적인 물리량에 대한 직접적인 측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일반화된 글로벌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종에 대한 측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구한 RET 모델 변수 값이 주어져야 한다. 현재의 권고서에는 영국에서 측정한 유럽의 제한적인 수종에 대한 RET 모델 변수 값만 주어져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나무에 대한 추가 측정 및 이를 통한 모델의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풀에 의한 페이딩 특성 예측을 위해서는 아래 특성에 대한 측정을 통한 수종 별, 주파수 대역별 모델링 및 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 풍속에 따른 수풀손실의 변동 율 및 변동 폭(다이나믹 특성)

• 풍속에 따른 광대역 신호에 대한 지연분산 특성

표준화 동향 및 향후 방향

2005년 ITU-R WP 3J 회의에서는 한국, 일본,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제출한 기고서에 대해 논의하였다. 일본과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다이나믹 특성에 대한 측정결과를 데이터 뱅크에 대한 기고서로 제출하여 채택되었고, 한국에서는 국내의 가로수 및 건물 주변 수종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소나무(pine), 전나무(fir), 메타나무(dawn red wood), 플라타너스(plane)에 대한 충남대학교 및 전파연구소의 측정 데이터로부터 도출한 RET 모델 변수와 현 권고서의 RET 모델 수식의 오류에 대한 기고서를 제출하였고, 제출된 기고서는 큰 의의 없이 권고서 개정안으로 반영되었다. 그리고 각국에서는 나무에 의한 손실 및 페이딩 특성에 대해 앞으로 많은 추가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였다.

나무가 전파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특히 단거리 무선통신시스템 설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므로, 국내에 그간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국내 연구반 활동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국제 표준에 반영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 미국, 유럽 등과 같이 산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계와 공동으로 장기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