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월 20일부터 26일 사이에 한국 제주도에서 개최된 ITU-T SG17 Q.8(Telebiometrics) 국제표준화회의에서는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5개국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작년 10월 스위스 제네바 회의에 이어, 유무선 통신망 환경에서 외부의 악의적 공격에 대하여 바이오인식시스템과 바이오인식정보를 보호하는 기술의 표준을 제정하기 위하여 열띤 논쟁을 거듭하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X.physiol, X.tsm, X.tpp, X.tai 등의 개정 기고문에 대한 논의와 함께, ISO/IEC JTC1의 관련 표준화위원회 (SC27, SC37)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이오인식 관련 표준안과의 중복성에 관한 검토회의가 있었다. 본 기고에서는 ITU-T SG17 Q.8과 ISO/IEC JTC1 SC27 및 SC37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이오인식기술 관련 표준화 과제 가운데 중복되는 내용들을 확인하고 그들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한다.

ISO/IEC JTC1 SC37 BioAPI Interworking Protocol(BIP) 소개

바이오인식기술(Biometrics)을 위한 또 다른 표준화 활동인 ISO/IEC JTC1 SC37은 바이오인식기술의 용어 정의(Harmonized Vocabulary)에서부터 프로그램 인터페이스(Technical Interfaces), 데이터포맷(Data Interchange Format), 응용 프로파일(Profiles for Applications), 성능평가(Testing and Reporting), 그리고 법 제도 및 사회적 측면(Cross-Jurisdictional and Societal Aspects)까지 바이오인식기술을 광범위하게 표준화 하고 있는 반면, ITU-T SG17/Q.8에서는 바이오인식기술의 활용을 유무선 통신망 환경으로 제한하고, 바이오인식 관련 데이터 및 정보, 그리고 응용시스템의 보호 및 보안을 위한 기술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SC37의 WG2에서 진행되고 있는 표준화 과제 가운데 24708(문서번호 N1485)은 BioAPI Interworking Protocol(BIP)로서, 유무선 통신 환경의 각 노드 및 프로세스 사이에 BioAPI 규격을 준수하는 biometric service providers(BSPs)의 바이오인식 관련 작업에 대한 요청이나 이벤트를 알려주는 메시지들(BIP 메시지)의 문법(syntax), 의미(semantics), 암호화(encoding)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표준은 BIP 메시지들의 생성, 처리, 송수신을 지원하는 BioAPI 프레임워크의 구조와 작업에 대한 확장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만족하는 프레임워크를 BIP-enabled framework라 하며, 비록 BIP-enabled framework가 아니라 하더라도 BIP 메시지를 생성하고, 처리하고, 송수신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Generic BIP entity라고 한다. 더불어, BIP 표준은 Generic BIP entity를 BIP endpoints로 하는 통신 환경에서 BIP 메시지의 송수신을 위한 공통 프로토콜을 규정한다.

이러한 BIP 표준의 주요 응용분야로서는, 출입국관리시스템, 전자주민증, 전자의료카드 등과 같은 대국민 정부의 서비스 사업에서 개인인증을 위하여 바이오인식기술을 활용할 때, 등록된 바이오인식 데이터들을 중앙 DB에 저장하고 원격 단말기에서 사용자 인증을 하는 시스템의 경우이다. 그러나 BIP 표준은 바이오인식 데이터 블록이나 바이오인식 정보 레코드, 바이오인식 알고리즘, 보안메카니즘에 대한 표준은 다루지 않는다.

Telebiometrics 환경에서 BIP 표준에 따라 응용시스템을 구분하면, 준용성과 역할에 따라 <표 1>과 같은 여섯 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표 1> BIP 준용 응용 시스템의 분류

여섯 가지 타입은 모두 BIP 메시지 인터페이스가 가능하지만, 이 가운데 dual-role은 master-role과 slave-role의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BIP-enabled framework는 BioAPI와 BioSPI의 API를 준용한다. 따라서, master-role-capable BIP-enabled framework는 BioAPI API를 준용하고 slave-role-capable BIP-enabled framework는 BioSPI API를 준용하는 것이 이 둘 사이의 큰 차이라 하겠다. <그림 1>은 BIP-enabled framework 형태의 원격 BIP endpoint로 구성된 응용 시스템에서 템플릿 저장이 획득 및 정합 기능과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BioAPI를 준용하는 Telebiometric 응용 시스템의 전형적인 구조라 할 수 있다.

<그림 1> BIP-enabled framework BIP 준용 응용시스템 모델의 예

ITU-T SG17/Q.8 Telebiometrics System Mechanism(TSM) 소개

ITU-T SG17/Q.8에서 진행되고 있는 X.tsm(에디터: Mr. Isobe, 일본 히타치)의 표준화 범위는 암호학 기술과 X.509 PKI 기술을 이용하여 클라이언트-서버-TTP(Trusted Third Party) 사이에 아홉 가지의 바이오인식 응용 모델을 분류하고, 바이오인식정보에 대한 통신 프로토콜을 제시한 것으로서, 각 모델의 위협 분석, Telebiometric System에서의 바이오정보 데이터 프로토콜 및 프로세스 처리과정, 클라이언트 단말기와 서버간의 통신정책을 규정하는 Handshaking 프로토콜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림 2>는 X.tsm에서 제시하는 바이오인식정보 통신 보안프로토콜 구조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표 2>는 제시하는 클라이언트-서버-TTP 사이의 아홉 가지 통신방식 모델을 나타내고 있다.

BIP는 바이오인식시스템이 BioAPI를 준용하든 혹은 준용하지 않든, 원거리 바이오인식서비스제공자(Biometric Service Proviser)에 대한 상호연동을 위한 통신 프로토콜을 제시하는 반면에, TSM은 TTP(Trusted Third Party)에서 제공된 PKI 인증서를 통하여 Telebiometric System에서 독자적인 바이오정보에 대한 안전한 통신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TSM은 SC37의 국제 표준 용어도 적용하고 있지 않음이 지적되었다.

<그림 2> Architecture Model for Telebiometric System Mechanism

<표 2> TSM의 Client-Server-TTP 간 통신 모델

이번 회의에서는 두개의 국제표준이 정보통신망에서의 바이오정보에 대한 인증 및 통신을 위한 보안 프로토콜을 제안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개념을 갖고 있으나, 특별히 TSM이 SC37의 용어, BioAPI 인터페이스, CBEFF 데이터교환포맷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이 지적되어 향후 이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보완이 요청되었다. 그 결과, ISO/IEC JTC1 SC37과 ITU-T SG17/Q.8의 미국․영국․한국․일본의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여 ITU-T SG17/Q.8의 X.bip라는 제목으로 신규 국제표준 프로젝트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가 되었으며, 이에 따라 9월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임시회의에서 두 개 표준의 공통사항을 모은 X.bip에 대한 초안검토를 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더불어, ISO/IEC JTC1 SC27의 SC27N4834(Identification Management)와 ISO/IEC 19792(Biometric Security Evaluation)에서 제시하는 Biometric Verification Process Model를 참조하고 ISO/IEC JTC1 SC27 및 SC37 전문가그룹에게 검토의견을 받도록 권고되었다.

올해에는 7월 런던에서 있을 SC37 WG 및 총회에서 바이오인식 관련의 국제표준이 다수 제정될 예정이며, 금번 ITU-T SG17/Q.8(Telebiometrics) 제주회의에서 국제표준화기구들 사이에 바이오인식기술의 표준화에 공동협력 활동이 활기를 띔에 따라, 앞으로 ITU-T SG17/Q.8에 한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청된다.