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TC184/SC2 (Robots and Robotic Devices)에서는 산업용 로봇의 안정성(Safety)에 관련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여 왔으나, 최근에 지능형 서비스 로봇의 산업화 추세에 따라 Advisory Group을 만들어 서비스 로봇의 표준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서비스 로봇의 첫 번째 표준 분야를 개인 보호 로봇(Personal Care Robot, 이하 “PC 로봇”)으로 책정하고, 원격 진료, 노인/장애자 보조, 재활 보조, 수술 보조 등의 기능을 가지는 의료용 로봇의 안전성 표준 규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의료용 로봇에 대한 연구 동향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안전성 표준 규격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국내외 의료용 로봇 연구 동향

올해 6월말에 열린 ISO TC184/SC2 회의에서는 PC 로봇 분야에 수술용 로봇을 포함하기 위해 CARS(Computer Assisted Radiology & Surgery) 2008 국제학회와 합동 워크숍을 진행하여 외과의사들의 수술용 로봇에 대한 요구사항(requirements)를 수집하기 위한 활동을 하였다. 여기에서는 총 5개국(한국, 일본, 미국, 영국, 독일)에서 연구 개발중인 의료용 로봇에 대해서 발표되었다. 불행히도 한국의 발표 (경희대 이순걸 교수 정리) 자료만 입수가 되었고, 나머지 국가의 발표자들로부터 는 자료 제공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하여 공개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만, 한국에서 연구중인 내용과 유사한 분야의 의료용 로봇들이 나머지 국가에서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고, 특히, 일본의 경우는 국제 회의 발표 논문 건수 보다 더 많은 편수의 논문이 자국의 의료 로봇 분야에서 발표되고 있다는 통계를 공개하여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의료용 로봇은 크게 수술 로봇(surgery robot), 재활 로봇(rehabilitation robot), 마이크로 로봇(micro robot), 원격 진료 로봇(remote diagnosis robot) 등으로 구분된다.

수술로봇으로는 KAIST의 엉덩이 관절 수술 로봇(Arthrobot), 복강경 수술 보조 로봇(Laparoscopic Assistant Robot), 한양대학교의 양면 형광투시 지원 로봇(Biplanar Fluoroscopic guided Robot)이 연구되고 있고, 재활 로봇에는 서강대학교의 보행 보조 로봇, KAIST의 휠체어 로봇, 한양대의 무릎관절 재활을 위한 연속 수동 운동(Continuous Passive Motion) 로봇 등이 있다. 마이크로 로봇은 전남대에서 세계에서 최초로 혈관 치료용 로봇과 캡슐형 내시경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수술 로봇은 미국의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가 개발한 다빈치 로봇이 있으며, 국내에서 이미 여러 종합 병원에 설치되어 실제 수술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인터치 헬스사는 RP-7이라는 로봇을 미국 내 병원에 보급하여 의사가 원격에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의 안전성 표준 규격

ISO TC184/SC2의 Project Team 2(2008년 10월 서울회의에서 Working Group 7으로 승격, 이하 “PT2”)에서는 PC 로봇의 안전성 규격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엄밀하게 구분하면, PC 로봇은 의료용 로봇보다는 더욱 포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의료용 로봇은 PC 로봇의 안전성 규격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고, 의료용 로봇에 특화된 안전성 표준은 별도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PT2는 PC 로봇을 Part 1과 Part 2로 나누어 Part 1에서는 Personal Care 로봇(Non-Medical), Part 2에서는 Medical Care 로봇에 대한 안전성 규격을 만들기로 합의되어 있다. 현재는 Part 1에 해당되는 안전성 규격 문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의료용 로봇이 주로 포함될 Part 2는 이제 본격적인 착수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작성 중인 Part 1의 규격은 다음과 같이 크게 5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1. 용어와 정의(Terms and Definitions): PC 로봇의 기능적 분류와 분류된 로봇에서 요구되는 기능 및 용어의 정의

2. 위험 인지와 리스크 평가(Hazard Ident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로봇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 목록을 열거하고, 각 목록에 대하서 리스크를 평가하여 설계시 제거하거나, 대체 보완 수단을 강구할 수 있도록 한다.

3. 안전성 요구사항과 보호 척도(Safety Requirements and Protective Measures): 로봇 시스템 또는 각 구성 요소별로 일반적인 안전성 요구사항이나 보호 수단을 규정하여 안전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한다.

4. 검증과 확인(Verification and Validation): 검증은 설정된 안전 조건을 만족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구성 요소나 시스템을 사전에 평가하는 프로세스이며, 확인은 안전성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지 실제 사용자 환경에서 평가하는 프로세스이다.

5. 사용자 정보(Information for Use): 사용자가 사용상 미리 숙지해야 하는 내용이나 기술적으로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항목 등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하여 위험을 방지한다.

국내 표준화 활동에의 제언

지능형 로봇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전략 산업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표준 규격의 제정은 이제 본격적인 착수 단계에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서비스의 발굴과 발굴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국제 표준 규격의 완성이 지능형 로봇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은, 국내의 PC 로봇 연구 동향을 분석하여 안전성, 성능 평가 등에 대한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이를 국제 표준에 반영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표준화 주도 국가들의 PC 로봇 산업화 동향을 파악하여 국내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