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부터 8월 1일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있었던 IETF 제 72차 회의에서 ROLL(Routing Over Low power and Lossy networks) 워킹그룹의 두 번째 회의가 있었다. ROLL 워킹그룹은 저전력의 손실이 많이 발생하는 네트워크(Low power and Lossy Network; LLN)에서의 라우팅에 대한 표준화를 하는 워킹그룹으로, 여기서 LLN은 전력, 메모리, 프로세싱 자원이 제한된 임베디드 장치들이 IEEE 802.15.4, 블루투스, 저전력 WiFi 등의 링크에 의해서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무선 센서 네트워크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무선 센서 네트워크 라우팅 표준화는 ZigBee Alliance에 의한 것으로 계층적 라우팅과 경로 탐색 라우팅의 두 가지 경로 탐색 알고리즘을 제공하며, IP를 기반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ZigBee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무선 센서 네트워크와의 연동을 위해서는 별도의 프로토콜 변환 기능을 갖는 게이트웨이나 프록시와 같은 특수 장비가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IETF의 ROLL WG에서는 무선 센서 네트워크의 종류와는 무관한 IP 기반의 종단간(end-to-end) 라우팅 프로토콜 개발과 관련한 표준화를 진행하며, LLN에서 IP 기반의 라우팅을 제공함으로써 이종의 무선 센서 네트워크들을 게이트웨이나 프록시와 같은 장비 없이 연동시킬 수 있게 한다.

본 고에서는 먼저 LLN의 응용 분야에 대해서 살펴보고, LLN에서의 IP-기반 라우팅 프로토콜 표준화와 관련된 ROLL 워킹그룹의 표준화 내용들에 대해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제72차 IETF 회의에서 있었던 ROLL 워킹그룹에서의 주요 쟁점 논의 사항에 대해서 기술하겠다.

LLN(Low power and Lossy Network)의 응용 분야

LLN의 응용 분야로는 industrial monitoring, building automation (HVAC, lighting, access control, fire), connected home, healthcare, environmental monitoring, urban 센서 네트워크 등이 있으며, ROLL 워킹그룹에서는 이 중에서 우선적으로 industrial 네트워크, connected home/building 네트워크, urban 센서 네트워크 응용 분야에 한해서 라우팅 요구사항을 정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 그림은 LLN의 한 예로서, 저전력 무선 링크로 연결된 홈 장비들을 이용하는 홈 네트워크 환경을 보여준다. 이 홈 네트워크에서는 리모콘이 음향/영상 매체를 직접 제어할 수 없는 경우 중간의 무선 장비를 경유해서 제어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해당 음향/영상 매체를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선 홈 장비간 라우팅 기술이 요구되며, 이때 비용 측면 및 고장 감내성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림 1> 홈 네트워크에서 무선 홈 장비를 이용한 라우팅

LLN에서의 IP-기반 라우팅 표준화

LLN의 통신 장비들은 멀티-홉 무선 링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IETF의 MANET(Mobile Ad hoc Network) 워킹그룹에 의해서 표준화된 MANET 라우팅 프로토콜들인 AODV, OLSR, DYMO, DSR 등을 LLN에서의 라우팅 프로토콜로 사용할 수도 있으나, LLN 노드가 MANET 노드보다 전력, 메모리, 프로세싱 등의 능력이 훨씬 제한되어 있고 또한 무선 링크도 MANET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보다 저전력이고 손실이 많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기존 MANET 라우팅 프로토콜을 LLN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LLN을 위한 별도의 라우팅 프로토콜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ROLL 워킹그룹에서 고려하는 IP 프로토콜은 IPv6이며, IPv4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손실 특성과 연결성이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신뢰성을 제공하는 등의 여러 측면을 고려하며, 이때 수천 개 이상의 노드로 구성된 대규모 네트워크 환경에서 메모리와 CPU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면서 저전력으로 동작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한 단일 LLN내에서의 이동성(mobility) 지원도 고려하고 있으며, 라우팅 보안과 관리(예, self configuration) 이슈도 고려사항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라우팅 프로토콜 메시지의 전송과 관련된 트랜스포트 특성에 대한 것도 고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ROLL 워킹그룹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표준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Industrial 네트워크, connected home/building 네트워크, urban 센서 네트워크의 사용 예 및 라우팅 요구사항 정의. 6LoWPAN 워킹그룹과의 협조가 필요함

-     기존 라우팅 프로토콜을 LLN에 적용 가능한지 여부 조사. 기존 IGP, MANET, NEMO, DTN 라우팅 프로토콜들이 고려 대상임

-     경로 계산에 사용되는 라우팅 메트릭의 정의. LLN 라우팅에서 요구되는 정적 및 동적 링크/노드 속성들을 고려

-     LLN 라우팅 프로토콜이 분산형 또는 중앙형 경로 계산 모델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 라우팅 계층 구조가 필요한지 여부, 만일 계층 구조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적용할 지와 같은 이슈들을 다루는 계층 3 라우팅 및 경로 결정을 위한 구조적 프레임워크 정의. 관리의 용이성, 저전력성, 노드 수에 따른 확장성, 손실이 발생하는 환경 등을 고려

-     LLN 라우팅을 위한 라우팅 보안 프레임워크 정의

표준화 쟁점사항 및 향후 일정

이번 ROLL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홈 자동화 라우팅 요구사항, industrial 라우팅 요구사항, urban 센서 네트워크 라우팅 요구사항, LLN을 위한 기존 라우팅 프로토콜에 대한 조사, LLN에서의 경로 계산을 위한 라우팅 메트릭, 차량 내 센서 네트워크 라우팅 요구사항, structural health monitoring 센서 네트워크 라우팅 요구사항 등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있었다. 이들 항목 중 마지막 두 항목은 현재 단계에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향후 표준화 계획 관련해서는 industrial 네트워크, connected home 네트워크, urban 센서 네트워크 라우팅 요구사항 문서를 올해 7, 8월 중에 IESG에 상정하기로 했었으나 현재 시점까지도 아직 상정되지 않고 있다. LLN 라우팅 메트릭 문서는 11월, LLN 라우팅 프로토콜 조사 문서는 2009년 2월에 각각 IESG에 Informational RFC로 상정할 계획으로 있다. 이외에도 보안 프레임워크 및 LLN 라우팅 구조 등에 대한 것도 내년 중반에 Informational RFC로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